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백신여권 도입 계획 백지화…정부 비상 권한도 축소·폐지

이미령
2021년 09월 13일 오후 12:03 업데이트: 2021년 09월 13일 오후 12:15

영국 정부가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 이른바 ‘백신 여권’ 도입을 백지화했다. 관련 규제도 완화하기로 했다. 의원들의 강한 반대 목소리를 수용한 조치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장관은 이달 말부터 식당, 술집, 나이트클럽 등 사람들이 몰리는 곳을 방문할 때 백신 여권 제시를 의무화하는 계획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자비드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사람들에게 일상 활동을 할 때 증명서를 보여주도록 강요하는 아이디어가 전혀 내키지 않았다”면서 다만 정부로서 증거를 검토할 권한은 있었다고 말했다.

자비드 장관은 “정부는 정당하게 증거들을 검토했고 하나의 선택지로 남겨두긴 했지만, 백신 여권을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는 점을 말하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영국의 백신 완전 접종률은 지난 9일 기준 전체인구 대비 65.9%, 1차 이상 접종률은 72.6%를 기록하고 있다. 대상을 16세 이상 인구로 좁히면 완전 접종률은 약 80%, 1회 이상 접종률은 약 90%로 치솟는다.

Health Secretary Sajid Javid during a visit to the Bournemouth Vaccination Centre, in Bournemouth, Dorset, United Kingdom, on Aug. 4, 2021. (Steve Parsons/PA)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장관 | teve Parsons/PA

이와 관련 자비드 장관은 “백신 접종 정책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며, 16~17세는 접종을 시작한 지 한달여 만에 접종률이 55%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영국은 지난 7월 코로나19를 감기 정도로 여기고 공존하는 ‘위드 코로나’를 선언했으며, 봉쇄를 풀고 경제 정상화를 시도하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다가오는 겨울철을 앞두고 규제를 대폭 낮춘 코로나19 정책을 마련했다. 정부가 학교 운영을 중단하거나 코로나19 감염자들을 강제 격리할 권한을 없애기로 했다. 행사·집회 개최 및 참석인원 제한 권한도 폐지하기로 했다.

이는 대규모 행사나 식당, 술집 이용 시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여권을 도입하기로 한 다른 유럽 국가들과 대비된다.

영국 연방을 구성하는 스코틀랜드 의회는 지난 9일 나이트클럽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출입 시 백신 여권을 소지하도록 하는 법안을 찬성 68표, 반대 55표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백신 여권 대신 코로나19 검진 음성 결과를 제시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검진 여력을 확보하고 백신 접종을 장려하기 위해서다.

자비드 장관은 이와 관련 “다른 많은 나라에서는 백신 접종률을 높이려는 시도로 백신 여권을 도입했다. 이는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도 “다른 나라에서 그렇게 한다고 영국 정부도 따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에포크타임스는 세계적 재난을 일으킨 코로나19의 병원체를 중공 바이러스로 부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