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구르 ’재교육 캠프’ 女수감자들, 고문·약물 주입으로 희생

이사벨 반 브루겐
2018년 12월 18일 오후 4:45 업데이트: 2019년 10월 27일 오전 9:48

중국의 소위 ‘직업훈련 센터’에 감금당한 위구르 여성들이 심리적 신체적 학대를 받으면서 약물 주입을 통한 살해 대상이 되고 있다고 수감당했던 한 여성이 본지에 제보했다.

위구르인이며 카자흐스탄 국적을 지닌 여성 사업가 굴바카르 잘리로바(54)씨는 지난 9월 석방되기 전까지 신장 자치구 수도 우루무치 소재 여성 전용 수용소에서 15개월 간 수감생활을 하는 동안 여러 가지 잔혹 행위를 목격했다고 밝혔다.

터키 이스탄불에 거주 중인 굴바카르는 본지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동료 수감자들은 너무 많이 맞아서 의식을 잃거나 손톱에 못이 박혀 피를 철철 흘리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2017년 5월 수용된 굴바카르의 죄목은 ‘누르’라는 회사에 1만7000달러(약 2천만 원)를 송금한 것이었다. 그녀는 나중에 무죄를 인정받고 난 후에야 석방됐다.

수감 기간 굴바카르의 동료 수감자였던 호리야트는 약물 주입 후 잠든 채 사망했다고 한다.

굴바카르는 “호리야트가 약물 주입을 당했는데, 몸에는 여전히 온기가 남아있었다. 다른 수감자들은 호리야트의 시신을 깨끗이 닦으라는 명령을 받았다. 호리야트는 그렇게 내 앞에서 죽어 갔다”고 증언했다.

지난 11월 29일 열린 미 의회 산하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 청문회에서 마르코 루비오 미 상원의원은 현재 중국 내 억압 상황이 ‘문화혁명 이래로 가장 혹독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비밀리에 운영되는 대규모 수감 시설이 제빵이나 재봉과 같은 ‘직업 기술’을 교육하는 시설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굴바카르와 같은 전 수감자들이 내놓는 수많은 증언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는 지난달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공산당이 위구르인들을 ‘다시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정상인으로 만들기 위해 재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굴바카르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수감 기간 중 무언가를 가르치는 교실을 본 적이 없다. 수용소가 교육을 위한 시설이라는 중국 정부의 주장은 완전한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미 의회와 유엔이 인용한 관계자 말에 따르면, 현재 대규모 강제 수용소에 수용되어 있는 사람은 100만 명 이상으로 대부분이 위구르인으로 파악된다.

지나치게 밀집된 비위생적인 환경

체포된 후 몇 시간에 걸쳐 심문을 받은 굴바카르는 수갑이 채워지고 노란색 유니폼으로 갈아입혀졌다. 그리고 그녀가 도착하기 일주일 전 여성 전용 강제 수용소로 바뀐 우루무치의 산칸으로 이송됐다.

굴바카르는 당시 수용소 안은 매우 혼잡했고 더러웠으며, 감방 안에는 14살짜리 여학생으로부터 80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여성들이 수용돼 있었다고 밝혔다.

여성 수감자들은 5kg짜리 수갑에 손목 피부가 쓸리면서 피를 계속 흘렸다. 또 한 번에 모두가 누울 수 있을 만큼 방이 넓지 않았기 때문에 매일 밤 교대로 잠을 자야했다.

그녀는 “작은 방에서 40명이 누워서 잠을 자면 대략 15명은 일어나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수감 기간 제공됐던 돌처럼 딱딱한 빵과 물에 옥수수 가루를 푼 수프에 대해 설명하면서 굴바카르는 “수용소 음식은 인간이 도저히 못먹을 정도이며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굴바카르와 동료 수감자들은 매일 아침 5시 30분에 기상해 오전 8시까지 두 줄로 선 채 벽을 보고 있어야만 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해선 안 되고 옆을 봐서도 안 되는데, 이를 지키지 못하면 처벌받았다”고 말했다.

심리적 신체적 학대와 약물 투여

강제 수용소의 수감자들은 매일 알 수 없는 약을 먹어야 했고, 한 달에 한 번씩 ‘감정을 마비시키는’ 주사를 맞았다.

그녀는 “주사를 맞으면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한다. 가족이 보고 싶지도 않고, 감옥에서 나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게 되는데 정말 이상한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위구르 인권 프로젝트 대외 사업부의 루이자 그레베 대표는 본지에 “해당 약물은 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생각을 사라지게 만든다”고 했다.

굴바카르는 식당 경영자였던  41세의 여성 수감자가 음식을 먹다가 갑자기 바닥에 쓰러지는 모습을 본 이후 수용소 관계자들이 수감자의 음식에 독을 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굴바카르는 해당 여성이 감방에서 질질 끌려나간 뒤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보고 수감 전 간호사였던 마브렛이라는 젊은 여성이 쓰러진 여성을 구하기 위해 급히 달려왔으나 바로 수용소 관계자들에게 제지 후 폭행 당했다.

여러 명의 수용소 관계자들이 커다란 막대기를 들고 오더니 마브렛을 사정없이 때리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방에서 끌고 나가 계속 매질을 해댔다고 한다.

마브렛은 ‘블랙홀’이라는 독방으로 옮겨졌는데, 굴바카르가 나중에 마브렛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그곳에서 열흘 동안 ‘호랑이 의자’에 묶여 있었다고 한다. 수용소 측은 음식과 수면을 박탈하고 독방에다 쥐를 풀어 넣었다.

겁에 잔뜩 질린 마브렛은 몸에 달라붙는 쥐를 쫓아내기 위해 안간힘을 쓸 수밖에 없었고, 산 채로 먹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잠을 잘 수 없었다고 끔찍한 당시 상황을 전했다.

굴바카르는 “마브렛이 ‘중국 공산당에 더욱 충실하겠다’는 각서를 쓴 뒤에야 독방에서 풀려났다”면서 “하지만 끔찍한 고통을 받은 마브렛은 더 이상 예전의 마브렛이 아니었다”고 했다.

마그렛은 마치 미친 사람 같이 행동했으며 정상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고 겉모습부터 행동하는 방식까지 무언가 잘못된 사람 같았다는 것이다.

위구르 전통문화에 대한 억압

굴바카르는 수감자들이 세수하면서 머리를 만질 수 없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기도 준비를 하는 모습과 비슷하다는 이유에서였다고 한다.

“이슬람 문화에서는 기도 전에 씻을 때 제대로 씻었는지 확인하는 의미로 머리카락을 만지는 관습이 있다 .수용소 관계자들은 수감자가 기도 준비 동작과 비슷한 행동을 하는 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았다.”

중국 당국이 수니파 무슬림들의 위구르 전통에 대한 억압 사례는 다양하다. 수용소 내에서 여성 수감자들은 중국 공산당을 찬양하는 노래 5곡을 무조건 외우도록 강요당했고, 중국 국가를 억지로 외우고 매주 월요일에는 그걸 불러야 했다.

이런 중국 공산당의 방식은 수감자들의 의식을 변화시키기 위한 것이며, 수감자들이 더 이상 자신의 종교를 믿지 못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를 통해 공산당에 대한 절대적 충성이라는 목적에 부합하는 사람을 만들려고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