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이 걱정할까 봐 요양원 창문으로 “괜찮다”며 손 흔드는 할머니들

김연진
2020년 04월 28일 오후 2:35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3:3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의 문이 굳게 닫혔다.

혹시 모를 감염 위험성을 차단하기 위해 면회가 일절 금지된 것이다.

연로한 부모님을 요양시설에 모신 자식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보고 싶은 마음과 걱정되는 마음에 밤잠을 설치지만, 코로나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그 마음은 부모님도 마찬가지일 터. 요양병원에서 꼼짝하지 못하는 노인들은 자식들을 보고 싶은 마음도 꾹 참고 하염없이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길 기다리고 있다.

혹여나 자식들이 걱정할까 봐, 힘든 기색은 전혀 드러내지 않은 채 말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지난달 뉴스1이 공개한 사진에 그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공개된 사진은 대구 서구의 한사랑요양병원에서 포착된 것으로, 입원 환자로 추정되는 노인들이 창문 너머로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마치 자식들에게 “나는 잘 지낸다. 괜찮다”라고 말하는 듯이, 노인들은 카메라를 향해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이날 뉴스1은 해당 사진과 함께 연로한 부모를 걱정하는 자녀들의 애타는 심정을 전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90세 노모를 요양병원에 모시고 있는 울산 남구의 김모(60)씨는 “원래 1주일에 한 번씩은 뵀는데, 요즘은 어쩔 수 없이 요양보호사나 간호사들을 믿으면서 전화로 안부를 묻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경기 화성에 거주하는 이모(54)씨도 “어머니가 ‘밖에 나가고 싶다’, ‘보고 싶다’고 말씀하시면 애가 탄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상황이 끝나면 더 많이, 더 자주 면회를 가야겠다는 생각만 든다. 과일이나 간식을 가져다드리는 걸 좋아하셨는데…”라며 “연로한 부모님에게 별일 없이 무사히 넘어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