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지키려는 어느 독립운동가의 100년 전 ‘음성 파일’이 공개됐다 (영상)

김연진
2021년 01월 13일 오후 12:41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12:08

100년 전, 언어학자이자 독립운동가 이극로 선생은 일제의 탄압으로부터 우리말을 지켜내기 위해 일생을 바쳤다.

이극로 선생은 독일에서 유학하던 시절, 큰 충격을 받았다.

독일과 영국이 각각 폴란드와 아일랜드를 식민지배하면서 ‘언어’를 말살한 것이다. 문화의 뿌리라고 불리는 ‘언어’를 말살하면서 식민지배를 공고히 하기 위함이었다.

이로써 폴란드어와 켈트어는 자국민도 잘 모를 만큼 존재감이 희미해졌다.

영화 ‘말모이’

이런 모습을 본 이극로 선생은 일제의 조선어 탄압으로 조선어가 곧 사라질 것으로 보고, 우리말 지키기에 나섰다.

지난 192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한인회에서 “언어는 민족의 중심이고, 언어가 망하면 민족은 멸망한다”라며 조선어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호소했다.

이듬해인 1929년 조선으로 돌아와 조선어학회를 만들고, ‘조선말 큰사전’을 편찬한다.

이후 1942년 7월,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일제에 구속당할 때까지. 이극로 선생은 조선어 사전 편찬에 힘을 쏟았고, 목숨 바쳐 우리말 지키기에 헌신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11년, 프랑스 국립박물관 아카이브에서 이극로 선생이 100년 전에 녹음한 음성 파일이 발견됐다.

YouTube ‘TV노노노’

1928년, 이극로 선생은 프랑스 소르본 대학교에서 조선어 구술자료 기록을 남기면서 우리말을 끝까지 보존하려고 노력했다. 이극로 선생의 음성은 가장 오래된 ‘한국어 음성자료’로 남게 됐다.

“조선 글씨와 조선 말소리”

“이제 쓰는 조선 글씨는 조선 임금 세종이 서력 1443년에 대궐 안에 정음궁을 열고 여러 학자로 더불어…”

이극로 선생은 이 음성 자료를 통해 우리말의 역사와 정통성, 체계, 발음 등을 정확히 기록으로 남겼다.

YouTube ‘TV노노노’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더욱 정확히 기록을 남기려는 목소리에서 결연함과 독립을 향한 열망이 느껴진다.

해당 음성 파일은 지난해 11월, 유튜브 계정 ‘TV노노노’를 통해 공개되며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누리꾼들은 “목소리 듣는데 눈물이 난다”, “얼마나 절박한 심정으로 녹음을 하셨을까”, “지금까지 이극로 선생을 몰랐다는 데에 진심으로 반성한다” 등 다양한 의견을 보이고 있다.

※ 이극로 선생의 음성은 2분 3초부터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