전례없는 위기 처한 中 공산당 ‘베이다이허 회의’ 안 여나 못 여나

류지윤
2020년 08월 6일 오후 5:19 업데이트: 2020년 08월 6일 오후 5:42

중국 공산당(중공) 전·현직 지도부는 매년 7월 말~8월 초 휴양지인 베이다이허에 모여 향후 정책 방향과 노선을 토의하는 비공식 모임을 가진다. 이른바 베이다이허 회의다.

올해는 상황이 좀 다르다. 이미 개막할 시기가 지났지만 정확히 개막했는지 여부를 가늠하기 어렵다.

중국 안팎 상황이 심각해 올해 회의 자체가 열리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베이다이허와 가까운 다롄시에서 코로나19(중공 바이러스 감염증)가 확산하고 있는 데다 남부지방은 홍수피해가 심각하고 민생경제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이 국제연대를 강화하며 ‘공산주의 제거’ 선언을 내놓고 경제, 외교,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예년보다 늦었을 뿐 개막 준비가 진행 중이라는 분석도 있다.

홍콩 인터넷 매체 홍콩01에 따르면 베이다이허 회의에 앞서 통상 세 가지 선행신호가 포착되는데, 일부는 완료됐고 나머지도 서서히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세 가지 선행신호는 허베이성 서기의 베이다이허 안전 점검, 각 부처 책임자급의 베이다이허 초청, 회의 1~2주 전 중공 고위층의 집단 은둔이다.

첫 번째는 예년에 비해 다소 일찍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왕둥펑 허베이 서기는 지난 6월 중순 베이다이허를 방문해 준비상황 및 안전 점검을 끝마쳤다.

중공 관영 CCTV는 왕 서기의 베이다이허 방문을 보도하며 “올해는 신종코로나 발생으로 조기 시찰이 필요했다”고 보도했다.

두 번째 역시 7월 말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산시성 서기와 성장, 산업정보화부 서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부서기 등이 이동했다.

마지막 ‘지도부 은둔’은 8월에야 시작된 모습이다. 시진핑 총서기 등 중공 지도부는 7월 말까지 공식행사를 소화하며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달 29일 시진핑은 중앙군사위원회 장성 진급식에 참석했고, 같은 날 리커창 총리는 국가 방재본부를 방문해 창장 유역의 홍수 피해 상황을 파악했다.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역시 상무위원 회의를 주재했다.

이틀 뒤인 지난달 3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베이더우(북두칠성)’ 위성항법 시스템 공식 개통식에는 시진핑 총서기와 리커창 총리 등이 모두 참석했다.

다만, 이달 1일부터 언론에서는 두 사람에 대한 보도를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베이다이허 회의 준비에 돌입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홍콩01은 “이로써 올해 베아디이허 회의가 서서히 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확실한 것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지 제보자들에 따르면 베이다이허 역에서는 지난 7월 말부터 승객들을 대상으로 체온 측정과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출입을 통제하는 등 보안조치가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