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비메오, 마이클 린델 대선 ‘부정선거’ 다큐 영상 삭제

이은주
2021년 02월 8일 오후 3:00 업데이트: 2023년 06월 16일 오후 4:21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부정선거 다큐멘터리 영상을 삭제했다. 또 다른 동영상 플랫폼 비메오(Vimeo)도 같은 영상을 내렸다. 

유튜브와 비메오가 삭제한 동영상은 “확실한 증거(Absolute Proof)”라는 제목의 2시간 짜리 다큐 영상이다. 영상은 지난해 11월 3일 미 대선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다큐는 미국 베개제조업체 ‘마이필로우’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린델이 제작한 것으로 2020년 미 대선 선거 당일과 개표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전문가들과 조목조목 짚어보는 형식이다.

유튜브와 비메오는 해당 영상 원본을 삭제하고, 다른 계정으로 업로드된 복제본까지 모두 삭제해 이용자들이 영상을 시청할 수 없도록 했다.

페이스북은 해당 영상이 포함된 게시물에 라벨 표시를 부착했다.   

유튜브 대변인 알렉스 조셉은 6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우리는 대통령 선거의 청렴성 정책에 따라 ‘세이프 하버 데드라인’(safe-harbor deadline)이 지난 뒤 올라오는 콘텐츠를 삭제한다”고 밝혔다. 

그는 여기에는 사기와 오류, 결함으로 인해 2020년 미 대선 결과가 바뀌었다는 부정선거 관련 주장이 담긴 내용이 포함된다면서 “이 정책에 따라 (린델의) 영상을 삭제했다”고 말했다.  

마이클 린델의 2020 미국 대선 부정선거 다큐가 유튜브에서 ‘정책 위반’으로 삭제됐다. | 화면 캡처

앞서 지난해 12월 초 유튜브는 이 같은 방침을 밝히며 부정선거 관련 내용을 삭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세이프 하버 데드라인은 선거인단 선출 마감시한이다. 이번 대선에서는 12월 8일이었다. 이날 선거인단 선출이 마무리되면 같은 달 14일 투표를 통해 대통령 당선인을 최종적으로 확정 짓는다. 유튜브는 이 기한이 지났기 때문에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는 게시물은 삭제하겠다는 것이다. 

WP에 따르면 비메오는 부정선거 내용을 담은 린델의 영상이 자사의 정책을 위반했기 때문에 삭제한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영상은 린델의 개인 웹사이트와 보수 성향의 원아메리카뉴스네트워크(OANN)에서 볼 수 있다. 개인 웹사이트에 올라온 영상은 스트림호스터에 의해 제공되고 있다. 

린델은 에포크타임스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 영상을 보고 집중하라”고 말했다. 

린델은 OANN에 영상을 올리기 위해 몇 시간 동안 광고비를 지불했다고 말했다. 

OANN은 린델의 영상을 제공하고는 있지만 영상 도입부에 내레이터의 설명을 포함시켜 방송사 측 입장을 밝혔다. 

영상에서 내레이터는 “린델씨는 이 프로그램(영상)의 유일한 작가이자 프로듀서며, 해당 콘텐츠에 대해 독점적 책임을 갖고 있다”며 “이는 OANN의 보고의 산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진술과 주장은 지금 상황에서는 단지 견해로만 제공되며 이미 정해진 사실로 해석되거나 받아들여질 의도가 없다고 설명했다. 

마이클 린델의 미국 2020대선 부정선거 다큐 ‘확실한 증거'(Absolute Proof) | michaeljlindell.com

린델이 빅테크의 규제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트위터는 지난 2일 린델의 개인 계정을 차단한 데 이어 마이필로우 계정까지 정지시켰다. 트위터 사용이 가로막힌 린델이 회사 계정을 사용해 트위터의 조치를 회피했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그는 회사 계정으로 여러 게시글을 올렸는데 “이런 때 마이필로우를 지지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잭 도시는 나를 없애려고 한다”, “우리는 매우 바쁘게 배송을 처리하고 있고 최대한 빠르게 사람들을 채용하고 있다”, “잭은 적발될 것이고 모든 게 밝혀지면 (그는)감옥에 가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린델은 트위터의 계정 조치와 관련해 “그들이 내 회사에 이런 일을 했다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 그들은 나를 파괴하려고 한다”고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줄곧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온 린델의 회사는 최근 불매 운동에 직면했다. 

미 최대 주방·욕실용품업체인 ‘베드배스앤비욘드’를 비롯해 콜스, 웨이페어 등 대형 소매업체들이 마이필로우 제품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나섰다. 

린델은 이들 업체가 정치적으로 동기를 부여한 ‘캔슬 컬쳐’에 동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캔슬 컬처란 기업이나 공인이 잘못을 저질렀을 경우 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는 일종의 불매 운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