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은행 HSBC, 팬데믹 장기화·저금리에 순익 96% 폭락

한동훈
2020년 08월 4일 오후 4:55 업데이트: 2020년 08월 4일 오후 4:55

유럽 최대은행인 HSBC가 3일(현지시각) 올해 2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96% 폭락했다고 발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HSBC의 2분기 순익은 1억9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수익 43억7천만 달러의 4%에 그쳤다. 올해 1분기 순익(17억9천만 달러)에 비교해도 10% 수준이다.

이 같은 실적악화 원인으로는 코로나19(중공 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침체와 맞물린 이자율 하락이 제시됐다.

런던에 본사를 둔 HSBC는 대부분의 사업을 팬데믹 발원지인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다.

미국 등 비롯한 각국이 기업들에 저금리 자금지원을 위해 기준금리를 0(제로) 수준으로 떨어뜨리면서 금융기관들은 수익구조 악화를 겪고 있다.

HSBC는 올해 대출손실이 80억~1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면서도 “높은 불확실성에 따라 상황이 변동될 수 있다”고 더 늘어날 가능성을 시사했다.

구체적으로는 대출이 290억 달러로 1분기보다 3% 감소한 반면, 850억 달러로 6% 늘었다.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늘린 떼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수익은 이자율 마진 감소와 자산 관리 활동 위축으로 12% 감소한 56억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모바일 결제 부문에서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710억4천만 달러로 성장세를 나타냈다.

HSBC는 올해 초 구조조정으로 직원 3만5천명 감축안을 발표하며 브렉시트부터 미중무역전쟁, 팬데믹에 이르는 국제적 불확실성에 대처한다고 발표했으나 고객지원 강화 등을 이유로 2월에 이를 중단한 바 있다.

노엘 퀸 HSBC 최고경영자(CEO)는 3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실적 발표를 통해 “(HSBC는) 코로나19 팬데믹, 금리 하락, 지정학적 리스크와 시장 변동성 증가 등에 영향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아시아 지역 사업은 ‘회복 탄력성(resilience)’을 보여줬다”며 “새로운 경영환경에 맞서 추가적인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발언으로 2월에 중단했던 구조조정 재개 외에 다양한 방안 추진을 시사했다.

HSBC가 처한 어려움은 은행 산업 전반에 걸친 문제로 지적된다. 유럽 대다수 은행은 팬데믹에 따른 저금리 외에 앞서 재정위기로 빚어졌던 파생 문제들을 아직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