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中 CCTV 여기자, 英 보수당 회의에서 폭력 난동… 현장서 체포

2018년 10월 2일 오후 5:24 업데이트: 2019년 12월 27일 오후 2:00

중국 관영매체인 중앙(CC)TV 여기자가 영국 보수당 인권위원회가 주최한 홍콩 관련 컨퍼런스에서 난동을 벌였다. 이후 런던 주재 중국대사관이 영국 측에 사과를 요구했으나, 오히려 영국 관계자들의 질타를 받았다. 이는 중국 당국이 스웨덴에 사과를 요구한 데 이어 유럽에서 발생한 또 하나의 ‘외교 사건’이다.

지난주 일요일(9월 30일) 영국 보수당은 버밍엄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회의를 열었다. 영국 국회의원 피오나 브루스(Fiona Bruce) 주최로 열린 ‘홍콩의 자유, 법치, 자치가 침식당했다’는 주제의 회의에서, CCTV 영국 특파원인 쿵린린(孔琳琳)이 갑자기 일어서서 큰 소란을 일으켰다.

버밍엄이 있는 웨스트미들랜즈 지역의 경찰 대변인은 월요일(10월 1일) “경찰관이 어제 오후 2시 30분 컨벤션센터의 11호 청사로 출동했다. 홍콩 관련 회의에서 소란이 일어났다는 보고가 있었고, 런던에서 온 48세 여성이 체포됐다. 그녀는 아직도 경찰에 구속돼 있다”고 말했다.

당시 현장에서 홍콩 민주를 지지하는 보수당 베네딕트 로저스(Benedict Rogers) 인권위원회 부위원장이 발언을 하자 쿵린린은 “당신은 거짓말쟁이에 중국을 분열하려는 반(反)중국인이다! 당신은 중국인도 아니지 않은가! 나머지(중국인)도 모두 반역자들이다!”라고 고함을 질렀다.

사회자 브루스 의원은 이 기자에게 회의장을 떠나라고 요구했다. 현장의 보수당원 에누크 류(Enoch Lieu)는 트위터에 “내가 다가가서 그녀에게 ‘당신은 이미 자신의 관점을 제시했고 이제 더는 환영받지 못한다’고 말하자 그녀는 계속 고함을 질렀다. 내가 그녀를 데리고 나가려고 하자 그녀는 욕을 하며 갑자기 내 뺨을 때렸다”고 썼다.

류 씨는 “주변의 사람들이 경악했다. 몇몇 용감한 관중이 걸어와 그녀를 데리고 나가려고 했다. 쿵 기자는 계속 고함을 지르며 자리를 뜨지 않다가 갑자기 내 뺨을 한 대 때렸다”고 말했다.

‘홍콩 자유 언론(Hong Kong Free Press)’ 웹사이트에 게재된 동영상에서 일부 사건이 사실로 확인됐다. 영상 속 리유는 한 분노한 여인에게 “여기는 보수당 회의입니다. … 떠나 주세요”라고 말했다. 그 후 쿵린린은 뺨을 때리는 동작을 했다.

다른 사람이 그녀를 제지하고 데리고 떠나려고 할 때, 쿵린린은 리유에게 “당신은 권리가 없어요. 당신네 영국에는 민주가 없어요. 나는 여기 기자인데… 나는 (항의할) 권리가 있어요”라고 말했다. 또 다른 사람들을 향해 “(리유가) 나를 괴롭혔어요!”라고 거꾸로 모함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당시 컨퍼런스에는 리추밍(李柱銘) 전 홍콩 민주당 주석, 베니 타이(戴耀廷·50) 홍콩대 법학과 교수, 네이선 로(羅冠聰) 데모시스토(香港衆志)당 주석 등도 참석했다고 한다.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쿵린린은 갑자기 군중의 토론을 가로막고 나서며 회의가 반중(反中)이라고 소리쳤고, 또 뭇사람을 가리키며 반역자라고 했다.

회의에 참석한 데이비드 화이트 씨는 “그녀가 말을 하기 시작하더니 내빈들에게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누군가 그녀에게 어떻게 회의장에 들어왔냐고 물어보니 그녀는 자신은 기자라고 답했다. 약 1분 후 한 젊은이가 그녀에게 떠나라고 요구하자 그녀는 몇 마디 악담을 퍼부으며 젊은이의 뺨을 쳤고 이어서 또 다른 여자에게 뺨을 치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잠시 후, 컨벤션센터 직원들이 나타나 그녀를 밖으로 데리고 나갔는데, 나가는 동안 그는 계속 옆 사람을 때리려고 하며 욕을 해댔다”고 덧붙였다.

로저스 보수당 인권위 부위원장은 “중국 공산당 관영언론을 대표하는 기자가 자신의 신분을 남용해 합법적인 행사를 협박했다”고 말했다. | NTDTV

보수당의 로저스 인권위 부위원장은 회의에서 “나는 중국을 사랑한다. 나는 반중(反中) 세력이 아니다. 나는 중국과 그 인민이 성공하기를 바란다. 나는 다만 현재 중국 공산당 정부가 인민을 대하는 방식을 비판할 뿐이다. 그러나 나는 중국과 중화민족을 지지하며 홍콩의 성공이 중국과 영국 양국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따라서 영·중 양국 모두 영·중 공동성명의 약속을 이행하고 일국양제(一國兩制)를 지킬 의무가 있다”라고 말했다.

로저스는 “중국 공산당 관영언론을 대표하는 기자가 자신의 신분을 남용해 합법적인 행사를 위협한 행위가 우려스럽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녀가 회의 대표를 향해 신체 공격을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은 중국 공산당의 갈수록 늘어나는 침략과 기만행위가 국경을 훨씬 넘어섰음을 나타내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영국 정부가 중국 공산당 당국에 공식적으로 서한을 보내 이러한 행위는 완전히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할 것을 촉구한다. 향후 영국은 중국 공산당 관영매체의 (영국) 정당 회의 참석 자질을 엄격하게 검증하고 제한해야 한다.”

하지만 런던 주재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쿵린린 기자가 ‘언론자유’를 행사하고 있다”며 영국 보수당에 더는 ‘내정간섭’을 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 주최자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로저스는 중국대사관의 요구에 대해 “이번 사건의 동영상은 중국 공산당의 요구가 얼마나 터무니없는지를 보여준다. 회의장 안에서 목격자 80여 명이 중국 기자가 두 차례 사람을 때리는 것을 보았고, 동영상도 그것을 보여준다. 그녀는 즉각 사과해야 하고, 중국 정부는 그들의 요구를 철회해야 한다. 영국의 정당 회의에서, 우리는 홍콩 문제를 토론할 권리가 있으며, 특히 영국은 영·중 연합성명에 근거해 홍콩인에게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공동성명에 따르면, 홍콩의 일은 여전히 영국의 관심사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