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432Hz로 튜닝하면 ‘힐링효과 있다’

2015년 08월 20일 오후 1:53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3:29

어떤 기준음고가 좋은지는 음악계의 해묵은 논쟁 중 하나다. 기준음고(표준음고)는 음악을 연주하거나 악기를 제조할 때 기준이 되는 음(tone)의 높낮이를 말한다.

예를 들어, 7음 음계 ‘도-레-미-파-솔-라-시’에서 첫음 도의 높이로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전체 음계의 높낮이가 달라진다. 노래방을 생각하면 쉽다. 고음역대가 많은 노래를 부를 때 음을 낮춰 부르면 좀 더 편안한 것과 같은 이치다.

오늘날 음악계에서는 라(A)음을 440Hz에 맞추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 “440Hz에 튜닝한다”고도 한다. 이때 단위는 Hz(헤르츠·Herz)를 사용한다. 소리의 높낮이는 주파수로 나타내는데, 주파수는 단위시간(1초)에 진동이 몇 주기 반복되느냐를 나타낸다. 1초에 진동이 1주기 발생된다면 1Hz가 된다. 진동이 많을수록 높은 소리가 나고 적을수록 낮은 소리가 난다. 즉, 라음을 440Hz로 튜닝한다는 표현은 1초에 440번 진동할 때 나는 소리를 라음으로 삼는다는 뜻이다.

이런 기준음고(표준음고)는 50년대에 정해졌다. 1953년 국제표준기구(ISO)는 오케스트라를 조율하는 기준인 라(A)음을 440Hz로 규정했는데, 이를 A440라고 표기한다.

따라서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하거나 악기제조업체에서 악기를 만들 때, 440Hz의 라음을 기준으로 한다. 악기를 조율할 때 사용하는 조율피리(피치파이프)나 소리굽쇠 역시 440Hz를 기준으로 한다.

다른 음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다. A440음이 너무 ‘딱딱하다’며 기피하는 작곡가와 음악가도 있고, 국가에 따라 민속음악에서 다른 음을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음악을 이용한 힐링 분야에서는 432Hz를 선호한다. 임상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인체의 70%를 차지하는 물(수분)에 432Hz의 파장이 치유효과를 낸다는 이유에서다.

싸이매틱스 연구,
음악이 만든 432Hz 시각적 패턴
440Hz로 조율된 것보다 조화롭다

음악연구가 마리아 레놀드(Maria Renold)는 432Hz음이 “더 인체에 적합하다”고 말한다. 레놀드는 20년 동안 세계각국 수천 명에게 440Hz와 432Hz로 튜닝된 음악을 들려주고 비교하는 실험을 한 결과 90%의 사람들이 432Hz로 튜닝된 음악을 선호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432Hz 음악을 표현할 때 “완전한, 정확한, 평화로운, 햇살 같은”이라는 형용사를 사용했고, 440Hz 음악에 대해서는 “불편한, 억압적인, 편협한”이라고 묘사했다고 한다. 다만, 이런 차이는 실제 악기를 연주해 녹음한 음악을 들려줬을 경우에만 발생하며, 전자음을 이용한 음악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432Hz로 튜닝하면 성대에 부담이 덜 간다고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세계적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와 이탈리아의 소프라노 레나타 테발디 이 두 사람은 기준음을 432Hz로 맞춰 노래하면 성대에 부담을 훨씬 덜 느꼈다고 했다. 살짝 음이 낮아지니 그러했을 듯.

432Hz로 튜닝한 음악이 특별한 파장을 일으킨다는 설명도 있다. 진동을 시각화하는 싸이매틱스(cymatics) 연구자은 440Hz와 432Hz로 튜닝한 음악이 각각 수면에 미치는 파장을 분석하면 432Hz쪽이 더 조화로운 모양을 나타낸다고 한다. 조화로운 모양이 우리 신체에 어떤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싸이매틱스 연구자들은 432Hz가 ‘3’이라는 숫자와 관계 깊은 것만은 분명하다고 한다.

신비주의적 설명도 있다. 지구의 자전축이 23.5도 기울어짐으로 인해 하늘의 북극은 2160년마다 30도씩 움직이게 되는데, 이를 세차운동이라고 한다. 학자들마다 이견이 있지만 대체로 1회전(360도) 하는데 25920년이 걸리는데, 이를 60으로 나누면 432가 된다. 즉, 432가 우주의 운행주기와 관련 있다는 주장이다. 이밖에 태양과 달의 지름과 연관이 있다는 설명도 있다.

또 일설에 따르면, 고대 그리스와 이집트의 음악가들 역시 432Hz로 조율했다고 한다.

그냥 432Hz가 더 편안하게 들린다는 사람도 있다. 불가리아 국립 음악원 이반 야나키에프(Ivan Yanakiev) 지휘자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제1번 G장조를 432Hz로 튜닝해 연주하니 “새롭고 탁월하며 순수한 빛과 에너지가 방출돼 방안을 가득 채웠다”고 한다. 야나키에프는 2013년 432Hz로 조율된 악기만으로 편성된 ‘432 오케스트라’를 결성, 순회연주를 다닌다.

그렇다면 440Hz가 국제표준으로 설정된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미국 악기제조업체 때문이라는 설이다. 미국내 콘서트홀의 평균 실내온도를 고려하면 440Hz 악기가 가장 듣기 좋은 소리를 낸다는 주장이었다.

영국 과학자들도 440Hz를 지지했다. 콘서트홀 때문은 아니지만 목관악기를 연주할 때 가장 듣기 좋은 소리가 나는 악기온도를 연구해보니 440Hz로 가장 적합했다는 설명이다.

또 50년대 세계음악시장을 주도했던 미국의 재즈 연주자들이 440Hz를 선호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음반 판매량을 좌우지했던 재즈 연주자들의 주장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심지어 나치의 음모론을 펴는 이들도 있다. 440Hz 채택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1940년대 나치 선전장관이었던 요제프 괴벨스가 프랑스 음악가들에게서 음악계 주도권을 빼앗아 오기 위해 440Hz를 지지했고, 이 영향이 50년대까지 이어졌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살펴보니 설이 참 많다. 440Hz와 432Hz, 당신의 선택은 어느 쪽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