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중국 이민자들, 민주당 사회주의 성향 반대하는 이유

린옌(林燕)
2019년 03월 31일 오전 12:50 업데이트: 2019년 11월 3일 오후 8:44

‘사회주의’를 끌어안는 일부 미국 민주당 인사들의 정책 이념은 이미 재미 중국 이민자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사회주의’에 반대하기 시작했다. 또 “나는 미국이 여전히 미국이기를 원한다. 미국이 또 다른 소련이나 쿠바 혹은 중국으로 변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중국 이민자들도 있다.

중국 이민자의 수가 증가하면서 중국계 미국인들의 정치적 참여가 점점 더 활발해지고 있다. 또한 중국 공산당의 사회주의를 경험한 대륙인들에게 미국의 변종 사회주의에 반대하는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다.

미 정치 전문매체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지난 19일 발표한 ‘빌어먹을 사회주의, 왜 자꾸 날 따라다니는가?’라는 제하의 글에서 “중국계 미국인들은 좌경화한 민주당 배후의 공산주의 유령을 보았다”고 했다. 이 글은 미국 정치에 대한 세 명의 남부 캘리포니아주 중국 이민자들의 최근 견해를 소개했다.

화인 엄마 “말기 낙태 정책은 어디에서 왔는가?”

첫 번째 응답자는 두 자녀를 둔 평범한 중국인 엄마였다.

2009년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저우사자(周沙嘉)씨는 정치를 회피하려 애썼다. 중국에서 지고무상한 권력을 휘두르는 공산당 치하에서 살았던 중국 이민자는 정치 참여에 잠재적인 혐오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미국 좌파가 포용하는 정책들은 그녀에게 중국 공산당의 정책을 떠올리게 함으로써 정치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 중 한 가지는 임신 말기 낙태를 지지하는 정책이다.

저우 씨가 중국에서 살 때는, 많은 젊은 중국인처럼, 낙태가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가 미국으로 이주한 뒤 결혼하고 두 아이를 키우자 그녀의 생각은 바뀌었다.

“내가 엄마가 된 후 생명에 대한 이해가 근본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제 나는 완전한 엄마예요.”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의 한 식당에서 그녀가 한 말이다.

저우씨는 말기 낙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버지니아 법안에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또 랄프 노섬 민주당 주지사가 이 법안에 서명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영아를 죽이는 행위를 승인할 수 있음을 암시하는 말을 해 저우씨를 힘들게 했다.

저우씨는 “내가 그 소식을 접했을 때 (글을) 차마 클릭할 수 없었어요. 정말 괴롭고 가슴에 뭔가 강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나는 ‘제가 입양하게 해 주세요. 죽이지 마세요’라고 했어요”라고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저우씨는 이 법안은 자신이 중국에서 살 때의 정책과 비슷하다면서, 그녀의 어머니는 중국 정부가 ‘한 자녀 정책’을 시작할 때 임신했다고 했다.

한 자녀 정책은 둘째 아이를 갖는 것을 금지한다. 따라서 둘째 아이를 가진 여성들은 종종 불임 수술을 받아야 했다. 때로는 자궁 속의 아이를 강제로 죽이기도 했다. 저우씨는 두 번째 아이였지만, 한 자녀 정책이 그녀의 도시에서 아직 실시되기 전이라 다행스럽게도 화를 면할 수 있었다.

저우씨는 “사람들은 이 정책들이 어디서 왔는지 근원을 알아야 합니다”라며 “이것이 바로 내가 화를 내는 이유입니다. 이 빌어먹을 사회주의는 왜 자꾸 따라올까요”라고 반문했다.

좌파의 정책은 문화대혁명과 유사

2008년과 2012년에 많은 중국계 유권자가 오바마에게 투표했다. 오바마의 민주당이 이민에 더 우호적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중국계 이민자 조지 리씨는 “우리가 도착한 첫날, 언론과 좌파는 소수민족은 민주당을 지지해야 하고 보수파와 일치된 이념을 유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했다.

그러나 많은 중국계 이민자는 최근 사회주의를 끌어안는 민주당의 정책 움직임을 배격한다. 리씨는 “사회주의는 (중국계 미국인에게) 큰 관심사이자 내가 (민주당이 그렇게 하는 것을) 막아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1980년대 후반에 대학생이었던 리씨는 중국의 민주화를 위해 활약했던 인물로, 천안문 광장의 항의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을 알고 있다.

리씨는 미국으로 이주한 후 컴퓨터정보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가정을 꾸렸다. 그 후 리씨는 ‘오렌지클럽’을 통해 현지 정치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오렌지클럽은 2014년 남캘리포니아 오렌지 카운티에서 설립된 중국계 미국인 민간기구로, 최초의 목적은 상원의 입법 수정안(SCA-5)을 폐지하는 것이었다. 이 클럽은 SCA-5가 우수한 학생들의 캘리포니아 최고 주립대학 입학 기회를 해친다고 주장한다.

오렌지클럽은 캘리포니아의 정치활동에 더 많이 참여하고, 중국인 유권자들을 대표해 더 많은 목소리를 낸다.

리씨는 공화당이 천성적으로 중국계 미국인에게 적합하고 이념이 중국의 전통문화와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그는 중국의 전통문화는 보수적이라며 근면과 자립을 강조하고 교육과 가정의 가치관을 중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 공산당과 똑같은 것을 미국 정치에서 보았다고 했다. 그는 “내가 이 나라(미국)에서 본 것들 중 많은 것이 중국공산당의 문화대혁명 때 본 것과 비슷하다”며 좌파의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미련이 사람들을 열광하게 하고 사람들의 입을 다물게 한다고 지적했다.

리씨는 “이러한 협박은 표현의 자유에 매우 나쁘다”며 “정치적 올바름은 마르크스주의 문화의 한 형태”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나는 미국이 단지 미국이기를 바란다. 미국이 소련이나 쿠바나 중국으로 변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미국은 사회주의 국가로 변하면 안 돼

세 번째 응답자인 벤저민 위씨는 민주당이 사회주의로 가고 있다는 것을 더 일찍 눈치챈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1990년대 말 어머니와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위씨는 미국이 911 테러 습격을 당한 뒤 ‘애국주의’ 열정이 샘솟아 육군에 입대했다. 당시 그는 미국 영주권자였다.

위씨는 “만약 그러한 사건이 당신과 가까운 곳에서 일어났다면 당신이 합법적인 신분을 가진 미국인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당신은 그것이 당신 나라의 일이라고 생각할 것이고, 자신이 커뮤니티의 일부라고 느낄 것이다”라고 했다.

위씨는 오바마 대통령 지도하의 신생 사회주의를 목격했다. 두 번 연속으로 오바마에게 투표한 이 중국인 유권자는 2016년 트럼프 지지로 돌아섰다. 그는 점점 더 많은 중국인이 공화당에 투표할 것이지만, 단지 따돌림당할까 봐 두려워 말하기를 꺼릴 뿐이라고 믿고 있다.

인터뷰에 응한 세 명의 중국인들은 공화당이 중국계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을 것으로 믿고 있다. 그들은 공화당은 사회주의를 단호히 반대하고 민주당은 사회주의를 껴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화당의 반공산주의 정책은 쿠바, 베트남, 동유럽 그리고 기타 공산주의 국가에서 냉전 시기에 탈출한 수많은 이민자를 끌어들였다.

민주당이 이른바 ‘전국민건강보험’ ‘무상 대학교육’ ‘70%의 부자세’ ‘그린뉴딜’ ‘말기 낙태’ 등의 정책을 끌어안은 반면, 공화당은 2020년 대선 공약을 ‘사회주의에 대한 국민투표’로 정했다.

2월 국정연설을 비롯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중 상당수가 ‘사회주의의 위험’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회와 미국 국민들에게 “오늘 밤, 우리는 미국이 영원히 사회주의 국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다시 다짐한다”고 했다.

공화당의 슈퍼팩인 ‘의회 리더십 펀드’의 내부 비망록에 따르면, 그들은 2020년 대통령 선거를 ‘사회주의 대(對) 경제적 기회’ 구도로 설정해 지역구에서 이겨 하원을 되찾을 계획이다.

중국의 이민자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1980년에는 50만 명도 안 됐지만, 지금은 300만 명을 넘어섰다.

앞에서 언급한 첫 번째 응답자인 저우 씨의 경우, 2018년에 오렌지클럽에 가입해 회의 참석, 온라인 탄원서 서명, 공개적인 항의 행사 참석 등의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이런 것들은 모두 그녀가 중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이 같은 중국인의 정치 참여 사례는 미국의 2020년 대선 기간에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뉴욕 화인들,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지지

지난해 중간선거에서도 비슷한 배경의 중국계 1세대 지식인들과 중산층이 뉴욕 공화당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그들의 정치 참여 열기는 전례 없이 뜨거웠다.

화인 단체들은 교육과 이민법례 등을 비롯한 몇 가지 의제에 특히 관심을 갖고 있다. 많은 후보자의 선거운동을 돕는 중국인 자원봉사자들은 공화당의 정책이 중국인의 이익에 더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근본적인 차이를 표로 정리했다. 그들은 공화당의 경제철학을 작은 정부, 낮은 세금이며, 신념, 신앙이 있고, 가정을 강조하며, 스스로의 힘으로 생활하고, 비교적 보수적이라고 보고 깊이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