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적힌 수험표 가슴에” 부산교대 면접서 신분 노출 물의

연합뉴스
2020년 02월 9일 오후 2:57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18

응시 학생들 “부끄러운 건 아닌데 신경 쓰여…시정했으면”
학교 측 “신분 차별 의도 없었다. 개선 검토하겠다”

부산교육대 | 연합뉴스

부산교육대학교가 2020학년도 정시모집 면접에서 저소득층 자녀 신분이 노출되도록 해 응시생들을 배려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7일 부산교대 정시모집에 응시했던 수험생들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치러진 면접일에 대학 측은 전형별로 응시생들을 따로 모으고 수험표를 왼쪽 가슴에 부착하도록 했다.

수험표에는 전형 구분이 적혀 있다.

저소득층 자녀 응시생들은 ‘저소득층 학생 전형’이 표기된 수험표를 부착했다.

당시 면접 대기 시간은 모든 전형 응시생들이 다 모인 강당에서 1시간 넘게 걸렸다.

학교 측은 강당을 8개 구역으로 나눠 8번째 구역 중 맨 앞줄에 저소득층 전형 학생이 앉게 하고 바로 뒷줄부터 다른 전형 학생들을 앉혔다.

저소득층 전형 응시생들은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일반 전형 등으로 응시한 학생들에게 자신들이 저소득층 자녀라는 게 알려질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장시간 대기 뒤 본인확인 절차를 거쳐 다시 받은 가수험표도 ‘저-000’로 시작해 누가 봐도 저소득층 전형 응시자라는 걸 알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부산교대 정시모집 수험표
[제보자 제공] | 연합뉴스
당시 저소득층학생 전형에 응시했던 A 씨는 “부끄러운 것은 아닌데 주변 시선에 신경이 쓰여 면접을 제대로 못 봤다”며 “학교 측이 응시생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부터 이 같은 방식으로 면접을 해왔는지는 모르지만 다음부터는 시정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응시생 학부모는 “예민한 나이의 아이들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것 같다”며 “교사를 양성하는 대학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고 저소득층을 차별 대우하는 것 같아 매우 속상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부산교대 입학처 관계자는 “신분을 차별하거나 곤란하게 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 다른 대학도 이같은 유사한 방식으로 면접을 하고 있다”며 “차후에 기술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지 적극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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