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수잔 숄티 “북한 주민, 단 하나의 인권도 가지고 있지 않다”

이진백
2021년 10월 20일 오후 5:13 업데이트: 2021년 10월 21일 오후 3:44

탈북자, 다른 난민과 달라헌법상 대한민국 국민
북한, 세계 최악의 인권침해 국가
구치소에 탈북자 600명 이상 추정난민협약 준수해야

최근 북한에 거주하는 일가족 4명이 중국과의 접경지역인 북한 양강도에서 탈북했다는 소식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호 방침’으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잡으라”는 명령을 내렸다.

지난 14일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는 김 위원장이 탈북 소식에 “억만금을 들여서라도 민족 반역자를 무조건 잡아와 본보기로 강하게 처벌하라”고 말했다고 보고했다. 이 매체는 그러면서 “이 문제로 양강도 국경지역 분위기는 더욱 흉흉해졌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18일에는 중국 지린성 교도소에서 수감된 탈북자가 탈옥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중국 공안은 현상금을 내거는 등 대규모 인원을 투입해 수색을 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이러한 사건을 계기로 북한의 인권 탄압이 다시 심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에포크타임스는 북한 인권 분야의 전문가이자 ‘탈북자의 대모’로 알려진 인권운동가 수잔 숄티(Suzanne Scholte) 미국 북한자유연합 및 디펜스포럼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 인권의 현주소와 탈북자 문제를 살펴봤다.

그는 1997년 처음으로 미국에 탈북자를 초청해 정치범 수용소와 난민에 대한 가혹한 대우를 포함하여 북한 주민들에게 자행되고 있는 만행에 대해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또한 중국의 끔찍한 송환 정책을 중단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국제적인 행사를 주도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에서 탈출한 수백 명의 탈북자를 구출하는 데 앞장섰으며, 70여명이 넘는 탈북자들을 미국으로 초청해 의회 증언 및 회의 연설을 통해 북한의 실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공헌했다.

숄티 대표는 “탈북자들은 유일무이하다(unique)”며 “그들은 대한민국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이기에 즉시 정착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점에서 세계의 어떤 난민과도 다르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잔 숄티 대표와의 인터뷰다.

-북한은 현재 김씨 일가의 3대 세습이 이어오고 있다. 북한의 인권 상황은 어떠한가.

“북한은 김일성 일가 정권의 3대 독재정권 때문에 세계 최악의 인권 비극을 겪고 있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세계인권선언에 명시되어 있는 인권침해 국가이다. 북한 주민들은 문자 그대로 김정일의 노예이며, 독재자를 신으로 숭배하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세뇌되었다. 실제로 김일성은 북한을 세울 때 기독교의 소작인들을 이용해 자신을 신으로, 김정일을 그리스도로, 주체사상을 성령으로 삼았다.”

“주체사상은 북한 주민의 종교이다. 주민들은 북한 독재정권을 숭배하고 그들의 가르침을 배우기 위해 기도, 노래 등을 행해야 한다. 그것은 정말 악마적이고 왜 수백만 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이 정권의 손에 죽었는지 설명해준다. 적어도 3백만 명이 ‘고난의 행군(Arduous March)’ 중에 사망했는데, 이 모든 사망은 예방할 수 있었지만 북한 정권은 인도적 지원을 북한 주민들에 대한 무기로 사용했다.”

여기서 말하는 고난의 행군1995~1998년 북한에서 일어난 대()기근을 뜻하는 말로 이 시기에 굶주림을 참지 못한 북한 주민들이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중국으로 대규모 탈북을 하고 또한 한국으로 탈북했다.

-현재 북한에서 탈출한 탈북자들 중 중국에 억류되어있는 탈북자는 어느 정도로 추정하는가. 또한 탈북에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은 어떠한 처벌을 받는가.

“현재 중국 구치소에 억류되어 있는 탈북자들은 600명에서 1000명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그들은 한국으로 가길 희망하지만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다. 게다가, 중국에는 기본적으로 현 북한 정권의 노예 노동자인 수천 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있다. 그들의 월급 대부분이 북한 정권에 돌아가고 있다. 중국은 1자녀 정책으로 인해 여성이 부족했기 때문에 중국 남성들이 ‘아내’로 사들인 시골 마을에 사는 북한 여성들이 많다.”

“모든 공산주의 국가들처럼 북한에도 가족 중 한 명이 범죄로 기소되면 온 가족이 투옥되는 대규모 정치범 수용소가 있다. 그곳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수용소에서 그들의 삶을 보낼 수 있다. 북한에서 범죄는 무엇인지 살펴보면 한국 케이팝을 듣거나, 한국 드라마를 보거나, 허가 없이 여행하거나, 독재자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않는 것이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는 수천 명의 탈북자들이 수십 년 동안 말하려고 했던 것은 북한 정권이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르고 있으며 세계 어느 곳에도 비할 바 없는 심각한 인권 침해를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인 인권(人權)이라는 측면에서 북한 주민들의 인권은 어떠한가.

“북한 주민들은 단 하나의 인권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특히 북한의 여성들은 그들의 가치가 파리와 같다고 말할 것이다. 김정일 정권은 끊임없이 거짓 선전을 내세우고 있지만 북한 주민들을 전혀 존중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북한을 세계 최대의 정치범 수용소로 여기고 있다.”

-중국이 최근 탈북자 강제 송환을 재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은.

“우리는 중국이 한국에 가려고 하는 모든 탈북자들에게 안전한 통행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해야 한다. 북한에는 허가 없이 나라를 떠나는 것은 사형에 해당되는 범죄이기 때문에 다시 북한으로 강제 송환이 될 경우에는 공개적으로 처형될 것이다.”

“또한 중국은 1982년 9월 24일 서명한 난민협약에 따라 국제조약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

중국은 1982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난민협약, Convention relating to the Status of Refugees)’ 가입했으나 현재 탈북자를 경제적 이유로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온 자로 규정,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미 국무부는 유엔난민협약 채택 70주년을 맞아 지난 7월 28일 중국 내 탈북 난민에 대해 “북한의 망명 희망자들이 겪는 곤경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또한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도 “중국 정부가 유엔난민협약에 따른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북한인들의 강제 북송 금지를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한국, 일본 정부는 난민과 탈북자 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북한인권법을 제정했다. 다른 나라들도 이와 관련된 법안이 제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 나는 민주주의 정부들이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국가들이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북한 난민을 도우려는 탈북 단체들에게 힘이 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북한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에포크타임스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우리는 전 세계에서 온 훌륭한 사람들로 구성된 NGO 단체에서 탈북자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북한의 평화적인 변화와 북한 주민을 위한 정부 수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탈북자의 구조와 피난처 제공을 돕는 일에 참여하고 있으며, 탈북자들을 위한 캠페인 ‘탈북자 구출의 날’ 행사를 개최해 최전선에서 모든 노력을 지원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한국의 현 정부는 우리의 노력을 좌절시키려고 노력했지만 우리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평양에서 ‘북한 자유 주간(North Korea Freedom Week)’을 축하할 수 있을 때까지 이 활동을 계속할 것이다.”

“우리는 항상 서로에게 농담을 한다. 북한 정권은 언제 무너질 것인가? 그리고 우리는 항상 대답한다. 내일이라고. 나는 그 말을 전적으로 믿는다.”

‘탈북자 구출의 날’ 행사는 중국이 1982년 9월 24일 난민협약 가입과 의정서에 서명한 날로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정책을 규탄하기 위해 2009년부터 매년 각국에 있는 중국 대사관 앞에서 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올해 수잔 숄티는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중국대사관 앞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9월 24일 ‘탈북자 구출의 날(Save North Korean Refugees Day)’ 행사.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모습이다. 수잔 숄티(앞 줄 가운데)ㅣ본인 제공

수잔 숄티 대표는 북한 주민들의 자유, 인권 및 존엄성 증진을 위해 18년 넘게 일해 온 세계 최고의 북한 인권 운동가 중 한 명이다. 그는 1998년 미국 최초로 북한 정치수용소 생존자를 초청했으며, 1999년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대한 미 의회 청문회를 처음으로 개최하는 데 공헌했다. 또한 1997년 한국에 망명한 황장엽 전 조선노동당 비서가 2003년 미국을 방문하도록 도왔으며, 2004년 미국의 ‘북한인권법’ 통과에 기여했다. 2005년 북한 여성 인신매매에 관한 미 의회 첫 청문회 개최를 도왔다.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 서울평화상, 2014년 미 대통령 자원봉사상 등을 수상했다.

/취재본부 이진백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