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졸업생 1천만명 쏟아지는데…中 대졸자 취업률은 15%

김정희
2022년 05월 23일 오후 3:35 업데이트: 2022년 05월 27일 오후 4:32

중국 공산당의 코로나 봉쇄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대졸자 취업률이 15%로 주저앉았다. 여기에 올해 대학졸업자가 사상 최대인 1천만 명으로 예상된다. 구직 시장에 공포감이 엄습하고 있다.

구인·구직 사이트 즈롄자오핀의 <2022년 대학생 취업현황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취업시즌(3~4월) 중국 대졸자 취업률은 15.4%에 그쳤다. 대졸자 10명 중 8~9명이 직업을 구하지 못해 놀거나 취업준비생이 되는 상황이다.

대학생 취업 조사는 필기시험과 면접을 거쳐 회사로부터 입사 제안을 받는 ‘합격률'(获得offer比例)과 이 제안을 받아들여 회사와 고용계약을 체결하는 ‘고용계약률'(签约比例)로 나뉘어 집계된다. 계약을 체결해야 학교 측에도 고용 사실이 통지되고 후커우(戶口·호적) 변경 등 행정 절차가 이어진다.

모든 대졸자가 합격한 회사에 그대로 취업하는 것은 아니다. 급여 조건이나 근무 환경이 맞지 않아 취업하지 않을 수도 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계약률은 합격률의 절반 미만이었다. 따라서 실제 취업률에 가까운 것은 합격률이 아닌 고용계약률이다.

중국 구인·구직 사이트 즈롄자오핀의 ‘2020년 대학생 취업현황 조사 보고서’ 중 남녀성별에 따른 합격률과 고용계약률 그래프다. 위쪽은 남성 아래는 여성이며, 그래프의 노란색은 합격률, 파란색은 고용계약률이다. | 화면 캡처

중국 언론은 이번 취업조사 소식을 전하면서 취업률을 합격률인 46.7%로 보도했다. 이마저도 62.8%에서 16% 이상 줄어든 수치다. 불리한 사실은 교묘한 포장으로 감추거나 축소하는 중국 사회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중공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을 취업난의 원인으로 들고 있다. 다시 말해 근본적으로 정부의 잘못이 아니라 예기치 못한 전염병 확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방역 정책을 잘 따르지 않거나 불만을 갖는 주민들에게도 그 책임이 일부 전가된다.

시사평론가 리이밍(黎宜明)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는 코로나 전부터 하락세였는데, 과학이 아닌 정치적 기점에서 시작한 제로 코로나까지 더해지면서 더욱 큰 타격이 가해졌다”고 지적했다.

리이밍은 “많은 외국 기업이 중국을 떠났는데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라 제로 코로나로 인한 봉쇄로 경영 환경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들도 줄 이어 인력 감축 중이다. 대졸자들의 취업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교육부는 올해 대졸자가 작년보다 167만 명 더 늘어난 1076만 명으로 예측했다. 국가통계국은 이들 중 약 72%가 앞으로 2년간 매우 열악한 취업환경에 놓일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대학생들은 취업난으로 인해 휴학을 신청해 사회 진출을 미루거나 대학원, 더 높은 학위 과정 진학을 선택하고 있다. 즈롄자우핀은 올해 석사 졸업생의 11%가 중국 내에서 학업을 이어갈 계획이라 했다. 이는 작년 조사 결과 4%보다 약 3배 높은 수치다.

하지만, 취업난이 2년 후 개선된다고 하더라도 그사이에 갈 곳이 없는 수백만 명 이상의 고학력 구직자들은 중국 사회는 물론 공산당 정권에도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주 윈난성 시찰 중 졸업생 채용 박람회에 참석한 중국 공산당 서열 2위 리커창 국무원 총리는 경제 안정과 함께 취업 문제 대책을 강조했다. 리커창 총리는 지난 4월 말부터 지금까지 3차례 공식석상에서 모두 취업 문제를 거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