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활동가 데이비드 킬고어 노환으로 별세…향년 81세

한동훈
2022년 04월 8일 오후 1:51 업데이트: 2022년 04월 8일 오후 3:33

데이비드 킬고어 전 캐나다 아태지역 국무장관이 5일(현지시각)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1세.

킬고어 전 장관의 유족은 이날 고인이 급성 폐렴으로 사망했다며 고통 없이 편안하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1941년생인 고인은 1966년 캐나다 토론토대 법대를 졸업하고 앨버타주 검사로 공직생활을 시작했으며, 1979년 처음 하원의원으로 선출됐고 이후 자유당 내각에서 캐나다 아태지역 국무장관을 지냈으며, 2006년 정계를 은퇴한 후 인권활동가로 활동해왔다.

중국에서 금지된 수련단체인 파룬궁(파룬따파) 수련자들에 대한 탄압과 강제 장기적출 범죄를 조사했으며 2006년 캐나다 인권변호사 데이비드 마타스와 함께 이에 대한 보고서를 펴내기도 했다. 2009년 이 공로를 인정받아 국제인권상을 수상했으며 2010년 노벨 평화상 후보로도 올랐다.

이후 전 세계를 순회하며 중국 공산당의 파룬궁 탄압과 강제 장기적출 범죄를 알렸으며 가장 가깝게는 지난해 캐나다 상원에서 중국과 연계된 장기 밀매 범죄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고인은 파룬궁 탄압뿐만 아니라 르완다 대학살, 수단 다르푸르 학살 등 국제적 인권사태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왔다.

파룬따파 측은 트위터에 올린 추모사를 통해 “고인은 용감하고 친절한 인권의 수호자이자, 중국과 전 세계의 수백만 명을 향해 중국 공산당의 강제 장기적출 범죄를 밝혀내고 비판한 최초의 사람 중 한 명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유대인 단체 비나이 브리스의 마이클 모스틴 대표는 “고인의 죽음은 캐나다에 큰 손실”이라며 “고인은 가장 억압받는 사람들을 지켜준 열정적인 인권 수호자였으며, 매우 친절하고 낙천적인 인물이었다. 항상 우리에게 용기와 영감을 주었던 고인을 그리워할 것”이라며 애도를 표했다.

국제엠네스티 캐나다지부 전 사무총장 알렉스 네브는 트위터에 “고인이 베풀었던 여러 차례의 협력과 도움에 감사드린다”며 “고인의 열정, 신념, 자비는 우리의 유산으로 남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인권단체인 홍콩 워치의 공동 설립자인 베네딕트 로저스는 “고인은 나의 개인적, 정치적, 정신적 영웅들 중 한 명”이라며 “홍콩 워치의 강력한 후원자였던 고인을 우리 모두 매우 그리워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제임스 무어 전 캐나다 보수당 의원 겸 산업부 장관은 “고인은 진정한 신사이자 일류 국회의원이었다”며 “신참이었던 내게 선배 의원으로서 값진 조언을 주었다. 정말 훌륭한 사람”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