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연구팀 “AZ 백신 관련된 중대한 신경 염증 확인”

심각한 신경질환 ‘길랭-바레 증후군’ 증가 확인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희귀병인 길랭-바레 증후군(GBS)의 “적지만 중요한” 사례가 확인됐다고 영국 연구진이 밝혔다.

영국의 세계적 연구중심 대학인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연구팀은 작년 3~4월 보고된 영국 내 GBS 발병 사례 중 “다수 또는 전부”가 같은 해 1월 시행된 AZ 백신 1차 접종과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를 이끈 마이클 룬 교수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다른 백신이나 2차 접종 후에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작년 1~10월까지 영국 내 GBS 발병사례는 총 996건으로 월평균 약 100건이다. 하지만, 3~4월에는 이보다 40% 많은 약 140건이 발생해 이례적 급증세를 나타냈다.

이러한 사례의 전부 혹은 일부가 AZ 백신 1차 접종과 관련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모든 GBS 환자의 코로나19(중공 바이러스) 백신 접종 기록을 조사했다.

그 결과 198명(1~10월 발병자 996명의 약 20%)이 백신 접종 후 6주 이내에 GBS가 발병했다.

이 중 176명은 AZ 백신을 접종했고, mRNA 백신인 화이자와 모더나 접종자는 각각 21명, 1명이었다.

연구팀은 조사 범위를 작년 1~7월로 확대해, AZ 백신을 1차 접종하면 GBS 발병이 월 98~140건 발생했음을 확인했다. AZ 백신 100만 회분(도스)당 GBS가 5.8건 초과 발생한 셈이다.

다만, mRNA 백신(화이자·모더나) 접종자에게서는 유의미한 GBS 발병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다.

길랭-바레 증후군(GBS)은 말초신경에 염증이 생겨, 절연 물질인 수초(myelin sheath)가 벗겨져 발생하는 신경 염증성 질환이다. 피로, 팔다리 통증, 호흡곤란이 올 수 있다.

이 질병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신체의 면역계가 자신의 신경을 공격해서 발생한다. 설사 등을 일으키는 캄필로박터 감염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976년 이후 신종 플루 백신, 인플루엔자 백신, 황열병 백신 접종 후 발병 사례가 보고됐다.

백신 접종 후 GBS가 발병한 환자들은 팔다리 무기력, 깊은힘줄반사 약화, 단상수면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수주 만에 회복됐다.

하지만 1명은 1차 접종 후 안면마비, 팔다리의 따끔따끔한 통증 등을 호소하다가 호전됐으나 2차 접종 후 2주가 지나자 증세가 재발하고 이전보다 악화했다.

룬 교수는 “어떤 사람들은 선천적인 비특이적 면역으로 인해 과민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비슷한 위험성이 모든 유형의 백신에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따라서 AZ 백신을 포함해 백신 개발에 자주 사용되는 시미안 아데노바이러스 벡터가 그 원인일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 후 GBS 발병이 증가했다는 보고는 미국에서도 나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적인 GBS 발병은 10만 명당 1~2명꼴이다.

하지만 올해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얀센(존슨앤드존슨) 백신 접종 3주 이내에 GBS 발병은 10만 명당 32.4명으로 평균치보다 30배 이상 급증했다. 얀센 백신 역시 AZ 백신과 같이 아데노바이러스 벡터를 사용했다.

AZ 백신 개발사인 아스트라제네카의 대변인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종류의 백신이 GBS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해명했다.

이 대변인은 “AZ 백신 접종 후 발생한 소수의 GBS 발병 사례는 과거 다른 백신을 대량 접종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것과 비슷한 현상으로 보인다”며 “AZ 백신 접종 후 GBS 발병 보고는 매우 드문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또한 “AZ백신은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5천만 명의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고, 5만 명의 입원을 막아주는 등 백만 명 이상의 생명을 구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 응급의료협회(EMA)와 세계보건기구(WHO) 등 여러 국제기구에서 백신 접종의 이점을 잠재적 위험보다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를 발표한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연구팀은 AZ 백신 접종 외에 다른 원인이 있는지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