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반중 시위 인사 폭행 관련 중국 총영사에 강경 대응 시사

최창근
2022년 10월 19일 오후 8:34 업데이트: 2022년 10월 19일 오후 8:34

영국 정부가 자국 주재 중국 영사관 앞에서 시위 중이던 홍콩인 폭행 사건과 관련해서 해당 중국 외교관을 초치(招致)했다.

10월 18일, 영국 의회 하원(下院)에 출석한 제시 노먼 외무부 부(副)장관은 “영국 외무부는 양샤오광(楊曉光) 주(駐)영국 중국대사관 대리 대사에게 사건과 관련해 ‘깊은 우려’를 전하고 주(駐)맨체스터 중국 총영사관 직원의 행동에 해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제시 노먼 부장관은 “영국의 모든 사람은 자신의 견해를 폭력에 대한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밝힐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먼 부장관이 언급한 것은 10월 16일, 영국 맨체스터 주재 중국 총영사관 앞에서 벌어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규탄 시위에서 홍콩인 1인이 총영사관 안으로 끌려가 구타당한 사건에 관한 것이다.

영국 맨체스터 경찰 당국 성명에 따르면 이날 총영사관 밖에 30∼40명이 모였고 지역 경찰은 시위가 평화롭게 이뤄지도록 지원하기 위해 현장에 있었다. 오후 4시 즈음, 건물에서 소수의 남성이 나왔고 시위대 1명이 총영사관 영내로 끌려가 공격을 당했다.

맨체스터 경찰은 “해당 남성의 안전에 대한 우려에서 경찰이 개입해 영사관 영내에서 피해자를 빼냈다.”고 밝혔다.

사건 피해자는 30대 남성으로 여러 군데 상처를 입고 하룻밤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야 했다.

공영방송 BBC, 일간지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들은 “지난해 홍콩에서 온 민주주의 활동가인 폭행 피해자가 ‘그들(영사관 직원)이 나를 (총영사관) 안으로 끌고 가서 폭행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알리시아 키언스 영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10월 18일 의회에서 “주 맨체스터 중국 총영사가 공격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간지 ’가디언‘은 “온라인에 올라온 영상에서 총영사로 보이는 인물이 포스터를 찢고 시위대 한 명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고 보도하여 중국 총영사가 폭행에 직접 가담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알시시아 키어스 하원 외교위원장은 “이번 폭행에 연루된 이들은 1주 내 기소되거나 영국에서 추방돼야 한다.”며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말했다.

대만 매체들은 영국 언론 보도를 인용하여 “영국 의회 내 다수 의원들이 중국 총영사 추방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정이위안 총영사. | 주맨체스터 중국총영사관 홈페이지.

논란을 일으킨 정이위안(鄭曦原) 총영사는 1963년 쓰촨(四川)성 태생으로 외교학원, 베이징대, 미국 듀크대 등에서 수학했다. 외교부 정책연구실 처장, 주그리스대사관 참사관, 주인도 뭄바이 총영사를 거쳐 2018년 주맨체스터 총영사로 부임했다.

영국 정부가 해당 사건을 문제 삼아 정이위안에게 ‘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 즉, 외교적 기피 인물로 선언할 경우 영국을 떠나야 한다.

중국 외교부는 구체적 언급은 삼간 채 공무상 영사 면책 특권을 보장한 일 처리를 강조했다.