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경희 의원 “김일성이 일으킨 6·25 전쟁…제대로 교육해야”

이윤정
2022년 06월 22일 오전 11:55 업데이트: 2022년 06월 24일 오후 2:03

뒤집힌 한국 현대사 바로 세워야
직접 수집한 160여 장 사진 전시…e-Book 제작
역사교육 좌편향 심각…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6·25 희생으로 지킨 자유·번영 대한민국

“6·25전쟁은 북한의 김일성이 기획하고 옛 소련의 스탈린이 승인했으며 중국의 마오쩌둥이 지원한 전쟁이다.”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은 호국보훈의 달을 기념해 지난 6월 13~16일 국회 의원회관 2층 로비에서 ‘김일성이 일으킨 6·25전쟁’ 제하의 사진전을 개최했다.

6·25전쟁 당시 종군 기자들이 찍은 사진을 포함해 160여 장의 사진들로 구성된 전시회를 통해 6·25전쟁 1129일 동안 흘린 피와 땀과 눈물의 역사가 생생하게 공개됐다.

6월 21일, 국회에서 다시 만난 정경희 의원은 “국내 좌파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우리나라 현대사를 완전히 뒤집어놨다”는 말로 운을 뗀 뒤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서 만든 교육과정에 ‘남침’이라는 설명을 빼려고 하다가 논란이 되자 복구시켰다”고 말했다.

“그들은 이미 1980년대에 사그라진 낡은 주장을 가지고 여전히 6·25 전쟁에 대해 그릇된 해석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 정 의원은 “6·25전쟁은 북한이 소련과 중국이라는 이민족을 끌어들여 동족을 친 민족 반역적 전쟁”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북한은 남쪽의 공격에 대한 북한의 반격으로 전쟁이 시작됐다고 주장한다. 1980년대 이래 한국 학계와 사회에서도 이른바 ‘수정주의’ 학자들을 중심으로 자연발생적 내전설이 광범위하게 퍼진 적이 있다. 미국과 소련 간의 냉전이 종식된 이후 구(舊)소련의 기밀문서와 중국의 문서 등을 통해 이런 주장이 대부분 허구임이 드러났다. 특히 1993년 1월 러시아 문서보관소에서 남침임을 증명하는 결정적 증거가 담긴 문서가 발견되면서 6·25 전쟁의 전모가 실증적으로 드러났다.

정 의원은 “이처럼 역사가 완전히 거꾸로 도치된 상황에서 6·25 전쟁을 올바르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시회를 개최한 취지를 밝혔다.

정경희 의원은 6월 13~16일 국회 의원회관 2층 로비에서 ‘김일성이 일으킨 6·25전쟁’ 사진전을 개최했다. | 정경희의원실 제공

정 의원의 말처럼 사진전은 6·25전쟁을 누가 일으켰는지, 우리가 어떤 희생을 치르며 대한민국을 지켜냈는지, 그렇게 지켜낸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설명해준다.

“1950년 6월 25일, 모두가 깊이 잠든 일요일 새벽 4시 북한은 소련과 중공(중국 공산당)이라는 외세를 끌어들여 불법 남침했다. 동족인 대한민국을 치는 반민족적 전쟁을 일으킨 것이다.” 전시회장에 들어선 관객이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에 대비하라”는 베게티우스의 말과 함께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문구다.

△북한 공산군의 서울 점령 △유엔군 참전 △다부동 전투와 백선엽 장군 △인천 상륙작전 △서울 수복 △38선 돌파 △평양 탈환 △퇴각하는 북한 공산군의 만행 △중공군의 개입 △처절했던 장진호 전투 △흥남 철수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등을 담은 사진이 상세한 설명과 함께 시간순으로 전시됐다.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16개 나라에서 온 유엔군을 나라별로 소개했다.

이 사진들은 도대체 어디서 났을까? 정 의원은 “주로 해외 사이트에서 퍼블릭 도메인(자유 이용 저작물) 중심으로 찾았다”면서 “미군 종군 기자들이 찍은 사진 중에 화질이 좋은 게 많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수집한 사진들로 책도 펴냈다”는 정 의원은 설명을 이어갔다.

“대학에서 역사를 가르치면서 뒤집힌 한국 현대사를 바로잡으려면 두 가지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인식하게 됐다. 1948년 대한민국이 건국됐다는 것, 그리고 6·25 전쟁에서 우리가 북한 공산군의 침입을 막아내 우리나라를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잘 지켜냈다는 것이다. 이것마저 뒤집히면 대한민국은 정통성 자체가 무너지는 것이다.”

정경희 의원이 저서 ‘1948’과 ‘6·25’를 소개하고 있다. | 이유정/에포크타임스

강규형 명지대 교수 등 4인과 공동 집필한 ‘6·25’ 책 머리에 정 의원은 다음과 같이 썼다.

6·25 전쟁은 흔히 ‘잊힌 전쟁’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6·25 전쟁의 피해는 잊기에는 너무도 엄청나다. 인명 피해만 보더라도 군인과 민간인을 합쳐 사망자가 149만 명을 넘고 부상자가 100만 명을 넘는다. 실종자 및 포로의 숫자도 사망자 숫자에 버금간다. 북한군이 납치해서 끌고 간 민간인 납북자, 미(未)송환 국군 포로, 전쟁 중에 발생한 이산가족 등의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6·25 전쟁이 아직은 ‘잊지 말아야 할 전쟁’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

전시회를 관람하지 못한 관객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사진을 3장만 추천해달라고 하자 정 의원은 주저 없이 △끊어진 대동강 철교를 타고 남하하는 북한 피난민들 △장진호에서 흥남으로 철수하는 고토리 미군 임시 캠프에 모여든 북한 피난민들 △서울을 점령한 중공군이 중앙청 앞에서 춤을 추며 환호하는 사진 등을 꼽았다.

피난길에 오른 북한 주민들 | 정경희의원실 제공, 사진=이유정/에포크타임스

끊어진 대동강 철교를 타고 남하하는 북한 피난민들을 찍은 이 사진에 대해 정 의원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그 다리는 사람이 건널 수 있는 다리가 아니었다. 폭격으로 허리가 끊기고 난간이 휘어진 대동강철교는 마치 거대한 쇳덩어리 괴물처럼 보였다. 망연자실, 다리를 바라보던 피난민들은 그러나 하나둘 철교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곡예였다. 목숨을 걸고 수천의 사람들이 벌이는 극한의 탈출이었다. 다리 밑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의 비명은 바람에 날려갔다. 유엔군을 따라 후퇴하던 AP통신의 종군기자 맥스 데스포는 자기도 모르게 카메라를 꺼내 들고 셔터를 눌렀다. 이 사진은 1951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사진 속 피난민들을 가리켜 정 의원은 “원조 탈북자라고 부르고 싶다”고 했다.

흥남 철수 | 정경희의원실 제공, 사진=이유정/에포크타임스

정 의원이 두 번째로 추천한 사진 속에는 장진호에서 흥남으로 철수할 때 피난민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당시 혹독한 추위 속 개마고원 한복판에서 철수를 준비하는 고토리 미군 임시 캠프(붉은 점선 안) 주변에 ‘미군을 따라가면 살 수 있다’는 소문을 듣고 4천여 명의 피난민들이 몰려들었다.

정 의원은 “6·25 전쟁은 공산국가인 소련·중공·북한이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을 침탈하려고 내려온 것”이라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1945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소련, 동유럽, 동독까지 유라시아 대륙이 대부분 공산화됐다. 6·25 전쟁은 유라시아 동쪽 끝에 거의 유일하게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남아 있던 대한민국마저 공산화하려고 일으킨 전쟁이다. 하지만, 우리는 공산화를 막아냈고 자유를 지켜냈다. 그래서 자유를 찾아 남하한 원조 피난민들을 담은 두 장의 사진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서울을 점령한 중공군 | 정경희의원실 제공, 사진=이유정/에포크타임스

서울을 점령한 중공군이 춤을 추며 환호하고 있는 모습을 담은 이 사진을 세 번째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정 의원은 “낙동강 전선까지 후퇴했던 국군과 유엔군이 압록강까지 북진해 통일을 눈앞에 두고 있었는데 중공군이 들어오는 바람에 통일을 이루지 못했다. 이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는 의미에서 이 사진을 골랐다”고 말했다.

중공군을 불러들인 김일성의 편지 | 정경희의원실 제공, 사진=이유정/에포크타임스

중공군을 불러들인 ‘김일성의 편지’ 사진도 전시됐다. 국군이 38선을 돌파한 1950년 10월 1일 김일성은 마오쩌둥에게 “약속한 바와 같이 중국인민군의 직접 출동이 절대로 필요하게 됩니다”라며 중공군의 지원을 긴급 요청하는 편지를 썼다. 편지 하단에서 김일성의 서명도 확인할 수 있다.

정 의원은 이번 전시회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은 없는지에 대한 질문에 “전시회를 여는 데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들었다”며 “외부에서 요청하면 사진 전시에 협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6·25전쟁의 역사를 바로 알리기 위해 전시회 성료 후 전시 내용 그대로 담아 e-Book(https://online.fliphtml5.com/edtxg/xfwo/)을 제작했다.

국회 입성 전 강단에서 역사를 가르치며 한국사 교과서의 편향성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온 정 의원은 “심각하게 좌편향된 역사교육으로 인해 우리 학생들은 6·25전쟁이 남침인지 북침인지도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우리는 이 땅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피 흘린 많은 분을 기억하고, 그분들을 존경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후손들에게도 물려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흘려 지켜낸 자유와 번영의 대한민국 | 정경희의원실 제공

정 의원은 “우리가 피 흘려서 자유와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을 지켜냈고 자유롭고 번영하는 대한민국이 됐다”며 “한밤중에 위성에서 찍은 한반도 사진이 바로 전쟁의 결과를 보여준다. 온통 칠흑 같은 어둠에 휩싸인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국가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정경희 의원은 서울대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서양사학으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아산정책연구원 초빙연구위원, 국사편찬위원회 편찬위원을 지냈고 제주국제대, 영산대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했다. 한국사 교과서의 편향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진보 교육감들의 이념 편향 교육을 고발하는 등 한국 현대사를 바로 알리기 위해 힘쓰고 있다. 제21대 국회의원으로 등원해 전반기 교육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를 맡아 교육 정책 관련 세미나를 주관하고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 거점인 공자학원 퇴출 운동에 앞장서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