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아프간 지원 연장…결의안에 中요구한 ‘일대일로’는 언급 않기로

에포크타임스 에디터
2019년 09월 20일 오전 11:36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전 11:59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유엔 아프가니스탄지원단(UNAMA)의 활동 기한을 6개월 연장하는 결의안에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안보리 회의에서 독일과 인도네시아 대표가 결의안을 작성하고, 15명 이사가 채택한 최종 결의안에 중국이 요구하는 ‘일대일로 협력’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았다.

유엔 안보리는 이날 만료되는 UNAMA의 권한을 6개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애초 하루 전인 16일로 표결 회의가 예정돼 있었으나, 중국이 최종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려는 신호를 보냈다는 외교관들의 제안에 따라 협상의 진전을 위해 하루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결의안이 통과되려면 미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영국의 찬성표를 포함한 9표가 필요하다.

안보리는 지난 3월 UMANA 활동 기한을 1년 연장하자는 결의안을 채택할 계획이었으나, 미국과 일부 회원국은 2016년부터 결의안에 포함됐던 ‘일대일로 협력’이라는 단어를 넣는 것을 거부했고, 중국은 이에 반발했다.

결국, 이때부터 합의된 결의안에 UNAMA 활동기한 연장이 기존 1년에서 6개월로 단축되고, 일대일로 협력이라는 단어도 빠졌다.

당시 크리스토프 호이스겐 유엔주재 독일 대사는 “이러한 갈등은 근본적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평화유지 임무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회원국들은 6개월 내 갈등을 해소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UNAMA는 아프가니스탄의 사회 안정과 경제 발전을 돕기 위해 2002년 설립돼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오는 28일 있을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선거 준비를 돕고,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간의 평화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이 미국에 의해 전복된 후, 4번째로 치러지는 대선은 출발부터 삐걱댔다. 지난해부터 탈레반의 공격이 거세져 올해 이미 선거일이 두 차례 연기됐다. 또한 2014년 부정선거 논란을 기억하고 있는 유권자들은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질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12명의 대선 후보는 확실히 ‘깨끗한’ 선거가 치러질 수 있게 국제 사회가 도와줄 수 없으면 선거를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다.

1979년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하고 공산주의 정권을 수립한 후 국가가 분열됐고, 최근까지도 이슬람 무장세력인 탈레반에 의해 지배받는 비운의 국가가 됐다.

특히 2014년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며 안보를 책임지던 북대서양 조약 기구(NATO) 국제안보지원군이 떠난 후, 탈레반 IS 등이 다시 활동을 재개하며 국가 치안이 매우 불안정해졌다.

30여 년 동안 지속된 아프가니스탄의 내전은 경제와 인프라를 파괴하고 수많은 난민을 만들어냈다.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이번에 채택된 임무는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갱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다 강력하고 실질적인 권한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없는 이유는 아프가니스탄 국민과 정부를 가장 효과적으로 지원할 방법보다는 한 회원국이 정치적 우선권을 강조하는 언어를 고집했기 때문”이라며 중국을 겨냥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장쥔(張軍) 중국 유엔대사는 “유감스럽게도 일부 국가가 이전에 합의된 내용을 지키지 않았다”며 이날 결의안 채택을 기술적 연장이라고 표현했다.

일대일로 사업은 주요 경제권의 물류망을 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로 연결하려는 방대한 인프라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한다. 현 중국 정권의 대외정책에 중심점이 되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은 몽골, 파키스탄 등 주변국과 경제 회랑을 연결하는 것으로 시작해 지구 전체의 2/3 정도에까지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지난해 12월 아프가니스탄을 일대일로 참여국으로 포섭하는 데 성공했다.

2016~ 2018년 UNAMA 결의안은 모두 중국의 무역과 운송을 촉진하기 위한 일대일로 가입 기준과 환영 및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됐었다. 지난 3월 미국 등이 이에 반대했다. 당시 조너선 코언 유엔주재 미국 대리대사는 중국은 이 결의안을 인질로 삼아 아프가니스탄 국민이 아닌 중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려고 한다고 맹비난했다.

이번에도 코언 대사는 중국이 아프가니스탄 문제 해결에 일대일로를 끼워 넣으려는 시도를 비난하면서 일대일로에는 “부패, 부채 위기, 환경 오염, 투명성 결여 등과 같은 문제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아프간 내전에서 완전히 발을 빼기 위해 올 7월부터 탈레반과 직접 평화협상을 벌여왔으나, 탈레반이 약속을 어기고 테러를 자행해 이달 초 결렬됐다.

2001년 9.11 테러 사건 후 18년째 아프가니스탄에 미국 주도의 연합군이 배치됐으며 1만4000명의 미군과 수천 명의 NATO군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