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에어팟 한쪽 찾아준 버스기사에게 여학생이 건넨 ‘손편지’

황효정
2019년 11월 24일 오후 12:18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47

에어팟 한 짝을 두고 버스 기사와 여학생이 훈훈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지난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신랑이 선물을 받아왔어요’라는 제목으로 사연이 하나 전해졌다.

직접 겪은 사연을 전한 익명의 누리꾼 A씨는 “신랑이 버스운전 기사다”라며 소개하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지난주에 있었던 일이다. 여느 날처럼 A씨의 남편은 버스 운전을 하고 있었다.

지나가던 정류장에서 한 여학생이 버스에 탔다. 매일은 아니지만 가끔 해당 버스에 타는 학생이었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기사 아저씨, 제가 에어팟 한쪽을 잃어버렸는데 혹시 보신 거 있으세요?”

A씨의 남편은 버스를 세우고 트렁크를 열어봐 주는 등 학생과 같이 에어팟을 찾았다. 하지만 버스 안에서는 에어팟이 발견되지 않았다.

학생 입장에서는 제법 비싼 가격인 에어팟을 잃어버렸다. 학생은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도 그 와중에 A씨의 남편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 버스에서 내렸다.

서럽게 우는 학생의 모습에 계속 마음이 쓰였던 A씨의 남편. 버스 운전을 마치고 종점에 도착해서 남편은 따로 버스 안을 여기저기 살폈다.

다행히 에어팟이 나왔다! 구석 틈새에 껴 있던 걸 꺼내놓은 A씨의 남편은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 ‘허 참, 이걸 어떻게 전해줘야 하나…’

온라인 커뮤니티

며칠이 지났다. 그 학생이 A씨 남편이 모는 버스에 마침 딱 탑승했다. 슬쩍 스쳐 지나간 얼굴에 긴가민가했던 A씨 남편은 학생이 입고 있던 패딩을 알아봤다.

때마침 신호에 걸려서 버스를 세워둔 A씨 남편은 학생에게 다가가 간직하고 있던 에어팟을 돌려주었다.

학생은 너무나도 좋아하며 연신 꾸벅꾸벅 인사를 했다. A씨의 남편도 마음속으로 뿌듯해하며 그렇게 이야기는 단순하게 끝나는 듯했다.

이틀이 지났다. 정류장에 서서 A씨 남편이 운전하는 버스를 기다린 학생이 A씨 남편이 모는 버스에 탔다. 그리고 정성껏 마련한 작은 선물 꾸러미를 건넸다.

분홍색 쇼핑백에는 갖가지 간식과 비타민 음료가 들어 있었다. 이와 함께 반듯하고 동글동글한 글씨로 쓰인 손편지도 동봉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기사님 덕분에 찾아서 정말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번거로움을 감추시고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세상에는 꽁짜가 없음을 알기에 부담 없이 받아주시면 좋겠습니다.

기사님 덕분에 웃으며 하루 보낼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학생 올림-”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을 텐데, 끝까지 찾아준 버스 기사와 또 감사함을 진심으로 표현할 줄 아는 어린 학생의 됨됨이에 누리꾼들의 훈훈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