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의 사과 “모든 게 제 부덕의 소치, 전 매니저 향한 비난 멈춰달라”

이서현
2020년 07월 6일 오후 2:52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2:34

원로배우 이순재가 전 매니저 사건과 관련해 직접 작성한 입장문을 통해 정식으로 사과했다.

이순재는 지난 5일 “소속사에서 이미 공식 입장문을 냈지만, 오랫동안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살아온 배우로서 사과 말씀을 정확히 밝히는 게 도리라고 생각되어 글을 쓰게 됐다”라며 입장문을 쓰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이순재의 전 매니저 김씨는 SBS를 통해 소속사와 이순재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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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3월부터 2달간 이순재의 매니저로 일했다.

그 기간에 이순재 가족의 허드렛일을 도맡고, 평균 주 55시간 넘게 일했지만 4대 보험도 없이 기본급을 180만원 밖에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두 달 만에 해고됐지만,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아 회사에 따지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순재 측은 보도 내용은 왜곡되고 편파적이라고 주장했고, 다른 전직 매니저들도 SNS 등을 통해 이 같은 주장을 거들었다.

문제를 제기했던 김씨는 자신을 거짓말쟁이로 몰아가고 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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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하게 대립하던 중 이순재는 입장문을 통해 전 매니저에게 직접 사과했다고 밝히며, 그에 대한 비난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이순재는 “일련의 사태는 자신에게 철저하고 타인을 존중해야 한다는 오랜 제 원칙을 망각한 부덕의 소치였음을 겸허히 인정한다”며 “이 점에 대해 지난 금요일(3일)에 전 매니저와 통화하며 그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공감했으며 사과를 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 매니저가 언론에 제기한 내용이 맞고 그분께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한다”라고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사적인 일을 시켰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가족의 일과 업무가 구분되지 않은 것은 잘못됐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또 앞으로 들어올 매니저는 어떤 업무를 맡든 무조건 4대 보험을 처리해달라고 소속사 대표에게도 요청했음을 밝혔다.

최근에는 많이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매니저들이 스타의 공식적인 스케줄 외에 개인 일정을 도와주는 일은 비일비재하다고 알려져 있다.

스케줄을 위해 아침에 스타를 깨우고 식사를 챙기다 보면 스타의 아이나 반려견을 돌봐주고 은행 일을 대신하게 되기도 한다는 것.

그동안 이런 일은 연예계에서 ‘관행’처럼 굳어져 있었다.

KBS 2TV ‘해피투게더4’

이순재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이번 일을 통해 저도 함께 일하는 매니저들, 업계 관계자들이 당면한 어려움을 잘 알게 됐다”며 “팔십 평생을 연기자로 살아온 사람으로서 그들의 고충을 깊이 헤아리지 못한 점을 고통 속에 반성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앞으로 남은 삶 동안 제가 몸담고 있는 업계 종사자들의 권익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실천하는 삶을 살겠다. 더 나아가 비슷한 어려움에 당면한 분들께 도움이 되고 용기를 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