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연구진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백신 맞으면 더 잘 감염”

한동훈
2021년 04월 12일 오후 4:45 업데이트: 2022년 12월 29일 오후 4:18

남아프리카 공화국 변종 중공 바이러스(코로나19)는 백신 미접종자보다 화이자 백신 접종자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논문은 동료 연구자들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인 B.1.351은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보다 맞은 사람에게 8배 더 많이 나타났다.

백신 접종자의 남아공 변이 감염률은 5.4%인데, 미접종자의 감염률은 0.7%로 낮았다.

텔아비브 대학의 아디 스턴 교수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2차 접종을 완료한 그룹에서 남아공 변이 비율이 불균형적으로 높았다”며 “이는 남아공 변이가 백신의 예방효과를 일정 부분 무력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화이자 백신을 1회 이상 접종한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 또한 백신을 맞지 않고 중공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 같은 숫자(400명)로 모집해 대조했다.

모더나 백신도 이스라엘에서 사용되고 있으나 이번 연구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 대해서는 화이자 백신이 원래 바이러스와 영국 변이에 비해 남아공 변이에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을 실제 데이터에 근거해 보여준 세계 최초의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연구팀의 스턴 교수는 예상 밖 결과에 놀라움을 나타내면서도 남아공 변이가 어느 정도 백신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졌지만 “그렇다고 급속하게 확산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연구논문은 동료 학자들의 상호 검증을 거쳐야 하는 예비단계 상태다.

스턴 교수는 이와 관련 이스라엘 보건당국에 남아공 변이에 대한 역학적 감시와 체계적인 염기서열화 작업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한 연구임을 강조했다.

AFP통신은 이번 연구를 인용, 남아공 변이 감염자는 이스라엘 전체 코로나19 감염자 1% 미만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화이자 백신의 예방 효과가 뛰어나지만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같은 수준의 보호를 제공하지는 못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스라엘은 백신 접종률이 54%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다. 백신 접종자에게 특혜를 제공하는 ‘백신여권’도 발급,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