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역비, 뮬란 자격 없다” 개봉 맞춰 거세지는 ‘보이콧 뮬란’ 캠페인

이서현
2020년 09월 7일 오후 5:30 업데이트: 2020년 09월 7일 오후 5:30

코로나 사태로 수차례 개봉이 미뤄졌던 디즈니 영화 ‘뮬란’이 마침내 공개됐다.

하지만 홍콩시위대 진압 경찰에 지지 의사를 밝혔던 유역비가 주인공이라는 이유로 관람 거부 운동도 거세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지난 6일(현지시간) 최근 ‘뮬란’ 개봉과 맞물려 ‘보이콧 뮬란’ 캠페인이 다시 불붙었다고 전했다.

일찌감치 촬영을 마치고 지난 3월 개봉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수차례 개봉이 연기됐다.

이에 디즈니는 지난 4일 북미 등 주요 지역에선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자사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OTT)인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공개했다.

아시아는 디즈니 플러스가 아직 서비스되지 않는 지역이라 극장 개봉이 예정됐다.

유역비 | 연합뉴스

그런데 한국을 비롯해 홍콩·대만·태국 등지에서 이 영화를 보이콧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인공 ‘뮬란’ 역을 맡은 유역비가 지난해 8월 SNS에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라’는 말과 함께 홍콩 경찰을 지지하는 내용의 게시글을 남긴게 발단이 됐다.

당시는 시위대 수백 명이 체포되는 등 홍콩 시위가 두 달 넘게 이어지며 날로 격화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보이콧 지지자들은 “홍콩 시민 탄압에 일조한 그는 차별을 이겨내는 이야기인 뮬란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슈아 윙 트위터

홍콩 시위의 주역인 조슈아 웡은 최근 영화 개봉일에 맞춰 자신의 트위터에 “디즈니는 중국 정부에 굽신거리고 있고, 유역비는 공공연하게 경찰의 만행을 지지했다. 인권의 중요성을 믿는 이들이라면 ‘보이콧 뮬란’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대만과 태국 역시 ‘뮬란’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다.

태국의 한 유명 학생운동가도 트위터를 통해 “국민에 대한 국가의 폭력은 용납될 수 없음을 디즈니와 중국 정부가 알도록 ‘보이콧 뮬란’ ‘안티 뮬란 운동’에 여러분을 초대한다”라고 적었다.


지난 7월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본사 앞에서 열린 ‘뮬란 보이콧’ 기자회견 | 연합뉴스

국내에서도 대학생·청년 단체들이 홍콩 민주화 시위와 연대하는 의미로 개봉을 앞둔 영화 ‘뮬란’에 대해 보이콧을 선언한 바 있다.

지난 7월, 단체들은 서울 강남구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디즈니는 뮬란의 수입과 국내 배급을 즉각 중단하고, 국내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은 뮬란 상영을 거부하라”면서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는 게시글을 올린 뮬란의 주연들과 이들을 캐스팅한 디즈니는 홍콩 시민에게 당장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뮬란’은 1998년 개봉한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영화다.

아버지를 대신해서 참전한 뮬란이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극복해 나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