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문제 제기에 인터넷 속도 저하 사과한 KT 대표

김우성
2021년 04월 22일 오후 2:10 업데이트: 2021년 04월 23일 오후 3:45

구현모 KT 대표가 최근 불거진 ‘KT 기가인터넷 속도 저하’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지난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에 참석한 구 대표는 “많은 분들이 KT 기가인터넷을 사랑해주시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죄송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구현모 KT 대표 / 연합뉴스

전날 KT는 홈페이지에 임직원 일동 명의로 ’10기가 인터넷 품질 관련 사과의 말씀’이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게시했다.

게시글에서 “품질 저하의 발생 원인을 파악한 결과, 10기가 인터넷 장비 증설과 교체 등 작업 중 고객 속도 정보 설정에 오류가 있었음을 확인했다”면서 “앞으로 오류를 자동으로 파악하는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보완해 인터넷 이용 고객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속도 정보 오류가 확인된 고객들에게는 개별 안내를 드려 정해진 기준에 따라 요금을 감면해드리겠다”고 보상을 약속했다.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 SK텔레콤 부스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구현모 KT 대표,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장인 박정호 SKT 대표.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 연합뉴스

구 대표는 사과문의 내용을 다시 언급하면서 “응대 과정에서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0기가와 5기가 인터넷 고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4명의 고객 설정이 잘못된 것을 발견했다”면서 “요금 감면과 함께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넷 품질 관련 KT 사과문 / KT 홈페이지

앞서 IT유튜버 잇섭은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KT의 10Gbps 인터넷 요금제에 가입했으나, 100Mbps로 서비스되고 있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잇섭는 “인터넷 속도 저하를 우연히 발견했으며, 잠시 발생하는 문제일지도 몰라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해봤고, 이를 통해 문제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현재 KT 10Gbps 인터넷 요금제는 월 8만8천 원으로, 월 2만2천 원인 100Mbps 요금제보다 4배가량 비싸다.

잇섭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사용자가 인터넷 속도가 느리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면 비싼 요금을 내면서도 그에 걸맞은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잇섭은 “KT 측에서 설정을 초기화한 후에 곧바로 속도가 정상으로 돌아왔다”면서 “소비자가 느려진 속도를 발견하기 전에 KT에서 이상을 감지하고 고쳐줬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해당 영상은 급상승 동영상 1위와 200만 이상 조회 수를 기록하는 등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다.

이어 기가 인터넷을 설치해도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곳까지 기가 상품으로 개통했다는 KT 인터넷 설치기사의 폭로, 품질보다 수익에만 집중하다보니 터질게 터졌다는 KT 직원들의 반응 등이 전해지면서 논란은 더욱 가열됐다.

이 과정에서 인터넷 최저 속도를 보장하는 품질보장제(SLA) 관련 약관 역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된 바 있다.

구 대표는 SLA 약관의 개선 계획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는 약관 이상으로 충분히 보상해드린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확답을 피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한편 국회는 22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번 사안에 대해 방통위와 과기정통부의 실태조사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논란이 된 KT뿐만 아니라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등 통신사 전반에서 이런 문제가 없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