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청년층, 경제고통 가장 크게 체감”…취업난·고물가·빚 영향

이윤정
2022년 11월 14일 오후 6:08 업데이트: 2022년 11월 14일 오후 6:08

상반기 체감지수,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아
체감 물가 상승률 5.2%…코로나 이전의 10배
금리인상으로 청년 재무 건전성 불안

올 상반기, 청년 취업난과 물가 급등으로 전 연령대 중 청년층(15~29세)의 체감경제고통지수가 가장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는 11월 14일 “올해 상반기 기준 청년 체감경제고통지수는 25.1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며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23.4)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 다음으로 60대(16.1), 30대(14.4), 50대(13.3), 40대(12.5) 순이었다.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는 연령대별 체감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을 합한 수치로, 경제적 삶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 고안한 지수다.

전경련은 올해 들어 급격히 오른 물가가 청년 체감경제고통지수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올 상반기 청년층 체감 물가상승률은 5.2%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0.5%)의 10배 수준에 달했다.

청년층이 다른 연령대보다 물가 상승을 더 크게 체감한 원인으로는 이들의 소비지출 비중이 높은 음식·숙박(21.6%), 교통(12.0%), 식료품(8.5%) 분야 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전경련은 “취업 준비 중이거나 소득이 적은 사회초년생인 청년들이 생활비 상승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얼어붙은 취업시장도 청년층의 경제적 어려움을 더했다. 올해 상반기 청년 체감실업률은 19.9%로, 2019년(22.9%)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다른 연령대에 비해선 월등히 높았다.

청년 취업난의 주요 원인으로는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이 지목됐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 증가 속도가 대졸자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지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배출된 대졸자는 223만4000명인 데 비해 같은 기간 신규 고학력 일자리는 126만4000개로, 대졸자 규모의 약 57% 수준에 그쳤다.

갈수록 뚜렷해지는 기업들의 이공계 인재 선호 현상도 인문계열 졸업자들의 취업 문을 더 좁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기업들이 올해 하반기 채용하기로 계획한 인원 10명 중 7명(67.9%)은 ‘이공계열’ 졸업자가 차지했다.

전경련은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동반 상승하면서 청년들의 재무 건전성이 더 불안정해질 것으로 우려했다.

지난 4년간 29세 이하 청년층의 부채 증가율은 48.3%로, 전체 부채 증가율(24.0%)의 2배에 달했다. 같은 기간 청년층 원리금 상환액 증가율은 34.9%로, 전체 원리금 상환액 증가율(23.5%)의 1.5배 수준이었다. 청년층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2017년 24.2%에서 2020년 32.5%까지 증가했다가 지난해 29.2%로 줄었지만, 여전히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지속되는 청년 취업난에 급격한 물가 상승까지 더해져 청년층이 체감하는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규제 혁파,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으로 양질의 민간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질 수 있는 고용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