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최저임금 1만 원으로 올리면 일자리 16만여 개 감소”

이윤정
2022년 06월 27일 오전 11:41 업데이트: 2022년 06월 27일 오후 12:14

최저임금을 무리하게 올리면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내년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면 최대 16만5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경련은 6월 27일, 최남석 전북대 교수에게 의뢰해 진행한 ‘최저임금 상승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에 따른 시나리오별 일자리 감소 규모를 제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한국복지패널의 2017~2020년 가구원패널 자료를 바탕으로 최저임금의 고용탄력성을 추정해 최저임금 인상률에 따른 일자리 감소 효과를 예측했다. 고용탄력성은 일자리 변화율을 당해년도 최저임금 변화율로 나눈 값으로, 국내총생산(GDP)이 1% 증가할 때 고용이 얼마나 증가하는지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분석 결과 내년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인상하면 최대 16만5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만일 노동계에서 요구하는 대로 최저임금을 1만890원(18.9%)으로 인상할 경우에는 최대 34만 개가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지난 2019년 최저임금을 10.9% 인상하면서 총 27만7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종사자 5인 미만 사업체에서만 최대 10만9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해 영세 업체들의 타격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이러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최저임금이 1만 원으로 인상될 경우 종사자 5인 미만 영세사업체에서 최대 7만1000개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노동계 요구대로 1만890원으로 인상할 경우엔 최대 14만7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최저임금에 따른 일자리 감소 효과(단위 천명) | 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최남석 교수는 “분석 당시보다 물가상승과 경기 침체가 겹치는 ‘스테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상황”이라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이뤄지면 물가가 추가적으로 상승하는 악순환에 빠지고, 여력이 없는 자영업자와 영세 중소기업의 일자리가 예상보다 더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종 및 연령별로는 숙박·음식업과 청년층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서울과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대상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감소 효과를 추정했다.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오를 경우 서울은 최대 5만 개, 부·울·경은 최대 3만3000개의 일자리가 각각 감소하고 숙박·음식업에서만 최대 4만1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청년층은 최대 4만5000개, 정규직은 최대 2만8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전망이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정책본부장은 “원자재 공급난 상황에서 최저임금마저 인상되면 충격이 배가될 수밖에 없다”며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업종·지역별 차등 적용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