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거리 한복판에 마스크 쓰고 죽은 채 누워있는 시신이 포착됐다

황효정
2020년 02월 4일 오전 10:29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20

단정히 옷을 차려입고, 마스크를 쓴 채 한 손에는 비닐봉지를 꼭 쥔 노인이 거리에 미동도 없이 누워 있다.

행인들은 눈길도 주지 않고 그 곁을 지나친다. 노인의 시신은 그렇게 그대로 방치돼 있다. 이곳은 현재 봉쇄령이 내려진 도시, 우한이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AFP는 이날 오전 중국 우한의 어느 거리에 똑바로 누워있는 시신 한 구를 발견, 시신에 얽힌 이야기를 보도했다.

인도 한복판에서 숨을 거두고 만 노인의 옷차림은 단정했다. 자세 또한 하늘을 향해 똑바로 누운 채였다.

손에 봉투가 들린 것으로 보아 무언가를 산 후 귀가하던 중에 갑자기 죽음을 맞은 듯한 모습이었다.

HECTOR RETAMAL/AFP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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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한동안 방치돼있던 노인의 시신은 그 자리에서 대충 수습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차에서 전신 방호복을 입은 경찰과 의료진이 내렸다.

의료진이 파란색 담요로 시신을 감싼 채 두었고 경찰은 길 위에 누워있는 시신을 시민들이 보지 못하도록 종이 상자를 쌓았다. 그리고 구급차는 곧바로 떠났다.

시간이 지나 창문이 온통 검게 칠해진 승합차 한 대가 뒤늦게 도착했다. 관계자들은 시신을 노란 수술용 가방에 밀봉한 후 승합차에 싣고 어딘가로 사라졌다.

이 과정에서 시신을 검사한 전문가들은 검사를 끝낸 후 곧바로 몸에 소독약을 뿌리기도 했다.

AFP통신은 60대로 보이는 남성이 왜 사망했는지는 알 수 없었으며, 현지 경찰과 보건당국 등에 접촉을 시도했으나 시신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HECTOR RETAMAL/AFP via Getty Images

AFP=뉴스1이에 대해 현장을 목격한 우한 시민들은 노인이 우한 폐렴, 다시 말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여성은 취재진에 “요즘 많은 사람이 이 바이러스로 죽었다”며 “끔찍하다”고 귀띔했다.

실제 시신이 발견된 거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 핵심 병원 중 하나인 우한 제6번 병원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이었다.

그간 SNS에서 “우한 거리에 시신이 널려있다”는 루머가 파다하게 퍼진 바, 중국 기성 언론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해왔다.

그러나 세계적인 언론사인 AFP통신이 해당 사연을 보도하면서 전문가들은 “루머가 사실이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HECTOR RETAMAL/AFP via Getty Images
HECTOR RETAMAL/AFP via Getty Images

중국 우한시는 인구 1,100만의 대도시다. 이들 중 절반에 달하는 약 500만명이 도시를 빠져나갔으며, 나머지는 현재 봉쇄령이 내려진 도시에 갇혔다.

우한 시내 병원에서는 환자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최소 이틀 동안 줄을 서야 한다. 대중교통도 대부분 끊긴 상태다. 어딘가를 가려면 걷거나, 자전거를 타야 한다.

도시에 갇힌 시민들은 치료법이 발견되기를 기다리면서 기약 없이 버티는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우한에서는 3일 기준 5,142명의 확진자와 26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