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뮬란’ 엔딩 크레딧 논란…中 공산당 위구르족 탄압 기관에 “감사”

한동훈
2020년 09월 9일 오전 11:14 업데이트: 2020년 09월 10일 오후 6:12

최근 개봉한 디즈니 영화 ‘뮬란’의 엔딩 크레딧이 논란이 됐다. 감사 표시에 신장 위구르 자치구 정부기관이 포함돼서다.

한 군데만이 아니었다. 신장 위구르족을 탄압한 중국 공산당 기구들이 다수 망라됐다.

그중에는 위구르족 100만명이 구금된 ‘재교육 캠프’ 운영에 직접 참여한 기관까지 포함됐다. 중국 공산당 선전부 신장지부, 신장 보안국, 투루판시 공안국 등이다.

재교육 캠프에 수용된 위구르족은 가혹행위와 세뇌를 받으며 위구르족의 신분 포기를 강요받고 있다.

호주 국책연구소인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의 네이선 루서 연구원은 트위터를 통해 “투루판시 공안국은 최소 14개의 불법적인 소수민족 구금시설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에 거주하는 홍콩 작가 우즈리(吳志麗)는 지난 7일 ‘뮬란’ 엔딩 크레딧의 감사 표시 장면을 캡처해 공유하기도 했다.

뮬란에 대한 논란은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됐다.

홍콩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가 한창이던 당시, ‘뮬란’ 여주인공 유역비는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라’고 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이미지를 게재하고, “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고 글을 남겼다.

홍콩에서는 강한 반발 여론이 촉발됐고 ‘뮬란’에 대한 보이콧까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다.

그런데 이번에 디즈니 측에서 영화 촬영지인 신장위구르 지역 중공 기관에 감사 표시를 하면서 논란에 불을 지핀 격이 됐다.

신장 위구르 문제 전문가인 독일학자 아드리안 첸츠 박사의 논문에 따르면 중공은 신장에서 위구르족 여성을 대상으로 강제 산아제한을 시행하고 있다.

피임기구를 강제로 시술하고, 낙태와 불임시술을 강요한다. 이로 인해 신장 위구르족의 출산율은 지난해 무려 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드리안 첸츠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투루판시 공안국이 ‘재교육 캠프’를 실질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디즈니를 “수용소의 그늘에서 폭리를 취하는 외국 기업”이라고 비판했다.

홍콩 민주화 인사 조슈아 웡은 트위터를 통해 ‘뮬란’ 보이콧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그는 “이제 ‘뮬란’을 보면 경찰의 폭행과 인종 박해를 묵인하는 게 될 뿐만 아니라 위구르족 탄압에 가담하는 게 될 수도 있다”고 썼다.

실제로 ‘뮬란’의 감독 니키 카로는 지난 2017년 인스타그램에 중국 현지 사진을 게재했다.

그 중 ‘아시아/우루무치’라고 촬영장소가 표시된 사진이 포함돼 영화 촬영이 대규모 인권탄압이 이뤄지는 곳에서 이뤄졌다는 비난여론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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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가 신장 위구르 자치구 공산당 위원회 선전부, 투루판시 공안국과 어떤 협력을 하고 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뮬란’으로 인해 중국의 인권탄압과 얽힌 디즈니에 대한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