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광고주에 ‘불매운동’ 압박한 극좌단체 수사 촉구

한동훈
2022년 05월 6일 오후 1:18 업데이트: 2022년 05월 6일 오후 8:05

전기차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미국 내 극좌단체들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흑인 인권운동 조직인 블랙라이브스매터(BLM) 등 24개 극좌단체가 코카콜라, 크래프트(식품회사), 디즈니 등 트위터 주요 광고주에 트위터 보이콧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진 데 따른 대응 조치다.

이들 극좌단체는 BLM를 비롯해 낙태 찬성단체인 ‘나랄(NARAL) 프로초이스’, 페미니즘 단체인 ‘여성 행진(Women’s March)’, 좌파 진영 언론단체인 ‘언론이 중요하다(미디어 매터스 포 아메리카)’, LGBT(레즈비언·게이·바이섹슈얼·트렌스젠더), 이미지 증진 단체인 ‘글래드(GLAAD)’ 등이 포함됐다.

BLM은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코카콜라 등 트위터 광고주에 서한을 보내 ‘머스크가 트위터의 콘텐츠 규제 정책을 손볼 경우, 트위터와 광고계약을 끊어라’고 압박을 가했다.

서한에서는 “트위터의 최대 광고주로서 귀사의 브랜드는 증오, 극단주의, 건강에 대한 잘못된 정보, 음모론 등을 증폭시키는 플랫폼과 연계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 각종 기관과 뉴스 매체에 대한 신뢰는 사상 최저 수준이다. 이 상황에서 머스크의 관리 아래에 놓이게 되면, 트위터는 귀사의 브랜드가 붙은 채 정보 생태계를 오염시키는 오보의 하수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머스크는 이 같은 극좌단체들의 행위에 심상치 않은 배후가 있을 수 있다며 검찰 수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사람들의 정보 접근성을 통제하려는 조직에 누가 자금을 대고 있는지 조사하자”며 “햇볕은 최고의 소독제”라고 썼다. 극좌단체들을 어두컴컴한 곳에 똬리를 튼 검은 세력으로 치부하면서 이들을 돕는 배후를 공의로운 빛으로 드러내자는 것이다.

앞서 지난주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의사를 밝힌 뒤 자신을 향한 공격이 “투텁고도 빠르게 가해지고 있다”면서 “대부분 좌파 진영에서 오고 있으며 이는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썼다.

이어 “하지만 나는 우파 또한 조금은 불행할 것이란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내 목표는 인간의 온전한 행복의 곡선 아래 면적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중도층인 약 80%의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25일 1주당 54.2달러, 총 440억 달러(55조원)에 인수하기로 트위터와 합의했으며, 회사를 인수하면 비상장사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트위터를 상장사로 유지하면 여러 가지 외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유를 밝혔다.

그는 앞서 지난달 14일 테드(TED) 콘퍼런스에 참석해 “(트위터 인수로) 돈을 벌려는 게 아니다. 신뢰할 수 있고 포용적인 공공 플랫폼이 있는 게 문명의 미래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며 트위터가 인류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문제를 논의하는 디지털 광장이라는 견해를 드러냈다.

또한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서도 머스크는 “나는 트위터가 전 세계 언론의 자유를 위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며 “하지만 투자를 한 이후로 나는 회사가 현재의 형태로는 번창하지도 않고 사회적 필요성도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극좌단체들이 머스크의 트위터 콘텐츠 정책 변경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트위터가 이들이 서로 소식을 주고받거나, 활동상을 알려 기부금을 유치하고, 지지자를 확보하는 주된 창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머스크는 지난 3일 적자 운영 중인 트위터의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발표했다. 그는 일반 사용자 계정은 무료로 유지하되 기업이나 정부 계정에는 소액의 비용을 부과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