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세프 “北 아동 28만 명 발육부진…남한 10배”

이윤정
2023년 05월 27일 오전 11:57 업데이트: 2023년 05월 27일 오전 11:57

북한 아동 6명 중 1명이 발육 부진을 겪고 있으며 이는 남한보다 10배 높은 비율에 해당한다는 유엔기구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5월 27일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과 세계보건기구(WHO), 세계은행(WB)이 지난 24일 발표한 ‘2023 아동 영양실조 추정치-수준 및 동향’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5세 미만 아동의 발육부진 비율은 2022년 기준 전체 북한 아동의 16.8%(28만5000명)로 추정됐다. 이는 한국의 2만6800명(1.7%)과 비교해 약 10배 높은 수준이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발육부진은 성장과 발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에 영양 결핍 등으로 또래보다 신장이 작거나 뇌와 인지능력 발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발육부진을 겪고 있는 북한 아동 수는 지난 2012년 41만1300명(25.7%)에서 2020년 31만7800명(18.2%)으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보고서는 북한 아동들의 영양 상태가 점차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발육부진을 겪는 북한 아동의 규모는 국제 기준에 비해 ‘중간’ 정도로 평가했다. 발육부진 아동이 전체 아동 인구의 20~30%인 경우 ‘높음’, 30% 이상일 경우 ‘매우 높음’으로 평가하며 나이지리아, 콩고공화국 등이 이에 해당한다.

보고서는 지난 2017 기준 5 미만 북한 아동의 2.5%인 41400명이 ‘저체중 겪었다고 밝혔다.

‘과체중’ 아동 비율은 10년간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5세 미만 북한 아동의 ‘과체중’ 비율은 2012년 1.6%(2만5000여명)에서 지난해 2.8%(4만7000여명)로 증가한 것으로 보고서는 추정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의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국경 폐쇄가 장기화하면서 상황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RFA는 평양에 있던 국제 구호기관 직원들이 떠나고 국경도 봉쇄하면서 지난 3년간 영양 관련 비축물자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은 26일 RFA에 “지금 북한의 인도적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면서 “북한 당국의 통제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 3월 유엔 인권이사회(UNHCR)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북한 인구의 42%가 식량 부족으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보고서는 지난해 전 세계 5세 미만 아동의 22.3%인 1억4800만 명이 발육부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