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먹으면서도 어린이보호구역서 불법주차한 차량 300번 신고한 ‘영웅’ 시민

황효정
2019년 11월 24일 오후 12:19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47

불법주차를 300번 넘게 신고하며 꾸준히 이웃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싸운 의지의 한국인이 등장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나 홀로 불법주차와의 전쟁’이라는 제목으로 어느 누리꾼의 수필 아닌 수필이 연재됐다.

익명의 누리꾼은 “하도 욕을 많이 먹고 다녀서 온라인상에서나마 위로를 받으니 너그럽게 이해해주셨으면 감사하겠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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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은 이어 군말 없이 자신이 그간 촬영해온 사진들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어느 동네의 일차선 골목길이 담겨 있었다.

도로에 빨간색 칠이 칠해져 있는 점으로 미뤄보아 이곳은 어린이보호구역. 실제 안전 운전을 지시하는 표지판까지 붙어 있었으며, 여기에 노란색 선으로 줄까지 그어져 있었다. 사람들이 다니는 횡단보도도 보였다.

수많은 차량이 이를 무시하고 인도 위에 불법주차를 했다. 주차된 차량을 피해 주민들이 길을 건너는 모습도 사진에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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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사진을 공개한 누리꾼은 “이렇게 인도 위에 불법주차를 하는 차량들 때문에 사람이 차도로 다니는 위험한 상황이 많이 있었다”며 “그래서 꾸준히 신고를 하고 구청에 볼라드(길말뚝) 설치를 요구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고를 당한 차주에게 과태료 처분만 내려질 뿐, 불법주차 금지 기둥 설치 등 근본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않아 누리꾼도 포기하려던 무렵이었다.

어느 날, “XX 앞에서 사진 찍는 수상한 사람 제보 부탁드립니다”라는 전단이 골목 거리에 내 붙었다. 불법주차 차주들이 되려 신고자인 누리꾼을 찾으며 협박하고 위협을 가한 것.

누리꾼은 자신이 포기하면 안 되겠구나, 하고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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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렀다. 흐르는 시간 동안 누리꾼은 300번 넘게 불법주차 신고를 했다.

마침내 구청에서도 움직였다. 주정차금지구역 표시를 새기고, 길말뚝 설치를 진행한 것이다.

누리꾼은 “총 네 개의 볼라드가 설치됐다. 평소에 관심도 없던 쇳덩이가 이렇게 사랑스러워 보일 수가 없다”고 소감을 전했다.

누리꾼은 그러면서 “‘너 혼자 한다고 뭐가 달라지냐’ 이런 말을 수없이 많이 듣고 불법주차한 차주들과 많이 싸우기도 했지만 오늘은 정말 기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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