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욱 아산정책 연구원 “北 목표는 소형화, 경량화된 전술핵을 실전 배치하는 것”

이연재
2022년 07월 6일 오후 10:39 업데이트: 2022년 07월 7일 오전 10:20

북한 대외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1~23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3차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회의에서 “당의 군사전략적 기도에 따라 조선인민군 전선 부대들의 작전 임무를 추가 확정하고 작전계획을 수정하는 사업과 중요 군사조직편제 개편과 관련한 문제들을 토의했다”고 전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외교안보센터 부연구위원은 최전방 부대 작전 임무 확대와 작전계획 변경은 소형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전술핵무기의 배치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단거리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화, 경량화된 전술핵을 실전 배치하는 것이 북한의 목표가 될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전술핵을 배치함에 따라 재래전 임무를 맡은 부대의 임무가 바뀔 수밖에 없고 임무가 바뀌니까 부대 편제도 따라서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즉 북한이 대한민국 내에서 핵을 사용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올 들어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과 북한판 에이태킴스 KN-24, 초대형 방사포인 KN-25 등 신형 단거리 미사일들을 연이어 발사하며 사실상 실전배치 단계임을 과시했다. 이들 KN 계열 미사일들은 핵탄두 소형화, 경량화를 통해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이다. 이런 점에서 양 부연구위원은 전술핵 탄두 시험을 위한 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최대한 작게 만들어서 기존 신형 미사일들에 탑재하는 , 이것이 바로 전술핵 실전 배치의 핵심이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7 핵실험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핵 위협으로부터 대처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방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양 부연구위원은 “북한이 언제든 대한민국을 향해 핵을 발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사회적으로 치러야 비용들이 높아져 함부로 얘기할 수 없는 측면도 있지만 핵 위협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군사적이든 아니면 외교적이든 국가 전체 차원에서 해결책이 나올 있다고 봅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외교안보센터 부연구위원 | NTD

다음은 양욱 부연구위원과의 일문일답이다. <기사 하단에는 인터뷰 하이라이트 영상이 있습니다>

– 6.21~23일 북한 관영 매체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전방부대에 추가로 부여한 임무와 중요 군사조직편제 개편했다고 보도했다.어떻게 분석하는가.

“올해 북한이 무엇을 해오고 있었는지, 작년 8차 당대회 이후로 북한이 무엇에 집중하고 있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북한의 군사 분야와 관련해 우리가 가장 놀랐던 변화 중 하나는 ‘전술핵을 배치하겠다’는 것이었다. 북한은 올 1월부터 지금까지 무려 18차례나 미사일 발사가 됐는데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전술핵을 투발할 수 있는 차세대 미사일들을 실전 배치해놨다는 것이다. 이것은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에서 논의가 되고 있는 7차 핵실험의 가능성과 연계할 수 있다. 그래서 큰 맥락에서 보자면 북한의 목표는 전술핵 투발 수단인 미사일과 차량을 실전 배치해놓고 그다음 핵실험까지 완성해서 단거리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화, 경량화된 전술핵을 실전 배치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김정은이 당대회에서 핵심이라고 주장한 것들은 무조건 다음 당대회가 열릴 때까지 5년 이내에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전술핵을 배치함에 따라 재래전 임무를 맡은 부대의 임무가 바뀔 수밖에 없고 임무가 바뀌니까 부대 편제도 따라서 바뀔 수밖에 없다. 즉 북한이 대한민국 내에서 핵을 사용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동해안 축선이 그려진 작전지도를 걸어 놓은 것에 대해 어떻게 해석하는지.

“북한이 공식 매체를 통해서 사진을 내보낼 때는 무조건 메시지가 있을 수밖에 없다. 물론 각도상으로 한반도 전체 그림에서 일부만 나온 것인지 촬영하다 보니 각도상 한반도 일부만 걸린 건지 아니면 동부 전선만 확대한 것인지 정확하지 않다. 만약 동부 쪽만 확대했다면 ‘동부 전선에 대한 공격도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아직 확대 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다만 북한이 미사일 발사 훈련을 원산 인근이나 강원도 일대에서 많이 실시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것과 연관된 것일 수도 있다.”

북한의 군사전략의 변화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군사전략이 변하는 경우는 병력 수가 변화가 있을 때, 무기 성능에 변화가 있을 때, 새로운 무기체계가 들어왔을 때다. 현재 북한은 전술핵이 추가되는 것 외에는 군과 관련돼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은 거의 없다. 따라서 전술핵 추가에 따른 전략적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북한의 최전선 부대 전력은 어떤가.

“최전선 부대는 기본적으로 장비와 능력이 부족한 부대로 인식되고 있다. 북한의 정예부대는 중앙을 지키는 기갑사단과 기계화 사단이다. 전선 부대는 공세 성격보다 방어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장비가 열악할 수밖에 없다. 다만 북한 병사의 복무기간이 십 년 정도이기 때문에 나름 숙련돼 있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장비 운용이나 훈련 상태는 높게 평가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들은 군사 분계선을 지키는 임무 외에 먹고살기 위해 농사를 짓는 것이 중요한 임무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집중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전방부대에 중요 군사행동계획 임무가 부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큰 방침은 내려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하지만 임무가 정확하게 나뉘고 실행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다. 아무리 북한이라고 해도 김정은 말 한마디에 바로 바뀌는 것은 불가능하다.”

–  북한은 금년에만 18차례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이 발사한 신형 미사일의 종류와 성능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에는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차기 주력이 될 미사일이 모두 포함됐다고 보면 된다. 보통 북한 미사일이라고 하면 스커드나 노동 미사일을 많이 생각하지만 그것은 이삼십 년 된 구세대 미사일이다. 현재는 KN-23(북한판 이스칸데르), KN-24(북한판 에이태큼스), KN-25(초대형 방사포)와 같은 새로운 단거리 탄도 미사일들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KN-23과 24는 풀업(Pull-up:상승) 기동, 그러니까 탄도 미사일이 포물선 궤적을 그리면서 떨어지는 기동이 아니라 내려오다가 다시 올라가서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날아가는 기술이 포함돼 있다. 이것은 대한민국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다분히 의식해서 만든 것이다. 이 미사일은 미국의 페이트리어트 미사일 방어 체계를 회피하기 위해서 만든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흉내 낸 것이다. 북한은 이미 이 미사일을 실전 배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외에 중거리 미사일로는 북극성 2형과 화성 12형이 있고 2017년 이후부터 실전 배치했다. 결국 이것도 차세대로 넘어왔는데 북한은 그것에 만족하지 않고 극초음속 미사일 1형, 2형을 개발해서 기존의 중단거리 미사일과 교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다음 ICBM은 화성 15형을 2017년 발사했고 크기가 커진 화성 17형을 열병식에 끌고 나왔다. 그리고 이번 3월에 발사했다. 발사 결과를 놓고 ‘성공이다. 실패다’ 말이 많긴 한데 어쨌거나 북한이 차세대 ICBM도 진지하게 개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그럼 이들 미사일에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가.

“스커드나 노동 미사일은 크고 둔중하기 때문에 큰 핵 탄두도 탑재가 가능했다. 그러니까 2016년에 김정은이 보여줬던 핵탄두는 대형 탄도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거였다. 그다음에 2017년 6차 핵실험 직전에 보여줬던 장구 형태의 핵탄두,  이것은 수소 탄두로 추정되는데 ICBM급에 탑재가 가능한 거다. 문제는 북한이 전술핵을 얘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술핵을 탑재할 핵심 무기인 KN-23과 24에는 기존의 것은 너무 커서 넣을 수 없다. 그래서 최대한 작게 만들어서 기존 신형 미사일들에 탑재하는 것, 이것이 바로 전술핵 실전 배치의 핵심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7차 핵실험이 필요하다고 말한 거다.”

–  ‘강대강’ 기조로 북한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강대강’은 북한이 만들어낸 용어다. 그 누구도 북한을 강압하지 않았다. 북한이 독재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핵 위기를 스스로 만든 것이고 무언가를 얻어내기 위해 협박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어느 나라도 북한을 강압하지 않았음에도 ‘강대강’으로 포장해서 자신들의 잘못된 행동을 정당화하는 것이다.”

한국은 이런 북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기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이 언제든 대한민국을 향해 핵을 발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사실 기존에는 ‘핵을 한반도에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전제하에 훈련이나 작전계획을 수립하는 데 주저해 온 측면이 있다. 그것을 인정하고 나면 서울 같은 대도시는 핵 공격 시 대피시설이나 방호 시설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사회적으로 치러야 할 비용들이 상당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함부로 얘기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지만 그래도 핵 위협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군사적이든 아니면 외교적이든 국가 전체 차원에서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인터뷰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