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일본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 협력 적극 지원”

한동훈
2023년 03월 18일 오후 8:19 업데이트: 2023년 03월 18일 오후 8:19

尹 “보편적 가치 공유하는 국가간 연대와 협력 중요”
대통령실 “중단된 경제 분야 장관급 협력 채널 복원”

윤석열 대통령은 반도체와 배터리 등 첨단 신산업 분야에서 한일 양국의 경제협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17일 일본 도쿄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양국 협력을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은 한일 양국 정상이 전날 양국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미래지향적 경제협력 비전을 구체화하고 양국 경제인 간 교류·협력 확대를 위해 마련됐다.

한국 측에서는 전경련 김병준 회장 직무대행, 한일경제협회 회장, 4대 그룹 회장, 전경련 회장단 등 12명의 경제인이 참석했고, 일본 측에서는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헤협회장 등 11명이 참석했다.

한국 대통령이 한일 경제인 행사에 참석한 것은 2009년 6월 이명박 대통령 방일 기간 개최된 ‘한일 경제인 간담회’ 이후 14년 만이다. 재계에 따르면, 4대 그룹 회장이 한일 경제인 행사에 전원 참석한 것은 약 20년 만에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전 세계가 직면한 복합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 중요하다”며 한일 양국이 공급망, 기후변화, 첨단 과학기술, 경제안보 등 다양한 글로벌 아젠다에 대해 공동으로 협력하고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편적 가치’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내세운 가치외교의 주요 개념으로 자유·인권·법치를 가리킨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발간한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링크)에 따르면, 한국은 보편적 가치에 기초한 규칙기반 질서의 강화’를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목표로 삼고 있으며,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중국 공산당의 도전에 맞서 수립한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과 합치하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공급망, 첨단 과학기술, 경제안보” 등도 역시 공산주의 중국의 위협을 마주한 인도-태평양 민주진영 국가들이 공통으로 내새우는 협력 과제들이다.

일본과의 복잡한 역사적 문제들을 일단락 짓고 미래지향적 협력을 내세운 윤 정부의 비전은 당면한 최대 위협인 중국 공산당의 팽창주의에 맞서기 위해 역내 민주 진영 세력과의 연대 강화가 최우선 과제라는 시각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 전환,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미래 첨단 신산업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의 여지가 크다”며 “한국의 반도체 제조기업들은 일본의 반도체 소재 장비업체들과 긴밀히 공급망이 연계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한국 배터리 업체들과 합작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면서 “양국 정부는 한일 기업인들이 마음 놓고 교류하고 혁신적인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한일 관계 개선을 계기로 양국 경제인들이 더 희망을 갖고 역동적으로 사업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 수석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한일 정상회담과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등을 계기로 그동안 중단된 재무·산업통상자원·과학기술 등 경제 분야 장관급 협력 채널을 조속히 복원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