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 배후설 부인…“미국과 전쟁 준비는 돼 있다”

이란 사령관 "미군 기지·항공모함 이란 미사일 범위 내에 있어" 경고

잭 필립스
2019년 09월 17일 오후 2:46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전 11:59

이란 관리들이 16일(현지시간) 사우디 석유 시설의 공격 배후로 이란을 강하게 지목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발언에 뒤이어 각각 다른 반응을 보였다.

이란 타스님 통신에 따르면, 이란 외무부 대변인 아바스 무사비는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5년여에 걸쳐 예멘에 대한 계속된 침략행위와 각종 전쟁범죄로 이 지역에 전쟁의 불씨를 부채질하고 있다”며 “반면, 예멘인들은 지금껏 전쟁과 침략에 반대한다는 것을 증명해왔다”고 말했다.

무사비 대변인은 폼페이오 장관의 언급에 대해서도 “헛되고 맹목적인 비난과 발언은 이해할 수 없고 의미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같은 공식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한 사령관은 이란이 미국과 전쟁을 벌일 ‘준비’가 돼 있다고 타스님 통신에 밝혔다.

이란혁명수비대의 공군 사령관인 아미랄리 하지자데는 “이란에서 최대 2000km 떨어진 모든 미군 기지와 항공모함이 우리의 미사일 범위 내에 있음을 알아야한다”고 미국에 경고했다 .

아델 압둘-마흐디 이라크 총리도 성명을 내고 자국 영토가 이번 공격에 사용됐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를 부인했다. AP통신은 마흐디 총리가 “이라크는 자국의 영토가 주변국을 공격하는 데 이용되는 걸 금지하는 헌법을 준수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사건의 공격 주체로 이란을 지목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위터에서 이란이 사우디의 유전과 정유공장에 대해 ‘거의 100건의 공격’을 배후 조정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란은 세계 에너지 공급에 전례 없는 공격을 감행했다”고 말하고 “이번 공격이 예멘에서 발생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이후 폼페오는 모든 국가들에게 이 공격을 비난할 것을 촉구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아브카이크 석유시설에 화재가 발생해 시커먼 연기가 치솟고 있다. 2019.9.14.|Reuters=Yonhapnews(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아브카이크 석유시설에 화재가 발생해 시커먼 연기가 치솟고 있다. 2019.9.14.|Reuters=Yonhapnews(연합뉴스)

그는 트위터에 “미국은 에너지 시장이 잘 공급되도록 파트너 및 동맹국들과 협력할 것”이라면서도 이란에 대해서는 “침략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란 지원을 받고 있는 후티 반군은 사우디 석유 생산량의 절반 이상과 전세계 공급량의 5%이상을 앗아간 이번 공격 주체가 자신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세계 최대 석유 가공 시설을 보유한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이번 공격으로 국제 유가는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이 “안보와 안정을 위해 왕국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사우디 언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