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인도 방문, 학생 2천명 가면 쓰고 환영…“색다르다” “기이하다” 엇갈린 반응

XU JIAN, China News Team
2019년 10월 16일 오전 12:45 업데이트: 2019년 10월 16일 오전 10:29

시진핑 주석의 인도 방문을 환영하는 인도 학생들의 특이한 행사를 두고 반응이 엇갈렸다.

인도 뉴델리TV(NDTV)에 따르면 10일 인도 남부 첸나이 콜라투르의 한 학교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문을 환영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날 이 학교 학생 2천명은 학교 운동장에 모여 시 주석의 간체식 한자 이름(习近平)을 형상화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학교 건물 한쪽 벽에는 시 주석의 대형 초상화가 걸렸고 그 앞에는 “진심으로 환영합니다”(hearty welcome)라는 노란 영어 글씨가 설치됐다.

특이한 점은 학생들이 모두 시 주석의 얼굴 사진으로 만든 가면을 쓰고 있었다는 것이다. 글자를 형상화한 학생들 뿐만 아니라 운동장에 모인 학생들도 같은 가면을 썼다.

시진핑 가면을 쓰고 환영행사를 펼치는 인도 학생들 | AFP=연합뉴스
시진핑 가면을 쓰고 환영행사를 펼치는 인도 학생들 | AFP=연합뉴스

2천명의 학생들이 한결같이 시 주석 가면을 쓰고 모여 있는 모습은 환영한다는 느낌보다는 기이한 분위기를 풍겼다. “색다르다”라는 반응과 부정적인 평가가 엇갈렸다.

이 행사는 홍콩 상황과 맞물리면서 더욱 묘한 여운을 남겼다. 홍콩 정부는 5일부터 ‘복면금지법’을 시행하고 있다. 시위대가 마스크를 쓰고 거리에 나가면 체포된다.

중국 관영언론들의 보도를 보면 더욱 이런 상황을 연상하게 된다. CCTV, 신화망 등 관영언론은 시 주석의 인도 방문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도 이 행사만은 빼놓고 전하지 않았다.

시진핑 가면을 쓰고 환영행사를 펼치는 인도 학생들 | AFP=연합뉴스
시진핑 가면을 쓰고 환영행사를 펼치는 인도 학생들 | AFP=연합뉴스

프랑스국제라디오방송(RFI) 중문판 등 외신은 “마스크가 홍콩 시위를 상징하는 상황에서 이 행사를 보도하는 데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홍콩 시위 상황에 대륙으로 확산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새로운 해석도 내놨다. “인도 학생들이 창의적”이라며 “가면을 쓴 것은 중국 당국에게 안면 스캔의 기회를 주지 않으려는 것”이라 평했다.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해 자국민을 감시하거나 해외에서 중국 공산당과 정부에 불리한 행동을 하는 인물들을 추적하는 상황을 풍자한 것이다.

이번 시 주석의 인도 방문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시 주석은 11~12일 이틀 간 인도에서 모디 총리와 제2차 비공식 정상회담을 가졌다. 1차 회담은 지난 2018년 중국 후베이성에서 진행됐다.

힌두스탄 타임스 등 현지언론은 인도 고위관료를 인용해 인도와 중국의 관계를 ‘적이자 우방frenemies)’이라는 단어로 묘사했다. 이 단어는 친구(friend)와 적(enemy)의 합성어다.

중국은 인도와 영토 분쟁을 겪고 있는 파키스탄을 지지해왔다. 인도로서는 화를 참고 손을 내민 형세다.

인도와 중국은 세계 최다 인구국가이자 국경분쟁을 겪고 있는 적대관계다. 중국은 인도가 미국과 가까워지는 것을 경계하지만, 모디 총리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환영을 받은 바 있다.

인도 정부는 미국, 호주, 일본 등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중국의 공산주의에 맞서 대항전선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번 양국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짧은 만남’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시 주석 역시 인도 방문 며칠 전에야 정상회담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