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 사태 터진 바로 그날, 강남 클럽으로 수천명이 몰렸다

김연진
2020년 05월 9일 오후 5:37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3:35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클럽에서 ‘집단 감염 사태’가 터졌다.

우려했던 황금연휴에, 우려했던 유흥시설에서 그야말로 폭탄이 터진 셈이다.

초기 발병자로 추정되는 용인 66번 확진자가 이태원 클럽을 방문하면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0시 기준 전국의 신규 확진자는 18명으로 집계됐다. 그중 17명은 지역사회 감염으로, 이태원 클럽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의 여파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전국 유흥시설에 한 달간 운영을 자제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렇게 정부에 비상이 걸렸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서울 강남역 인근 유흥시설이 북적였다.

이태원 클럽에서 집단 감염이 터진 날이었던 지난 8일, 소위 말하는 ‘불타는 금요일’에 젊은이들은 클럽으로 향했다.

이태원에서 집단 감염 사태가 벌어지자 이번에는 강남으로 몰린 것일까.

젊은이들은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채 다닥다닥 붙어 클럽 안으로 몰렸다. 밖에서 대기하는 줄도 수십미터에 달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실제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강남역 인근 클럽과 술집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인증하는 사진들이 다수 게재됐다. 클럽 내부 사진도 공개돼 충격을 안겼다.

클럽들은 정부의 행정명령도 무시하고 버젓이 영업을 이어갔고, 젊은이들은 “나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이곳에 모여들었다. 마치 불을 향해 몸을 던지는 불나방처럼.

지난 8일 밤 12시께, 강남의 한 감성주점을 찾은 대학생(23)은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집단 감염이 일어난 곳은 이태원이기 때문에, 강남은 괜찮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9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가용한 모든 자원을 활용, 최선을 다해 확산 차단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과 관련해 모든 방문자에 대해 진단 검사를 실시하라고 관계기관 등에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