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시가키 섬에 미사일 배치…중국이 두려워 하는 이유

2021년 08월 22일 오후 3:00 업데이트: 2021년 08월 23일 오전 8:40

일본 정부가 중국 공산당과 영유권 분쟁 중인 센카구 열도 인근에 미사일 부대 추가 배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 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2022년 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 내에 오키나와 제도의 이시가키지마(石垣島·이하 이시가키 섬)에 미사일 부대를 배치하기로 했다.

이시가키섬은 대만에서 200km 거리로 가깝다. 일본은 이곳에 지대함 미사일과 지대공 미사일, 경비 부대를 배치할 예정이다.

중국의 대미 방어선에 미사일 배치하는 일본

이시가키섬은 일본이 오키나와 제도에 네 번째로 미사일을 배치하는 네 섬이다. 일본은 앞서 오키나와 본섬 외에 미야코섬(宮古島), 아마미오섬(奄美大島)에 미사일 부대를 배치했거나 계획 중이다.

일본 방위성은 2023년 말까지 요나구니섬에 전자전 부대를 배치하기로 계획하고 있다. 요나구니섬은 대만에서 100km 떨어져 있으며, 향후 미사일 기지를 배치할 수도 있다.

일본이 미사일을 배치한 미야코 제도의 섬 | 구글맵

이로써 일본은 오키나와에서 대만 100km 지점까지 함선과 전투기를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 부대 배치를 완료하게 된다. 각 부대를 연결하면 중국 공산당이 설정한 대미 방어선인 제1 열도선의 오키나와-대만 구간과 완전히 겹쳐진다.

중국 입장에서는 제1 열도선에 아무것도 배치하지 못하지만, 일본은 총 4개의 섬에 미사일 부대를 배치하고 전자전 부대까지 배치해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일본 방위성의 계획이 중국 공산당의 심기를 어느 정도로 건드렸는지는 ‘중국 공산당의 입’으로 불리는 관영매체 환구시보 편집장 후시진의 반응에서 잘 드러난다.

후시진은 “일본은 대만 인근 섬에서 대만 정세를 위협하는 군사 시설을 건설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을 도와 폭약을 매고 중국의 보루를 폭파하는 것과 같다”고 비난했다.

이어 “일본 해상 자위대가 도박을 감행한다면, 중국 인민해방군은 이런 자위대를 소멸하고 일본 본토의 군사기지를 타격하여 중국 국민이 갑오해전 이래 참아 왔던 모욕을 되갚을 것이다”라고 위협했다.

중국 정부와 공산당이 위협적 발언을 꺼낼 때는 그만큼 정곡을 찔렸기 때문이라는 것은 중국 문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거의 정설로 굳어진 이론이다.

후시진의 발언이 과격할수록 이는 중국 공산당이 두려워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본 정부의 이시가키 섬 미사일 배치에는 어떤 의미가 담겼기에 공산당은 민감한 반응을 보였을까.

미사일 배치, 핵심은 중국 해군 전력 견제

이시가키 섬은 군사적 요충지다. 북쪽으로는 미야코 해협을 통제할 수 있으며, 남쪽으로는 대만과 연결됐다.

중국 핵잠수함이 태평양으로 진입하는 가장 가까운 항로는 미야코 해협을 통과하는 항로다. 일본은 이곳을 틀어막음으로써 중국 핵잠수함의 활동에 손쉽게 상당한 제약을 가할 수 있다.

일본은 이곳에 미사일 부대와 경호 부대 외에 향후 전자전 부대 배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명백히 중국을 겨냥한 움직임이다.

중국은 이 해협을 대미 방어선인 제1열도선으로 설정했지만, 정작 이 지역의 통제권은 일본이 쥐고 있다. 함선과 잠수함을 감시하고 필요시 공격하기도 수월하다. 일본의 미사일 배치에 후시진이 분노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 일본 해상자위대는 ‘미국 제7함대 대잠 대대’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그만큼 강력한 대잠 능력을 보유했으며 미국과 긴밀한 공조로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다.

냉전 시기, 일본 해상자위대는 소련 잠수함을 추적했으며, 이제는 중국 잠수함 추적으로 임무를 전환했다. 미야코 섬에서는 대만을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도 있다.

일본 지대함 미사일과 대만 해협 전세

미야코 섬에 배치될 지대함·지대공 미사일은 대만 전체 나아가 중국-대만 간 해협(대만 해협)까지 사정거리에 둘 수 있다. 이는 중국 공산당이 대만을 침공하려면 고려해야할 또 하나의 중대한 변수가 된다.

일본은 지난 수년간 원거리 지대함 미사일과 장거리 공대지 순항미사일 개발에 전력을 기울여왔다.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미사일에 미쳤다’는 표현까지 사용한다. 이번에 이사가키 섬에 배치하는 미사일은 12식 지대함 유도탄으로 추정된다.

12식 지대함 유도탄은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이 2012년에 개발한 차량 탑재형 지대함 미사일로 88식 지대함 미사일의 후계형이며, 차량당 6발 탑재할 수 있다. 미사일은 길이 5m, 직경 0.35m이며 중량은 약 700kg이다.

최대 비행속도는 마하 0.9로 아음속 지대함 미사일이다. 12식 지대함 유도탄의 최대 단점은 사정거리가 짧다는 것인데, 사정거리가 200km밖에 안 된다. 이는 미사일이라는 명칭이 무색할 정도다. 사실상 지대함 포탄 수준이다. 미국 줌왈트급 구축함의 첨단 함포의 사정거리도 185km에 달한다.

일본의 미사일 사거리가 짧은 것은 평화헌법 때문이다. 일본은 오랫동안 공격적인 무기를 개발하지 않았으며, 장거리 순항 미사일도 보유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최근 대만 해협의 정세가 긴장됨에 따라 미국이 일본의 미사일 개발 규제를 풀어준 것. 12식 지대함 유도탄의 사거리도 400km까지 2배로 늘어났다.

따라서 일본이 12식 지대함 유도탄을 이시가키 섬에 배치한 상황에서, 대만 해협에 전쟁이 발생하고 미국과 일본이 개입을 결정한다면, 이는 일본이 이시가키 섬에 배치한 12식 지대함 유도탄으로 대만 해협을 지나는 중국군 상륙함을 정밀타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12식 지대함 유도탄은 복합유도방식을 채택했다. 비행 초반과 중반에 관성항법장치와 위성항법장치(GPS)를 조합해 목표물까지 유도한다.

여기에 강력한 지형 대조 능력을 보유해 정확도를 높였기 때문에, 순항 미사일 능력도 갖추고 있다.

현재 순항 미사일은 일정한 고도와 속도를 순항해 목표에 도달하는 미사일을 가리키는데, 지대함 미사일과의 결정적 차이는 지형 대조 능력의 보유 여부다. 지대함은 해상을 비행하지만, 순항 미사일은 지상 위를 순항하기 위해 지형에 따라 각종 장애물을 분석하고 피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12식 지대함 유도탄은 적의 함선과 잠수함뿐만 아니라 육상의 전략적 목표물을 타격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필요 시 해협을 지나는 함선뿐만 아니라 상륙한 군대와 연해의 군사 거점까지 공격할 수도 있다. 즉 대만 해협 방어에 최적화된 셈이다.

이밖에도 일본은 ▲ASM-3A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 구매 ▲12식 지대함 유도탄 사거리 향상 ▲사정거리가 2000km의 스텔스 지대함 미사일 개발 방안을 검토하는 등 미사일 전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스텔스 아음속·초음속 미사일 개발

과거 일본 지대함 미사일은 모두 아음속으로 함선의 방어시스템을 돌파할 능력이 부족했다.

이에 일본은 2010년부터 프로젝트명 ‘XASM-3’인 공대함 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돌입했다. 고체 로켓 부스터와 스탬핑 엔진을 조합해 마하 3 이상의 속도를 낸다.

이 미사일은 중량 900kg, 길이 5.52m에 자동·수동 레이더 유도 시스템과 GPS 유도 시스템이 장착됐으며 일본 항공자위대에서 운용하는 다목적 전투기 F-2에 탑재해 발사할 수 있다.

지난 2017년 미사일 테스트를 완료하고 2019년부터 자위대 납품이 예정됐으나 그 사이 주변 국가들의 해군 군사력이 발전됐다고 판단, 사거리 연장 등 미사일 업그레이드 쪽으로 프로젝트를 선회했다.

지난해 12월 일본 방위성은 프로젝트 XASM-3 초음속 지대함 미사일의 개발 완료 소식을 전하며 올해부터 대량 생산에 돌입, 자위대 장비 목록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방위성 관계자는 “이 미사일은 일본 지대함 미사일의 방어 시스템 돌파 능력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일본은 초음속 미사일 외에 스텔스 아음속 미사일인 ‘일본판 토마호크’도 개발하고 있다. 이 미사일은 2017년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여파로 미국 측의 개발 승인이 떨어졌다. 한국은 현무-4 개발이 가능해졌다.

지난해 12월 산케이 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판 토마호크의 사정거리는 2000km이며 레이더 탐지를 피할 수 있는 스텔스 기능이 탑재됐다. 지상은 물론 함선과 전투기에서도 발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은 함선과 지상 공격 능력을 갖춘 미사일을 개발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점령된 섬의 탈환이 주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지상 부대에 대한 타격 능력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사실상 장거리 순항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판 토마호크가 개발 완료되면 남서쪽 섬에 배치될 것이라고 산케이 신문은 덧붙였다.

중국의 해양 진출이 초래한 일본의 미사일 개발

일본은 12식 지대함 유도탄 등 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자위대의 안전 확보”, “방위능력 강화” 등을 내세우며 공격 목적이 아니라고 설명하지만,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커지면서 강력한 미사일을 가진 국가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현재 일본은 초음속 ASM-3 지대함 미사일과 아음속 12식 지대함 유도탄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두 미사일의 사거리를 늘리고 사거리 2000km라는 보도가 나온 일본판 토마호크까지 개발하고 있다.

일본의 과학 기술 역량을 본다면, 향후 5년 내에 각각 사거리가 500km, 900km, 2000km인 아음속, 초음속, 극초음속 지대함 미사일을 보유해 중국을 포함, 동아시아 전체에 전략적인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추게 된다.

중국의 지속적인 군사력 확장은 주변국을 자극해 군비확장을 재촉하고 있다. 특히 일본이 전쟁 가능한 국가로 변모하도록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 일본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공산주의 대국 중국을 억제하는 전략적 역량이 될 전망이다.

일본 군국주의의 팽창을 목격했던 주변국은 편치 않은 광경이지만, 중국이 계속 원인을 제공하는 한 주변국의 군비 확충은 막기 어려워 보인다.

/차이나뉴스팀

* 이 기사는 군사전문 작가 천저우(沈舟)가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