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외교활동, 오로지 국익 위한 것…많은 성과 거양”

이윤정
2022년 10월 4일 오후 4:23 업데이트: 2022년 10월 4일 오후 5:47

대통령실 “가치외교·경제외교 성과”
‘자유’ 위한 국제연대 강화
핵심 광물·반도체 등 공급망 강화
‘세일즈외교’ 본격화·첨단산업과 스타트업 투자 유치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의 외교활동은 오로지 국익을 위한 것이고 이번 순방에서 많은 성과를 저는 거양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10월 4일 오전 서울 용산 청사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야권을 중심으로 순방 논란이 정쟁화하는 데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의 5박 7일간의 해외 순방 성과로 주요 우방국과의 정상회담을 통한 연대 강화 및 주요 현안 해결과 세일즈 외교를 통한 경제외교 성과 등을 꼽았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10월 2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최근 윤석열 대통령 해외 순방에 대해 “자유와 연대를 되새긴 시간, 견고해진 국익과 동맹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가치 외교 : 자유 위한 연대 강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월 2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첫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자유를 위한 국제 연대 강화’라는 핵심 기조를 각인한 점을 큰 성과로 꼽았다. 대통령실은 “변환기 국제문제 해법으로 자유와 연대를 제시하고, 에너지·기후·보건위기·디지털 격차 등 주요 국제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의 적극적 기여 의사를 표명했다”며 “세계시민을 위해 가난, 전쟁, 인권유린, 대량살상무기로부터 자유를 수호하는 책임 있는 국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줄 것임을 연설을 통해 천명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의 한국 방어를 위한 굳건한 방위 공약을 재확인하고 총체적인 대북 확장 억제 대응 패키지에 대한 논의를 평가했다”며 “7차 핵실험 같은 북한의 심각한 도발 시 한미 공동대응 조치를 즉각 이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주요 우방국과의 연대를 강화한 점을 부각했다. 윤 대통령이 이번 순방 기간에 방문한 국가가 한국전 3대 참전국(미국·영국·캐나다)인 점을 강조하며 “핵심 우방국인 이들과의 연대 및 협력 기반을 한층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영국에서의 성과에 대해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에 참석하고, 찰스 3세 국왕과의 환담 및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와의 상견례를 통해 자유세계와 연대 강화 의지를 재확인했다”며 “영국 측은 윤 대통령의 국장 참석에 대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의를 표명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영국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총리가 타던 방탄차 및 전문 기동요원, 경호차를 제공하는 등 최고의 예우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월간조선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이번 경호 수준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2021년 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영국을 방문했을 때보다 한 차원 높은 단계였다. “이런 수준의 예우는 놀랄 만큼 이례적”이라는 게 영국 경호팀의 전언이다.

미·일·독·加 정상들과 회담…현안 해결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9월 22일, 미국 뉴욕에서 30분 동안 약식으로 정상회담을 했다. |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21일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등을 만났다.

대통령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 대통령 간의 환담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 금융 안정을 위한 유동성 공급, 대북확장억제 등 당면 문제의 해결 가능성을 높이고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만남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보여준 예우는 매우 각별했다는 후문이다. 월간조선은 “미국 뉴욕시경(NYPD)이 윤 대통령의 뉴욕 방문 당시 경호대형 앞뒤로 순찰차를 배치해 대형을 감싸고 에스코트했다”며 “뉴욕시경 관계자는 이를 두고 ‘이례적이고 가장 적극적인 조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기시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대해선 “2년 9개월 만에 정상회담을 개최해 관계 개선의 전기를 마련했다”며 “한일 양국은 앞으로 외교당국 간 협의 가속화 및 정상 차원의 지속적인 소통을 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평가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회담 관련해선 “양국은 공급망 교란과 같은 경제 안보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키로 합의했다”며 “한반도와 우크라이나 등 주요 지역·글로벌 이슈에 대한 공조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윤 대통령은 22일에는 캐나다로 이동해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 관계는 내년도 한-캐나다 수교 60주년을 앞두고 기존 전략적 동반자관계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관계’로 격상됐다.

경제 외교 성과

윤석열 대통령이 9월 23일(현지 시간) 캐나다 오타와 맥도날드경 빌딩에서 열린 한-캐나다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통령실은 세일즈 외교를 통한 경제외교 부문의 성과에도 주목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으로 첨단산업과 스타트업 투자 유치를 통해 세일즈 외교를 본격화했다”며 “핵심 광물·반도체 등 첨단산업 공급망을 강화하는 성과를 이뤘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미국 방문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양국 경제·기술동맹의 밑바탕인 한미FTA 정신을 실효적으로 IRA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29일 방한한 해리스 부통령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한미FTA 정신에 기반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재차 밝힌 바 있다.

김 홍보수석은 “해리스 부통령이 IRA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고 했고, 미 상원에서는 세액공제 3년 유예를 골자로 하는 IRA 개정안이 발의됐다”고 설명했다.

세일즈 외교 성과와 관련해 “반도체, 전기차 등 북미지역 첨단산업 분야 7개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총 11억 5000만 달러(1조 60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며 “이는 2002년 이후 대통령 순방 시 유치한 신고 금액으로 역대 최대 규모”라고 부연했다.

대통령실은 한미 간 금융안정을 위해 한미 통화 스와프를 포함하는 유동성 공급장치 실행을 위한 협력에 합의했다는 점도 언급하며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7월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예방, 9월 바이든 대통령과의 만남을 통해 양국이 공감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모태펀드를 운영하는 한국벤처투자와 미국의 벤처캐피탈(VC) 3개 사가 총 2억1500만 달러(약 2800억 원) 규모의 공동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한미 공동펀드는 K-스타트업의 투자유치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으로 나가는 데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윤 대통령은 뉴욕대가 주최한 ‘디지털 비전 포럼’에 참석해 ‘뉴욕 구상’을 발표하고 이를 조만간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으로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 카이스트와 뉴욕시는 카이스트의 우수한 기술력과 뉴욕의 활발한 창업·투자 환경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자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대통령실은 첨단산업 공급망 강화와 관련해 세계 1위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의 R&D 센터 투자 유치를 끌어낸 점도 성과로 언급하며 “‘글로벌 BIG 4 반도체 장비업체’의 한국 내 공급망을 완성했다”고 강조했다.

캐나다에서는 트뤼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과 인공지능(AI)·디지털 분야 등에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대통령실은 “한-캐나다 기업·기관 간 4건의 핵심 광물 협력 MOU를 체결했다”며 “자원 부국인 캐나다와 수소·천연가스 등 에너지 공급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김 홍보수석은 “어느 때보다 외교가 중요한 시점”이라며 “우리에게 외교란 도약이냐, 도태냐를 결정하는 담장 위를 걸어가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장래를 위해 국민과 국익을 지켜갈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외교 일정을 마친 이제 다시 민생에 집중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