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앞둔 푸바오에게 사육사 할아버지가 일부러 흔한 ‘토끼풀’로 화관 만들어 준 이유

황효정
2023년 05월 22일 오후 5:04 업데이트: 2023년 05월 22일 오후 5:04

사육사 할아버지는 이별을 앞둔 아기 판다에게 “아주 많이 사랑한다는 걸 꼭 기억하라”고 당부했다.

지난 13일 에버랜드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요즘 한창 만개한 토끼풀 꽃으로 화관을 만든 사육사가 아기 판다 푸바오에게 선물하는 내용이 담긴 영상이 게재됐다.

이날 ‘판다 작은할아버지’라 불리는 송영관 사육사는 “매년 이맘때가 되면 화관을 만들어줬다. 벌써 3년 차”라며 올해도 어김없이 화관을 만들었다.

사육사가 화관을 만들기 위해 고른 꽃은 방사장에 흔하게 피어있는 토끼풀 꽃이었다.

유튜브 ‘에버랜드 – EVERLAND’
유튜브 ‘에버랜드 – EVERLAND’
유튜브 ‘에버랜드 – EVERLAND’

사육사는 “동물들은 오감이 발달돼 있어서 기억력이 아주 좋다”며 “굉장히 흔한 꽃이지만 여기서의 생활에서 이 꽃을 기억하고 어디서든 이 꽃을 만나면 추억을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곧이어 사육사는 “기억나지? 매년 이맘때쯤 네 머리 위에 얹어지던 화관”이라면서 완성한 화관을 푸바오의 머리에 씌워주었다. 그러면서 당부를 건넸다.

“그 냄새 꼭 기억해. 그 꽃을 꼭 기억해야 돼. 어디서든 흔하게 볼 수 있어서 그 꽃의 향기를 맡으면 이곳의 추억이 되살아날 거야. 알았지, 푸바오? … 내년에도 해주게 되면 진짜 크게 만들어줘야겠다…”

푸바오는 중국의 판다 관리 규정상 앞으로 1년 뒤 중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푸바오가 태어날 때부터 가장 가까이서 돌봐온 사육사들과의 이별이 멀지 않았다는 의미다.

송바오의 브런치

사육사는 또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 “꼭 기억하렴”으로 시작되는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기억해. 먼 훗날, 암컷 판다로 살아가다가 너무 힘든 일을 겪고 지쳐서 손가락 하나조차도 움직일 힘이 없을 때…

누군가 댓잎 새순을 하나하나 모아서 너의 입에 넣어 준다는 건, 너를 아주 많이 사랑한다는 거야. 너를 아주 많이 응원한다는 거야. 지치고 힘들 땐 너를 사랑하고 응원하는 가족들이 있다는 걸, 꼭 기억하렴”

푸바오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이별을 앞두고 이곳에서의 추억과 사랑을 간직하게 하고 싶은 사육사의 마음은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