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수학 문제’ 물어보셨던 옆 테이블 아저씨, 정말 눈물 나게 감사합니다”

김연진
2020년 09월 29일 오후 4:27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41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 A씨에게 옆 테이블 아저씨가 말을 걸었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아저씨였는데, 뜬금없이 수학 문제를 물어보셨다.

그러더니 살갑게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심지어 ‘밥값’까지 대신 계산해줬다고.

A씨는 그 감사한 마음을 담아 지난 2017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의 사연을 써 내려갔다.

사연은 이랬다.

자신이 대학생이라고 밝힌 A씨는 중학생 동생과 동네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순두부찌개, 제육볶음. 소박한 메뉴였다.

맛있게 밥을 먹고 있었는데,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한 중년 남성이 말을 걸었다.

“너네 학생이지? 이거 문제 좀 풀어줘. 간단한 산수 문제인데 나는 못 풀겠어”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낯선 사람이 갑자기 말을 걸자 겁이 났던 A씨는 “괜찮아요…”라며 정중히 거절했다.

그런데도 중년 남성은 “한 번 풀어봐! 정답 맞히면 밥값 대신 내줄게”라며 계속해서 말을 걸었다.

A씨는 “어쩔 수 없이 수학 문제를 풀기로 했다. 그런데 결국 답은 틀리고 말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수학 문제는 ‘진짜’가 아니었다.

그때부터 중년 남성은 A씨와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중년 남성은 “딸이 둘 있어. 우리 큰딸은 대학생이고, 작은 딸은 고등학생이야”라며 살갑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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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더니 갑자기 “내가 밥값을 대신 낼게!”라며 식당 직원에게 돈을 건넸다.

A씨는 “아니에요. 괜찮아요”라며 사양했으나, 중년 남성은 결국 A씨가 먹은 순두부찌개와 제육볶음을 계산하고 말았다.

중년 남성과 한 테이블에 있던 다른 남성들도 “괜찮아~ 그냥 먹어~”라고 말하며 따뜻하게 웃었다고.

A씨는 “저랑 동생이 진짜 밥을 공짜로 얻어먹었다. 감사하지만, 너무너무 죄송했다. 그 돈이 땅 파서 나오는 돈도 아니고 정말 거금인데…”라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이어 “정말 밥 사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덕분에 정말 맛있게, 배부르게 먹었다. 아저씨 정말 감사하다. 아마 자기 딸 같아서 밥값을 대신 내주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도 크게 감동했다. 한 누리꾼은 “아저씨가 수학 문제를 물어본 건 그냥 핑곗거리 만드신 것 같다. 따님 생각이 나서 밥을 사주고 싶은데, 불쑥 말을 걸기가 민망해서 그러신 듯”이라고 의견을 더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이어 “그저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호의에 감사할 줄 아는 A씨의 마음도 너무 예쁘다”고 전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자신이 겪은 경험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낯선 이에게 받은 호의로 크게 감동했다는 일화였다.

“군대에서 첫 휴가 나왔을 때, 어머니가 아프셨다. 집으로 가는 기차에서 한 아주머니랑 대화를 하게 됐는데, 아주머니도 나를 보고 아들 같다면서 음식도 주고 잘 챙겨주셨다. 게다가 아픈 어머니께 빨리 가라며 택시비 2만원도 주셨다. 지금도 가끔 생각이 난다. 정말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