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 이송 중인 구급차 막아 세운 택시 기사, 결국 환자는 사망했다

김연진
2020년 07월 6일 오전 11:31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2:35

구급차와 접촉사고가 난 택시. 택시 기사는 “사고를 먼저 처리해야 한다”라며 응급환자를 이송 중인 구급차를 막아 세웠다.

결국 응급환자는 목숨을 잃었다.

해당 사건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알려지자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는 중이다.

MBC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응급환자가 있는 구급차를 막아 세운 택시 기사를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A씨가 작성한 청원글이 올라왔다.

A씨는 구급차에 탑승해 있던 응급환자의 아들이었다.

그는 “폐암 4기 환자인 80세 어머니가 호흡이 가빠지고 통증을 호소해 사설 구급차를 불러 응급실로 가던 중, 택시와 접촉사고가 났다”고 입을 열었다.

이에 구급차 운전자는 “응급환자가 있으니 우선 병원부터 가자”고 부탁했다. 그러나 택시 기사는 “(환자가) 죽으면 내가 책임진다니까”라며 구급차를 막았다.

A씨 측 블랙박스 영상 캡쳐

사고 현장에서 약 10분간 실랑이가 이어졌다. 결국 A씨는 다른 구급차를 불러 어머니를 대학병원 응급실로 이송했다.

그날 오후 9시께, A씨의 어머니는 목숨을 잃었다.

지난 4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한 A씨는 “(병원에 도착하고) 어머니가 하혈하는 걸 봤다. 의사들도 긴박한 상황임을 알고 하혈의 원인을 찾기 위해 내시경을 진행했다”라며 “대장 내시경을 준비하던 중에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또 “그 사람(택시 기사) 이름, 나이도 모른다. 사과 전화도 없었다”며 택시 기사에게 어떤 사과의 말도 듣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한편, 해당 청원은 6일 오전 11시 기준 55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