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단체로 위장하고 기부 요구” 미, 테러단체 자금조달 사이버 계정 대거 압류

윤건우
2020년 08월 15일 오후 3:03 업데이트: 2020년 08월 15일 오후 3:03

미국 정부가 테러단체에 자금을 조달하는 사이버 계정을 대거 압류했다.

미 사법부와 국세청 등 연방 법 집행기관은 지난 13일(현지 시각) 테러조직 3곳의 기금 모금 운동 해체를 발표했다.

관련 테러조직은 알카삼 여단(하마스의 준군사조직), 알카에다, IS 테러 단체 등이다. 3개 단체 모두 소셜미디어와 암호 화폐를 이용해 운영비를 모금하고 있었다고 미 사법부는 설명했다.

사법부는 4개 웹사이트와 4개 페이스북 페이지를 삭제하고 200만 달러(약 23억 7500만원)와 300개 이상의 암호 화폐 지갑을 압수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압수는 테러 관련 디지털 통화 자금 압수 중 최대다.

국세청(IRS) 돈 포트 범죄수사과장은 13일 화상 회의에서 “이들 단체는 사람을 속여 자선단체에 기부하게 하고 테러활동 지원하라고 돈을 공공연히 요구할 뿐 아니라 코로나19와 관련된 거짓 의료품을 판매하는 등 광범위한 범죄 행동을 다뤘다고 밝혔다.

사법부는 이번 조사에 특수 요원이 조직과 연결해 소통하는 비밀 작전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알카삼 여단

사법부에 따르면 2019년 초 알카삼 여단은 기금 모금 활동을 웹사이트 페이지로 옮기기 전 소셜 미디어 페이지에서 비트코인 기부를 요청했다.

DOJ는 성명에서 “알카삼 여단이 비트코인 기부가 추적할 수 없고 폭력적인 대의를 위해 사용될 것이라고 자랑했다”고 밝혔다.

이들 웹사이트는 익명으로 자금을 기부하는 방법에 대한 동영상 안내를 제공했으며, 부분적으로 개인 기부자에 생성된 고유 비트코인 주소를 사용하기도 했다.

사법부는 알카삼 여단 웹사이트의 인프라를 압수한 후 알카삼.net을 비밀리에 운영했다고 밝혔다. 작전 과정 중 들어온 기부금은 미국이 통제하는 비트코인 지갑으로 전환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적어도 한 명의 미국인이 알카삼에 기부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 두 명의 터키인이 돈세탁 혐의로 기소됐다.

ISIS

IS 조직원 뮈라 차캬쉬(Murat Cakar)는 N95 마스크와 병원, 요양원, 소방서에서 쓰는 기타 의료 장비를 구매하려는 시민 등을 상대로 가짜 제품을 팔기 위한 웹사이트와 페이스북 페이지 4개를 개설한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웹사이트인 FaceMaskCenter.com은 터키에 IP주소를 두고 있었으며, 적발된 이후 미국 정부에 의해 압수됐다.

알카에다

사법부에 따르면, 시리아에 기반을 둔 알카에다와 테러 단체들이 텔레그램을 통해 돈세탁 네트워크를 운영했으며, 기타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이용해 암호화폐 기부를 요청했다.

또한 이들은 종종 자선단체로 위장하고 실은 테러 공격을 위한 자금을 공공연히 요청하고 있었다.

국토안보국 수사요원들은 테러 자금 지원을 위해 비트코인 기부를 요청했던 리마인더라는 자선단체 소속 관리자와 연락을 주고받았다.

미 정부 관계자는 위 세 가지 사건 모두 수사 중이며, 수백만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지갑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동결했다. 몰수된 자금은 향후 테러 피해자 지원 자금으로 쓰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