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휠체어가 횡단보도에서 갑자기 멈췄을 때, 시민들은 이렇게 반응했다

황효정
2020년 07월 15일 오후 5:02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2:28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무심하게 길을 지나던 사람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한 곳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선행을 위해서다.

지난달 30일 실험 카메라 콘텐츠 채널 유튜브 ‘프랭키 프렌즈’에는 지체장애인과 함께 촬영한 사회 실험 영상이 올라왔다.

이날 영상의 주제는 지체장애인의 전동휠체어가 횡단보도에서 갑자기 멈출 때 시민들의 반응을 살펴보는 내용이었다.

영상은 전동휠체어를 탄 지체장애인 학생이 횡단보도를 건너는 장면으로 시작했다.

휠체어는 갑자기 멈췄고, 학생은 “어떡하지”라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유튜브 ‘Pranky Friends프랭키 프렌즈’
유튜브 ‘Pranky Friends프랭키 프렌즈’

무심하게 길을 건너던 시민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당황한 학생을 위해 같은 마음들이 모인 것.

무게도 상당한 데다 조작하는 게 익숙하지 않은 전동휠체어. 자신들의 시간을 계속 뺏기는 상황이었음에도, 시민들은 다들 힘을 합쳐 휠체어를 옮겼다.

이들은 함께 고개를 갸웃거리며 휠체어를 고치려고 애썼다.

학생이 “바쁘신데 어떡하냐”며 죄송스러워하자, 시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괜찮다”, “아니다, 어차피 할 게 없어서”라고 답했다.

시민들은 누구도 불편한 내색 없이 오히려 불편해할 학생을 걱정했다. 몇몇 시민은 직접 학생을 품에 안아서 들어다 주기도 했다.

유튜브 ‘Pranky Friends프랭키 프렌즈’
유튜브 ‘Pranky Friends프랭키 프렌즈’

또 학생의 행선지를 묻고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시민도 있었다.

“바쁘신데 죄송해요”

“괜찮아요. 시간 좀 여유 있으니까”

여유가 있던 게 아니라, 여유를 만드는 모습이었다.

실험 카메라가 종료되고 제작진은 시민들에게 “왜 도와주셨냐”고 물었다.

유튜브 ‘Pranky Friends프랭키 프렌즈’
유튜브 ‘Pranky Friends프랭키 프렌즈’

“혼자만 사는 세상이 아니니까”

“옆에 어려운 사람 있으면, 서로 돕고 사는 게 뭐 당연한 일 아니겠어요? 뭐 무슨 얘기를 하겠어요. 당연한 일 하는 거고”

촬영에 함께했던 지체장애인 학생은 이후 댓글을 통해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보이지 않는 빛을 보일 수 있게 만들어주는 빛들이 많이 있구나, 라고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모든 시민분들, 그리고 영상 시청해주신 모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