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에 남은 교민 두고 떠날 수 없어 귀국 전세기 포기한 의사

이서현
2020년 02월 26일 오후 1:57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08

지난달 30, 31일 그리고 지난 12일 3차례에 걸쳐 우한 교민 848명이 입국했다.

우한에 남은 의사 이상기(50) 원장도 계획대로라면 지금쯤 한국에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원장에 우한에 그대로 남기로 했다.

지난 22일 연합뉴스는 이 원장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원장은 매체에 “의사가 한 명이라도 남아 있으면 교민들이 심리적으로 안정을 취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잔류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우한에 있는 한 한중 합작 병원에서 일하던 그는 지난 12일 우한에서 출발한 3차 전세기에 몸을 실을 예정이었다.

탑승을 신청하고 짐도 모두 꾸려놓았지만, 그는 끝내 타지 않았다.

연합뉴스

100명이 넘는 교민이 우한에 남을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현지에 남기로 했다.

그의 결정에 한국에 있는 어머니가 많이 놀라시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의사로서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그의 바람을 어머니도 받아들여 주셨다고.

그가 사는 아파트에도 확진 환자는 물론 사망자도 나오고 있다.

이상기 원장 | 연합뉴스

그는 “사실은 겁도 난다. 사망 소식을 들을 때마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스트레스가 커진다”고 털어놨다.

심리적 부담에도 교민들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노력 중이다.

당초 우한총영사관의 공간 일부를 빌려 교민 전담 진료소를 운영하려 했지만, 우한 당국의 시민 자택 격리 조치로 무산됐다.

현재 그는 집에서 화상이나 전화로 매일 교민들을 원격 진료하고 있다.

그는 “우한과 후베이성에 남은 교민이 200명 이상이 될 것 같다”라며 “다행히 아직은 고열이 있거나 호흡곤란이 있는 분들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증상이 다각도로 나타나기 때문에 확정지어 말할 수는 없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