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브렉시트, EU 회원국에 강력한 위협이자 교훈”

이멜 아칸(Emel Akan)
2019년 12월 18일 오후 6:18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전 11:46

영국의 브렉시트 추진이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 EU 탈퇴 문제를 다시 생각해보도록 하고 있다.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Radoslaw Sikorski) 유럽의회 의원은 EU 탈퇴론자들이 브렉시트 사태를 바라보며 의견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당초 EU 회원국들은 영국의 브렉시트가 다른 회원국의 탈퇴 도미노로 이어지리라 예상했다. 그러나 브렉시트 추진과정에서 발생한 영국의 혼란과 진통을 본 다른 회원국들은 EU 탈퇴론 언급을 주저하게 됐다. 이들은 오히려 EU에 잔류하며 내부 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폴란드, 이탈리아, 프랑스와 같은 국가에서 EU 탈퇴로 지지를 얻었던 일부 정치인들 역시 EU 탈퇴 의사를 철회했다.

시코르스키 의원은 “브렉시트는 다른 회원국의 EU 탈퇴를 강력히 억제하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주 영국 유권자들은 총선에서 보리스 존슨 총리와 보수당을 선택함으로써 존슨 총리가 브렉시트를 시작할 수 있도록 했다. 보수당은 365석을 차지하며 압승했다. 1987년 마가릿 대처 이후 32년만에 최대 의석수를 확보했다.

시코르스키 의원은 영국 총선 결과에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영국 노동당 대표이자 좌파 지도자 제레미 코빈의 패배를 언급하며 “마르크스주의와 반유대주의의 결합이 승리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밝혔다.

노동당은 1935년 이후 최악의 선거 결과를 겪었다. 선거가 끝난 후, 제러미 코빈 대표는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발표했다.

시코르스키 의원은 “브렉시트 성공 여부는 최소한 10년은 지나야 안다”면서 “영국의 다음 세대가 EU에 다시 동참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영국이 브렉시트에 합의한 지 3년 넘게 지났다. 영국의 국립경제사회연구소는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이 향후 10년간 900억 달러가 넘는 경제 손실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스탠퍼드대는 2016년 3월 브렉시트 국민 투표 이후 3년간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가 11%가량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생산성은 2~5%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리스 총리는 선거 승리 후, 내년 1월 31까지 반드시 EU를 떠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 결정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와 정치 분야에서 영국이 내린 가장 큰 변화다. 하지만 영국은 유럽 연합과 경제 및 무역 분야에서 새로운 협정을 해야 하므로 아직 험난한 길이 남아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존슨 총리의 당선을 축하하며 “이제 미국과 영국은 대규모 무역 협정을 체결할 수 있게 됐다”라고 밝혔다. 로렌스 커들로 미국 국가경제 위원장도 지난 16일 기자들에게 경제 관련 회담을 위해 1월 초 영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떠나는 이가 있으면 오는 이도 있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