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이 바라본 한일 정상회담 “과거사 일부 진전”

최창근
2023년 05월 8일 오후 3:20 업데이트: 2023년 05월 8일 오후 6:28

5월 7일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을 두고 외신들은 “한일 과거사에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일 ‘셔틀 외교’ 복원은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승리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기자회견에 앞서 “양국 간 불평과 원성의 시대가 세계 정세 변화의 압력에 뒤로 물러나고 있다.”고 전제하며 현실과 미래를 위해서 과거사는 일정 부분 접어 둘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어 “두 지도자의 개인적인 접근법이 가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한일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전하면서 “한일 양국 관계 회복을 가장 반기는 것은 미국일 것이다.”라고 했다. 실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백악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한일 관계 개선 노력에 대해 감사를 표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만큼 양국 갈등 해빙을 환영하는 나라는 없다.”며 “미국은 북한 핵 위협을 억지하고 중국의 경제 군사적 야망을 억제하기 위해 수년간 한국과 일본에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고 협력하기를 촉구해왔다.”고도 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한일 간 셔틀외교 복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승리이다.”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중국 정찰 풍선 문제, 대만해협 문제, 반도체 수출 통제 문제, 중국과 러시아 협력 등 미국과 중국이 여러 부분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의 밀착은 중국 견제를 위해 바이든 행정부가 가장 원하는 그림이라는 평가이다.

5월 7일, 영국 로이터 통신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많은 분들이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 역사적 분쟁 자체를 인정하고 수긍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다만 “1910~1945년 식민 지배 기간에 범한 잘못에 관해 새롭게 공식 사과하는 것까지는 다다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자신이 이끌고 있는 현 정부는 이전 정부의 입장을 물려받았다.”고 언급한 사실을 강조했다. 이전 정부 중 일부가 사과를 했던 만큼 이전 정부 입장 승계 발언은 의미가 있다는 의미이다.

미국 AP통신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일제 징용 노역자에 대한 ‘동정’을 표명했다.”며 “식민 지배에 대해 새롭고 직접적인 사과를 피한 발언이지만, 한국인 피해자를 동정한 것은 사실이다.”라고 평가했다.

일본 ‘아사히신문(朝日新聞)’은 윤석열 대통령이 “과거사 문제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으면 미래의 협력을 향해 한 걸음도 내딛을 수 없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발언한 사실을 강조했다. 신문은 일제 강점기 강제 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한국 측이 일본 기업을 대신해 한국 정부 산하 재단이 배상 상당분을 지불하는 해결책을 냈다고 전했다. 즉 “1998년 ‘한일파트너십(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일본 내각의 입장을 전체로 이어받고 있다.”고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표명했다는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한국 내에서 일본 측의 명확한 사죄가 없다는 비판이 뿌리 깊기 때문에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이날 지금까지보다 약간 앞으로 나갔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