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거라고 해도 믿을 듯” 보석 2500개 꿰어 만든 1700년 전 가야 목걸이 수준

황효정
2020년 09월 9일 오후 8:25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54

1700년 전 가야에서 만든 목걸이의 수준이 화제다.

지난 7일 문화재청은 가야 시대 고분인 김해 대성동 및 양동리 고분에서 출토된 목걸이 세 점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경남 김해 대성동 고분은 3~5세기 무렵 금관가야 시대 권력자들의 공동묘지라고 이해하면 쉽다.

김해 대성동 76호분 출토 목걸이 / 사진 제공 = 문화재청

이곳에서 출토된 김해 대성동 76호분 출토 목걸이는 서로 길이가 다른 줄 세 개로 구성됐다.

맑고 투명한 수정구슬 10개, 주황색 마노(瑪瑙·말의 머릿골을 닮은 석영 광물) 구슬 77개, 그밖에 파란색 구슬 등 각종 유리구슬 2,386개 등 총 2,473개의 구슬로 이뤄졌다.

구슬의 평균 지름은 6~7mm 정도로 아주 작은데, 여기에 세밀한 구멍까지 뚫어 연결해 1700여 년 전 가야 사람들의 우수한 기술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해 양동리 270호분 출토 목걸이 / 사진 제공 = 문화재청

또 다른 고분인 경남 김해 양동리 고분은 철기시대 무덤군으로, 이곳에서 나온 김해 양동리 270호분 출토 수정 목걸이는 3세기 것으로 추정된다.

이 목걸이는 각종 옥과 육각형 등 여러 형태의 수정을 한 알 한 알 연결해 만들었다. 전체 길이만 142.6cm에 달한다.

투명한 무색, 노란색, 갈색 등 영롱하고 은은한 빛깔들을 조화롭게 배치했다.

목걸이의 재료인 수정 또한 학계의 연구를 통해 경남 양산 등 국내에서 생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해 양동리 322호분 출토 목걸이 / 사진 제공 = 문화재청
사진 제공 = 문화재청

또 다른 목걸이인 김해 양동리 322호분 출토 목걸이도 붉은 마노와 파란 유리 환옥 418개 등 다양한 재질과 형태의 보석 총 574점으로 구성됐다.

단단한 수정을 다면체로 가공하고 많은 수의 곡옥을 깎고 다듬는 등 가야의 보석 가공 기술을 총망라한 목걸이다.

수정이나 옥, 유리, 호박, 비취, 금, 은 등 다양한 구슬을 다채롭게 엮어 사용한 가야 사람들의 목걸이들.

문화재청에 설명에 따르면, 기원 전후부터 3세기까지 가야에서는 수정 목걸이가 유행했으며 지배계층의 대표적인 장신구였다고 전해진다.

사진 제공 = 문화재청

이는 ‘철의 왕국’으로 주로 알려진 가야가 유리 세공에도 뛰어난 기술을 보유해 고유한 장신구 문화를 형성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이번에 보물로 지정될 목걸이들은 출토 정황과 보존 상태가 정확하고 형태가 완전해 역사적 가치뿐만 아니라 예술적 가치를 지닌 보물이다.

문화재청 측은 덧붙여 “금·은 제품을 주로 다룬 신라·백제인들과 달리 수정이나 유리구슬을 선호한 가야인들의 생활상과 연관이 깊은 작품이라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30일 동안의 예고 기간에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화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