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빼앗았던 ‘제주흑우’ 본래 이름, 82년 만에 완벽하게 되찾았다

이현주
2020년 11월 2일 오후 12:09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13

일제강점기 때 일제의 수탈과 한국 민족 말살 정책으로 빼앗겼던 ‘제주흑우’.

아픈역사를 가진 ‘제주흑우’가 82년 만에 지위를 회복했다.

사진=축산물품질평가원

제주흑우는 고려·조선시대 정규 진상품으로 나라의 주요 제사 때 제향품으로 쓰이며 귀한 대접을 받았다.

그런데 1938년 일본이 다음과 같이 한우표준법의 털색 통일 심사 규정을 제정하면서 고유한 지위를 상실하고 한우에서 제외됐다.

“일본 소는 흑색, 한국 소는 적갈색(황색)을 표준으로 한다.”

연합뉴스

1980년에는 육량 위주 소 산업 정책으로 몸집이 작고 육량이 적은 제주흑우는 아예 도태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육량 등급은 등지방 두께, 등심단면적의 크기, 도체중량에 의해 정해진다.

그러다 2004년 국제식량농업기구(FAO) 한우 품종 계통으로 공식 등록돼 겨우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

2013년에는 천연기념물 제546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사진=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하지만 최근까지도 여전히 유통·소비 단계에서 일반 한우와 구분돼 별도 표기가 이뤄지지 않고 ‘한우’ 또는 ‘육우’로 표기됐다.

80여 년의 설움 끝에 제주 흑우는 마침내 이름을 되찾았다.

지난 28일 박세필 제주대 제주흑우연구센터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흑우 유전자, 육질 분석을 하고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소비·유통 단계에서 흑우 품종 표기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하는 박세필 교수/연합뉴스

현재 축산물 품질평가원이 지난 9월부터 ‘소도체 동급판정결과’에 ‘제주흑우’를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생산자와 유통업자들도 전산화된 거래증명종합포털을 통해 제주흑우 정보를 조회할 수 있게 됐다.

박 교수는 “제주흑우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높아져 소비가 촉진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