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잠복기간에도 전염 확인…미국서 4·5번째 확진자 보고

잭 필립스
2020년 01월 27일 오후 12:27 업데이트: 2020년 01월 27일 오후 1:51

미국 로스엔젤레스주(LA)와 아리조나주에서 우한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네 번째와 다섯 번째 환자가 26일(이하 현지시간) 확인됐다.

LA 카운티 공중 보건부는 이날 환자가 자신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고 느껴 스스로 검진을 받으러 왔으며, 환자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애리조나주 보건국(ADHS)은 같은 날 다섯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례를 발표했다. 이 환자 또한 최근 우한을 여행했으며, 애리조나 주립대학 커뮤니티의 일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대학내 기숙사에 거주하지는 않는다.

앞서 미국에서는 워싱턴주의 시애틀(30대 남성), 일리노이주의 시카고(60대 여성),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에서 각각 1명의 우한 폐렴 환자가 나왔으며 모두 중국을 여행했다. 보건 당국은 25일 확인된 오렌지 카운티의 환자는 상태가 양호하며, 병원에 격리돼 있다고 전했다.

LA 보건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를 여행한 사람이거나 발원지의 주민과 함께 활동을 했던 사람들에게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으며, 즉각적인 위협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며 우한 폐렴이 잠복기에도 전염력이 있음을 시사했다.

당국은 현재 감염된 이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상대로 감염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9-nCoV로 명명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폐렴 및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며,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앞으로 자국에 더 많은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스(SARS·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 감염성 바이러스의 사전 사례에 따른 평가다.

후베이성 우한시 저우셴왕(周先旺) 시장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우한 폐렴 확진자 수가 추가로 1000명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2209명의 의심 환자가 병원에서 치료 중이며, 643명은 발열 증세를 보여 관찰 대상으로 분류돼 있다”고 설명했다.

저우 시장은 “춘제(春節·중국의 설)와 전염병 사태 때문에 500여만 명이 우한을 떠났고 현재 900만 명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중국 국가위생보건위원회 마샤오웨이(马晓伟) 주임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전염병 확산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마 주임은 신종 폐렴이 “잠복기 때도 전염되는 특징 때문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이 점이 2003년 발병한 사스와 크게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 27일 0시 기준 전국 30개 성과 홍콩·마카오·대만에서 2744명의 우한 폐렴 확진자가 발생했고, 사망자는 80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베이징에서는 9개월 된 영아가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내 의심 환자는 5794명이고, 확진 환자와 가까이 접촉한 사람 수는 3만2799명이며, 그중 3만453명이 의료 관찰을 받고 있다.

미 국무부는 우한 주재 미국 직원과 우한의 미국인을 대피시키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영국 정부 또한 우한에서 자국민을 대피시키기 위해 전세기를 띄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6일 BBC가 보도했다. 영국에서는 지난 25일까지 총 31명이 우한 폐렴 의심 증상을 보여 검사를 받았지만, 모두 음성 판정으로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한편,한국에서 네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27일 당국은 우한을 방문한 55세 한국인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확진됐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도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4번째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