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모든 국민 부엌을 따뜻하고 풍성하게 만드는 게 정치인 역할”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이윤정
2022년 10월 27일 오후 6:28 업데이트: 2022년 10월 28일 오전 11:10

삼분지계로 대안세력 되고파
방향성·겸손함 갖춘 착한 정치인 필요
양당 체제·패거리 정치로 문제해결 능력 상실
국감, 갈수록 정쟁 위주…목소리 높이는 데시벨 전쟁

조정훈 시대전환 국회의원은 요즘 정치권의 ‘핫한’ 인물이다. 대장동 특검을 둘러싸고 여야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패스트트랙 성사 여부에 캐스팅보트의 키를 쥔 인물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기도 하다. 최근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소신 있는 발언으로 화제를 모은 조정훈 의원을 10월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부엌(kitchen)”이라고 답한 조 의원은 “세계은행 우즈베키스탄 대표로 있을 때 도서관을 부엌으로 바꾼 적이 있다”며 정치를 결심하게 된 사연을 들려줬다.

당시 직원은 70~80명, 조 의원을 위한 운전사만 두 명이었다. 그의 책임하에 일 년에 거의 10억 달러(약 1조4200억 원)의 차관이 나갔다. 가장 좋은 빌딩 최고층에 위치한 사무실은 탕비실이 따로 없어서 모든 직원이 각자 책상에서 도시락을 먹었다. 이게 안돼 보였던 조 의원은 찾는 사람이 많지 않던 세계은행 도서관을 부엌으로 개조했다. 세계은행 본부에서 예산을 내주지 않자 2년 치 판공비를 쏟아부어 고급스러운 오픈 키친을 조성한 것. 회사 측은 이를 기념해 동판에 ‘조정훈을 기념하기 위한 부엌’이라고 새긴 명패를 벽에 걸었다.

“도서관을 키친으로 만들려니 약간의 부담감도 있었지만, 그걸 제 3년 임기 중 제일 잘한 일이라고 하시더군요. 이건 제가 정치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아주 중요한 계기였습니다. 정치 별거 아니구나, GDP 성장률 같은 큰 담론도 중요하지만, 우리 시민 여러분들의 구체적인 삶 하나만 바꿔 줘도 좋아하시는구나 싶었죠. 남북통일, 세계 평화도 좋지만 모든 국민들의 부엌을 따뜻하고 풍성하게 만드는 게 정치인의 역할이자 가장 중요한 업(業)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정치란 앞으로·같이

조 의원은 “남북통일, 세계 평화도 좋지만 모든 국민들의 부엌을 따뜻하고 풍성하게 만드는 게 정치인의 역할이자 가장 중요한 업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 이유정/에포크타임스

-좋은 정치란 어떤 걸까요?

“‘앞으로(forward)’, ‘같이(with)’ 이 두 가지를 해내는 정치가 좋은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대한민국, 우리 사회 공동체를 미래로 전진시키는 정치와 같이 가는 정치입니다. 영어로는 ‘포워드 위드유(forward with you)’ 또는 ‘포워드 포유(forward for you)’인데 제가 만약 미국에서 정치를 했으면 제 슬로건이 됐을 겁니다. 정치인은 없는 길을 만들어 나가는, 좀 거친 업입니다. 법을 만들고 국민을 설득해야 합니다. 길을 내다가 가시에 찔리고 다칠 수도 있지만, 이 길이 맞다고 믿으면 가는 거죠.”

다만 이 과정에서 정치가 엘리트와 지배 계층의 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어려운 법안 내용이나 법률 용어를 이해하는 사람은 다수가 아니기 때문이죠. ‘누구도 뒤에 남겨져서는 안 된다(No one should be left behind)’는 말처럼 마지막 한 명까지 이끌어야 한다는 신념이 있어야 해요. 정치를 하다 보면 70%만 지지해도 전체가 지지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저는 전체를 다 이끌고 싶은 꿈을 지금까지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 ‘시대전환’이라는 당명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전환의 시대에 해결해야 할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정당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사실 창당하면서 급하게 만든 가명이었는데 결국 본명이 됐습니다.”

“함의는 시대와 전환, 두 가지인데요. 정당 하나가 어떻게 세상을 전환하겠습니까. 세상은 빠른 속도로 전환하는데 우리 사회가 이걸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전환하는 이 사회에 빨리 적응해서 따라가자는 거죠. ‘사람과 로봇이 어떻게 같이 살까’, ‘어떤 직업이 남을까’ 등 중요하고 어려운 질문들에 직면해 있습니다. 과학으로 이미 가능해진 일이라도 우리 사회에서 허용할 것인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시대정신은 공정·통합

-지금의 시대정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공정’과 ‘공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성(城)안 사람, 성밖 사람이라는 표현을 가끔 씁니다. 두 개의 세상이 존재하고 기득권을 가진 성 안의 사람들이 자기 것을 움켜쥐고 더 공고한 성을 만들고 있는 것 같아요. 자고 일어나면 의자(일자리)가 없어져요. 점점 수축사회가 되면서 내 의자 지키기도 힘든 세상에서 누구를 끼워주기가 어려운 거예요. 그래서 경쟁은 공정해야 합니다.”

“또 하나는 ‘통합’이라고 생각해요. 아직 2500원짜리 국밥도 있지만, 한 끼 뷔페 가격이 15만, 20만 원인 식당도 있습니다. 조금씩 양보하지 않으면 공존할 수 없는 세상이 돼버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저는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정치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문제를 풀어낼 능력을 상실한 정치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문제를 계속 만들고 심지어 더 꼬이게 만들 뿐 해결할 줄 모릅니다. 법률이 개정돼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면 개혁을 논하던 분들이 절망하면서 그 개혁은 멈춥니다. 국회에서 그 법률안이 발의되고 통과되는 데 너무 오래 걸리고 그 중요성을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맨날 법사위에서 싸우기만 하고 그런 거죠.”

-북핵 문제, 미중 갈등 속 우리의 생존 전략, 사회적 갈등, 마약 문제 등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 가운데 가장 큰 위기 상황은 무엇일까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가장 큰 위기의 본질은 우리 사회가 문제를 풀 능력을 상실해가고 있다는 겁니다. 박정희부터 전두환 시대까지는 이슈가 있으면 몇 명이 청와대에 모여서 결정해 버렸어요.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국회가 엄청난 권한을 행사하고 있지만 국회가 제대로 작동을 안 해서 문제를 풀지 못해요. 소리치고 싸우느라 밤을 새웁니다. 끝나면 무슨 레슬링 한 느낌이에요. 문제는 산적해 가는데 풀지를 못하니까 꽉 막힌 하수구 같은 느낌이랄까요.”

양당체제 패거리 정치로 문제 해결 능력 상실

조 의원은 우리나라 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을 묻자 “문제를 풀어낼 능력을 상실한 정치”라고 답했다. | 이유정/에포크타임스

-이유가 뭘까요?

“양당 체제의 패거리 정치 때문이라고 봅니다. 둘이서 치고받으면 조회수가 올라가거든요. 문제를 풀어서 조회수가 올라가는 게 아닙니다. 좋은 법률이 통과됐다고 그 국회의원이 스타가 되지 않습니다. 막말해야 스타가 돼요. 다들 이번 국감에서 제가 원톱이고 잘했다고 하시는데 제가 낸 법안 이런 게 아니라 ‘최고 존엄’ 가지고 싸운 거 이런 것들 때문인 거죠. 문제 푸는 정치로 빨리 전환됐으면 좋겠습니다.”

-국회 의정활동의 꽃이라는 국정감사가 민생을 볼모로 보이콧, 파행이 반복되면서 정치권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회 입성 후 이번이 세 번째 국감인데요. 갈수록 정쟁이 지배하는 것 같습니다. 목소리 높이는 데시벨 전쟁이었던 것 같아요. 피감기관 불러서 현안들 질의·제안하고 답을 찾아야 하는데 막 윽박질러요. 피감기관이 답하려고 하면 ‘들으세요’라고 하는데 이런 표현은 되게 무례하다고 생각해요.”

“자기 명패를 앞에 두고 공개적인 자리에서 한 사람은 말하고 한 사람은 들어야 한다는 건 대단히 큰 권력 행사입니다. 이런 권력은 굉장히 겸손하게, 상식적으로 행사해야 합니다. 우리 국회의원들은 말할 권력을 남용하면서 자기 목소리가 마이크 통해서 퍼져나가는 데 너무 취해 있는 것 같아요.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정감사 성과는 있었나요?

“이번 법사위 국감, 솔직히 부끄럽습니다. 목소리만 높였지, 우리가 해결한 문제가 있나요?”

“저는 ‘544호 조정훈의 국정감사는 이제 시작입니다’라는 메시지를 항상 냈습니다. 저희가 한 것 중에 10대 과제를 뽑아서 관련 부처들을 다 부릅니다. 그리고 우리 이거 고치기로 약속했다 그러면서 실행 과정을 표로 이렇게 밖에다 붙여놔요. 우리는 진짜 그 문제를 부러뜨릴 때까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집니다.”

-문제를 ‘부러뜨린다’고 표현하시네요.

“문제를 뚝 부러뜨릴 때까지 힘을 놓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 의원실에 지적받고 걸리면 끝까지 간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국감 끝나면 대부분 그냥 뭉개고 넘어가는데 그러면 어느새 내년이에요. 전 그게 너무 싫어요.”

의원실 입구 벽에는 2020, 2021년 ‘조정훈의 국정감사 10대 과제 현황판’이라는 제목으로 과제별 질의-중간점검-논의단계-시행으로 나눠 진행 상황을 표시했다. 지난해 10개 과제 중 9개가 ‘시행 완료’로 표기됐다. 조 의원은 “1개는 법률이 필요해서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조정훈의 국정감사는 이제 시작입니다’라는 메시지를 항상 냈다는 조 의원은 “우리는 진짜 그 문제를 부러뜨릴 때까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집니다”라고 말했다. | 이유정/에포크타임스

-법사위에서 캐스팅보터 역할을 하고 계시는데 찬·반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저를 법사위 패스트 트랙(신속 안건 처리)의 캐스팅 보트 혹은 키맨으로 보도하지만, 저의 바람은 패스트트랙을 한 번도 안 쓰는 국회가 되는 겁니다. (법사위 위원) 18명 중 11명이 찬성하면 패스트트랙은 성사되지만, 이건 나머지 일곱 사람의 목소리는 무시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원하는 패스트트랙의 키맨 역할은 조건을 걸고 대화하자, 대화 테이블로 나와라, 나오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패스트트랙 하겠다는 겁니다. 웬만하면 패스트트랙을 쓰지 않도록 하고 여야 18명이 모두 만장일치로 합의할 수 있도록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이 법안으로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가느냐(포워드), 모든 사람이 함께 가느냐(위드) 아니면 특정 직업군, 특정 계층에만 이익이 되느냐가 저한테는 아주 중요한 기준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의 미래는 어떻게 전망하세요?

“민주당의 미래가 당 대표의 미래와 같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민 문제, 더 늦출 수 없어

-최근 이민청 관련 세미나를 3회 개최하셨습니다. 법무부를 중심으로 이민청 설립이 추진되고 있지만, 반대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이민 문제는 더 늦출 수 없습니다. 저는 이민을 지지하는 분들, 이민 인권 중심으로 벌어지는 담론도 지지하지만 그런 식으로는 51%의 지지를 확보할 수 없을 거로 생각해요. 제가 국회에 들어오기 전에 학교에 근무할 때 이민과 외국인 정책에 대해 관심을 두고 미국 조지아주의 클락스턴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클락스턴은 세계 각지에서 온 다양한 인종과 국적의 난민들이 집중적으로 모여 사는 난민타운으로 유명한 곳이다.

“센터를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내민 보고서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한 명의 이민자·난민자에게 투입되는 세금이 얼마이며 그들이 와서 죽을 때까지 일해서 내는 세금은 얼마인데, 내는 세금이 훨씬 많다. 따라서 이민을 받는 건 우리 미국의 경제적으로 이익이 된다는 내용이었어요. 우리나라에선 이런 보고서를 본 적이 없습니다. 국내에 외국인 밀접 거주지가 50군데 있는데 발표 못 합니다. 발표하면 지자체에서 난리가 나요. 우리 동네에 왜 이렇게 외국인이 많냐, 집값 떨어진다는 거죠. 이태원 같은 특수한 곳 몇 군데 빼고는 다 그래요.”

-이민자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외국인 받아야 한다, 잘해줘야 한다는 것도 알지만 불편한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 사회의 노골적인 경제 담론도 무시할 수가 없다고 생각해요. 우리도 이런 것 좀 해보자고 법무부, 기획재정부, 노동부에 주문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이민자를 받는 게 경제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줘야 합니다. 이민자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를 바꾸려면 이민자 많은 동네가 잘사는 동네라는 인식을 갖는 게 가장 빠르지 않겠어요?”

-그러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시간이 걸려도 그렇게 가야 합니다. 이민은 우리가 살아가는 물리적 환경을 바꿀 만큼 중요한 문제가 됐습니다. 그렇지만 일방적이고 너무 급하게 서두르면 엄청난 부작용에 시달릴 수 있기에 갈 수 있는 만큼만 가자는 겁니다. 한동훈 장관도 속도전의 문제가 아니라고 하셨죠.”

“이민 정책을 저출산의 대안으로 보는 건 위험한 생각입니다. 출산 정책과 이민 정책은 다른 의미로 접근해야 합니다. 아이를 안 낳으니 외국에서 데려온다는 식의 논리는 양쪽 모두가 반발심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정치 삼분지계로 대안세력 되고파

조 의원은 “정치가 삼분지계(三分之計) 되어야 한다”며 “문제를 풀어나가는 대안 세력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 이유정/에포크타임스

-지금의 정치 최대 현안은 무엇인가요?

“당연히 민생과 안보죠. 현재 대통령 지지율이 낮은 것도 본질은 민생이라고 봅니다. 우리 국민들이 살기 편하고 월급 넉넉하고 집값도 안정되면 여의도가 아무리 난리를 피워도 ‘우린 괜찮으니까’ 하실 겁니다. 민생 앞에 장사 없어요.”

“안보도 심각하죠. 더는 상징적 대화가 의미 없다고 봐요. 김정은 위원장에게 이제 남은 건 그야말로 죽음과 삶의 선밖에 없는 것 같아요. 안보에 대한 지난 5년간의 접근은 실패라고 생각해요. 어쩔 수 없이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기존 정당에 들어가지 않고 제3지대를 고수하고 있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정치가 삼분지계(三分之計)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밥상에 상다리가 세 개는 있어야 쏟아지지 않잖아요. 지금의 양당 체제는 운동 경기로 치면 야구하고 축구처럼 챔피언만 독식할 수 있는 구조예요. 전 이걸 올림픽 게임처럼 만들어보고 싶어요. 올림픽에서 동메달 따도 예전과 달리 지금은 박수 쳐주잖아요.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대안 세력이 되고 싶습니다.”

정치 현실을 두고 다시 쓴소리가 이어졌다. “민주당 169명이 툭하면 당론이라면서 밀어붙이잖아요. 누구 하나 다른 소리 하면 집단으로 공격하고 도대체 여의도 밖에 그런 세상이 어디 있습니까? 지금 이렇게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여의도만 단일대오 하고 앉아 있습니다. 아무 울림도 없고 미래 지향적이지도 않죠.”

-원내 1석으로 법사위 내 유일한 비교섭단체 소속이시죠.

“제가 만약 교섭단체를 이루고 50명을 갖고 있는 정당이라면 다들 우리가 어떻게 결정하느냐만 보고 있지 않겠습니까? 이번에 민주당과 힘을 합해서 이 법안을 통과시키고 다음엔 국민의힘과 함께 타협하려고 노력하겠죠. 이렇게 하나씩 문제를 풀어나가는 거죠. 지금은 비록 법사위에서 혼자 이러고 있지만, 이 길을 한번 계속 가보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이 말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시간의 시험을 통과해야 할 겁니다. 통과한다면 국민 여러분이 지지해 주실 거라고 믿습니다.”

정치인, 방향성·겸손함 갖춰야

조정훈 의원은 최근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소신 있는 발언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 이유정/에포크타임스

-현대 사회에서 정치인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과 자질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어려운 질문입니다. 제 경험 안에서만 말씀드리자면 우선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회의원 300명이 각각 국가 비전을 내놓고 경쟁하는 속에서 국민이 선택하도록 하는 게 정치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시류에 합류할 욕심과 유혹들도 많지만, ‘우리 사회를 이렇게 끌어 나가고 싶다’는 비전이 없으면 정치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야 할지, 자신이 뭘 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는지 답을 가진 사람이 정치를 하는 거지 국회의원 배지 달고 나서 배우겠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최소한 하고 싶은 게 뭔지는 가지고 있어야 국회의원 자격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겸손함입니다. 좋은 정치인, 착한 정치인이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활동 계획은 무엇이며, 국민들에게 어떤 정치인으로 남고 싶으신가요?

“요즘 저를 지지한다는 분도 많고 대통령 선거 나가라고도 하시고 팬이라면서 돈도 보내주세요. 이번 달에 수천만 원이 들어왔어요. 사람을 믿는 정치보다는 우리 자신을, 국민을 믿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그래서 ‘대표’ 대신 ‘대리인’이라는 단어를 씁니다. 대표는 1등으로 앞서 나가는 사람, 우두머리지만, 대리인은 우리 국민들의 숙주, 국민들의 뜻을 실천하는 도구라고 생각해요.”

“정치인으로서 제시간이 끝나면 뒤도 안 돌아보고 다시 일반 시민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국회의원은 KTX 타면 특실을 예약해주는데, 저는 절대 안 탑니다. 저는 일반으로 돌아갔을 때 특실 탈 형편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아예 그 맛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제 삶의 기준, 국회의원으로서 삶의 기준도 내가 다시 일반 시민으로 돌아갔을 때 누릴 만큼만 누리자, 그런 유혹에 빠지지 말자 그런 자세를 끝까지 한번 유지해보자는 거죠. 저는 의원실에서 항상 ‘00 님’이라고 불러요. 저 역시 ‘정훈 님’으로 끝까지 갔으면 좋겠어요.”

조정훈 의원은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후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행정대학원에서 국제개발정책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세계은행 동유럽지역국 거버넌스 선임 전문관, 팔레스타인 사무소 차석, 우즈베키스탄 사무소 대표를 지내며 국제경제개발 전문가로 활동했다. 아주대 세계학연구소 중앙아시아센터 소장 및 통일연구소 소장,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를 역임했다.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인재영입으로 입당했으며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시대전환을 창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