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을 받은 ‘초등학교 6학년’ 아이가 제일 처음 한 일

이서현
2019년 10월 22일 오후 7:21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6:02

지난해 12월 충북 충주시 연수동행정복지센터에 큼지막한 종이박스 7개가 배달됐다.

사전에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산더미처럼 쌓인 상자를 본 직원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SBS 뉴스

상자를 뜯어보니 솜을 촘촘히 넣어 만든 차렵이불이 20채나 들어있었다. 누가 무슨 연유로 보냈는지 알 길이 없었다.

SBS 뉴스

직원들은 상자를 살피다 전화번호 하나를 확인했다. 그곳으로 전화를 걸어 택배에 대해 문의했다.

전화를 받은 이는 “보내는 사람 연락처를 적어야 택배가 가능하다고 해서 할 수 없이 적었다”라며 “우리 아이가 편지와 함께 보냈는데 상자가 먼저 도착한 것 같다. 더 이상은 묻지 말아달라”고 끊었다.

SBS 뉴스

직원들은 할 수 없이 기다렸다. 3일 후, 정성스럽게 꾹꾹 눌러쓴 손편지가 도착했다.

할머니, 할아버지께로 시작하는 아이의 편지를 읽던 직원들은 울컥했다.

SBS 뉴스

자신을 졸업을 앞둔 초등학생이라고 밝힌 아이는 “좋은 일이 생겨서 할머니, 할아버님께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편지를 씁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저희 동네에 어르신들이 많이 산다고 들었습니다. 올겨울 따뜻하게 지내시면 좋을 것 같아 이불을 샀습니다”라고 이불을 보내는 이유를 설명했다.

SBS 뉴스

아이는 “항상 학교 앞도 지켜주시고 우리 마을도 든든히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아프지 마시고 항상 건강하세요”라고 인사를 전했다.

배달된 이불 20채는 아이의 바람에 따라 지역 저소득계층 가정에 잘 전달됐다.

당시 방송을 통해 알려졌던 이 사연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재조명되며 화제를 모았다.

누리꾼들은 “부모님이 정말 훌륭하신 분인 듯” “마음이 정말 예쁜 친구다” “크게 될 아이”라며 기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